서울 시내 곳곳에 자전거 거치 시설을 많이 만들어 놓아 이용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예전과 달리 멋있고 간편하게 만들어져있다. 또 공기 주입 도구도 갖추어 놓은 곳도 있다.
이렇게 되기 전 1992년도의 신이문역을 이용했던 시기의 글이다.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올려본다.
신이문역 자전거 거치장
아침 출근에 자전거로 카와바타마루타마치(川端丸太町)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전차로 갈아탔다. 퇴근을 할 때 카와바타마루타마치(川端丸太町)에 와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 자전거 앞 바구니에 노란 종이가 넣어져 있다. 경고장이다.
이곳은 주륜장이 아니니 앞으로는 주륜을 하지 말라는 금지의 말과, 어느 날부터 철거를 실시할 것이며, 그 때는 자전거를 찾을 때 철거를 위한 비용을 내야 찾을 수 있으며, 기간 내에 철거된 자전거를 찾아가지 않으면, 구청에서 임의로 처분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자전거가 많이 놓여져 있어서 나도 이곳에 자전거를 둔 것인데 자전거를 가지고 나올 때 가로수근처에 자전거를 이곳에 두면 강제로 철거를 할 수 있다는 팻말과 철거 후 찾으러 올 때의 수속과 비용 등이 함께 적혀져 있는 것을 나중에야 보았다. 자전거 그림에 금지의 붉은 표시를 하여 눈에 쉽게 띄게 되었다. 단속 담당자에게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붉어졌다.
가와바타산조(川端三条) 지하철역이나 이곳 카와바타마루타마치(川端丸太町)역 부근은 항상 주륜 금지의 경고 팻말이 놓여져 있고, 자전거 앞에 붙은 시장 바구니나 핸들에 경고 표지를 붙니 경우를 왕왕 보게 되었다. 그래도 자전거는 항상 있고 때로는 트럭을 가지고 와서 자전거를 실어 임의 철거를 하는 모습도 가끔 보게 되었다. 시민들은 여전히 자전거를 놓는다.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다. 시민들은 이곳 말고는 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하겠느냐하는 식이다. 아니면 이곳을 주륜장으로 지정하여 주륜 시설을 만들라는 무언의 시위인 것 같다.
한번은 오사카에서 한국어 웅변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학생을 인솔하고 가던 중 오사카 쿄바시(大阪 京橋)역에서 내리게 되었다. 오사카 쿄바시에 자전거를 놓고 다니는 김선생의 말을 들은 적이 있어 환승역 주륜장을 보았다. 사설 주륜장으로 1개월마다 돈을 내는데 자전거가 얼마나 많은지 5층으로 된 거대한 자동차 주차장 같다. 좋은 자리는 물론 빈자리를 찾기 위해 아침 일찍 나와야한다며 자전거거치 전쟁이라 한다. 주차장 수입보다 위치에 따라서는 주륜장 수입이 훨씬 좋다고 한다.
환승 역에 있는 주륜 시설물을 보았다. 긴, 지상에서 약 30센티 정도 위로 작은 철봉대위에 가로 세로 길이가 한 20센티 10센티 크기의 요철(凹凸)의 요(凹)형 철 조각을 일정 간격으로 용접하여 붙여 놓았다. 앞바퀴만 올려놓게 되어있다. 어찌나 좁게 붙여놓았는지 거치해 둔 자전거와 자전거 사이가 사람이 들어가기는커녕 손바닥 하나 들어 갈 틈이 없다. 놓을 때 안에서부터 차례차례 채워 놓고 꺼낼 때는 시건 장치를 풀고 뒷부분만 잡고서 겨우겨우 꺼내게 된다.
일본어 학원을 다니던 몇 년 전의 일이 생각났다. 신이문 역이 있다. 마을 버스를 타고 집에서 신이문 역까지 간다. 전철을 타고 종로에 있는 학원에 가서 강의를 듣고 학교로 출근을 했다. 이 신이문 역에 어느 날 자전거 거치장이 만들어졌다. 오후에 퇴근을 할 때 마을 버스를 기다리다가 자전거 거치장을 자세히 보았다. 빛나는 스테인레스의 굵은 파이프를 사람 허리 높이까지 키가 크다. 여러 개의 지지대로 받쳐서 멋스러운 곡선의 모퉁 처리를 한 철봉대형태이다. 지지대 사이사이로 자전거의 앞바퀴 부분을 적당히 끼워 넣고 시건 장치를 앞바퀴나 지지대에 얽어서 하게 되어 있다. 이런 거치대를 미음자형으로 배치해 놓았는데.......
자전거를 여러 대 거치해 놓은 것이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않다. 혹평을 한다면 자전거 거치장이 아니라 자전거 적치장이다.
그 뒤 종로구의 신교동에 와서 살았는데, 가끔 경복궁역 자전거거치장을 이용할 때가 있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까지 있는데, 굵기가 가는 스테인레스 파이프로 구불구불하게 구부려 2줄로 요철(凹凸)형태를 만들어 자전거 앞바퀴를 올려놓게 된 것이었다. 상당히 공을 들이고 멋지게 만든 것이다. 집에서 먼 곳까지는 자전거를 별로 이용을 할 수 없는 우리의 처지에서는 경복궁에 설치한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으나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든 사치스럽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경제에 관해 말할 때 고비용, 저비용, 저효율, 효율적, 실질적, 명목적이라는 말이 나오거나, 한국과 일본의 비교라는 말을 들을 때, 신이문역 자전거거치장(?)을 생각하면서 이곳 환승역의 주륜장을 다시 한번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