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높으신 학덕 우국충정 불태운 행적
進齋 鄭混공 遺稿집(抄譯)을 발간하며
진재집(進齋集 전 5권)은 고종조(高宗朝) 중반 김화 현감을 지낸 정 혼(鄭 混) 선생(1834-1886)의 유고집으로 선생의 孫子 휘 敎자源자 님이 소장해 오시다 장남인 소생에게 물려주신 고전이다. 10여 년 전 이 책을 여러 권 복사해 宗中 몇 몇 분에게 증정한 바 있으나 이제야 후손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이를 초역 출판하게 되니 학문적으로 의미가 지대할 뿐만 아니라 門中의 큰 경사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책은 내용면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신 진제공의 행적과 높은 철학관, 더 나아가 당대의 시대상을 관조하며 심오한 안목으로 후진들을 일깨우려 하셨던 공의 학덕이 행간마다 진솔하게 묻어나 있어 많은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정혼(鄭 混)선생은 영일(迎日)을 본관으로 字는 경익(景益), 호는 진재(進齊)시며 선조조(宣祖朝) 좌의정을 지내신 가사문학의 거성 송강 鄭 澈 선생과 태백오현 중의 한분인 포옹 鄭 瀁선생의 후손으로 通訓大夫(正三品)이시다. 1834년(갑오) 11월 11일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에서 출생하시어 어려서 부터 학문이 뛰어나셨고 일찍이 문과에 급제, 감역(監役)에 올랐으며 김화현감 겸 철원진영을 관장하는 병마절제도위(兵馬節制都尉)로 재임하시는 동안 고을 백성들이 만인산을 봉정할 정도로 선정을 베푸셨다. 1886년(병술) 6월 24일 향년 53세로 타계,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요골(堯谷)에 묘소가 있다.
배위는 淑人 달성 徐씨(1832년 임진년 3월 2일 생, 1889년 기축 7월 9일 졸)로 감역 徐有圭 옹의 여(女)이시다.
슬하에 2남 2녀를 두셨는데 장자 해원은 통덕랑 종가로 출계, 사위중 한명이 민영만으로 벽초 홍명희(월북후 북한 부수상)의 장인이다. 이 책을 출판함에 있어 원문을 해박한 지식으로 번역해주신 한국유림총연합회 安明護총재(인간문화재 706호)님의 각별하신 후의에 충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 번역본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 특히 진재공의 후손들이 이 글을 통해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깨닫는 바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23년 1월 鄭雲宗 識
祝刊辭
한국 근대사의 산증인
- 進齊遺稿를 抄譯하며
脩巖 安明護(한국유립총연합 총재)
又松 鄭雲宗씨는 한국유림총연합회 창립 때부터 뜻을 같이하며 한국유림의 중차대한 사명감을 공유해온 분이다. 특히 한국유림총연합회보 창간이후 이 신문의 편집을 주간하며 유림총화(儒林總和), 재명윤리(再明倫理) 正道柄禮(정도병례)의 회훈(會訓)을 실천궁행(實踐躬行)할 것을 부단히 역설해 왔다.
진재 정혼(鄭 混)공은 우송선생의 증조부로 고종조에 김화혐감(金化縣監)을 역임하신 분으로 이분이 남기신 진제사고(進齊私稿)는 바로 李朝 말엽의 산 역사를 증언한 것으로 사료적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번역에 착수하고 보니 진제공의 학덕에 새삼 놀라고 진제공의 생애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한 공의 심오한 통찰력과 명쾌한 분석, 그 냉철한 시국관, 성리(性理) 도학(道學)과 삼라만상의 섭리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공의 사상과 철학은 친지들과 나눈 서찰에 잘 들어난다. 틈틈이 쓰신 시(詩)를 비롯하여 고종 조 등장인물로 세도가 하늘을 찔렀던 흥선대원군과 흥인군을 비롯 그 시대에서 한몫했던 인물들과 나눈 문서들은 단순한 안부정도에 그치지 않고 공의 심오한 사상과 철학이 행간마다 넘쳐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조정에 소(疏)를 올려 파사현정, 인의예지, 도덕 재무장을 역설한 일이라든지 ‘삼정의 문란’을 통박하며 대안을 제시한 ‘대책’은 공의 정의감과 아울러 고종조의 나라 사정이 어떠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대변해주고 있어 이 책의 무게를 더해준다.
이 모두가 동서고금의 역사에 등장한 성현 석학들의 사상을 통찰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면서 사서삼경(四書三經)을 통달한 분이라야만 해독할 수 있는 고전(古典)이라 사료된다. 공이 조정에 건의한 ‘한훤령관방방략(寒喧嶺關防方略)’ 은 당대의 국방개념을 일깨워준 상소로 유명하지만 한훤령산성(寒喧嶺山城)으로 명명된 것은 정혼(鄭混)공의 문집을 근거로 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끝으로 진재문집을 번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미진한 부분은 후학들이 보완해 주리라 믿는다.
<격려사>
숭조향념(崇祖向念)의 표상
象步 朴奎乙(한국유림총연합 명예총재)
먼저 진재집(초역) 출판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안명호 한국유림총연합총재와 정운종 편집고문께 격려와 아울러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진재집(進齊集 전 5권)은 고종조 김화 현감을 지내신 진재 정혼(鄭混)공이 남기신 문집으로 매우 소중한 역사자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진제공이 직접 지으신 여러 편의 시를 비롯하여 조정에 올린 상소문, 당대의 문무백관들과 나눈 서찰, 심오한 철학관은 이 책을 접하는 후학들은 물론이고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값진 교훈을 안겨 주리라 생각된다.
진제집에 나오는 인물과 당시의 정치 경제상황을 부록 편에 알기 쉽게 소개한 점도 이 문집의 무게를 더해 준다. 연도 별로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진재공의 연보는 이조 말엽 고종조의 시대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미루어 집작할 수 있게 한다.
진재집 초역 출판에 즈음하여 우리가 또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이 책 출판이 숭조향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 이라는 교훈이다. 조상의 문집을 정성 드려 초역해 출판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높은 숭조 향념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조상의 행적을 통해 조상의 유지와 학덕을 배우고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민족정기를 깨닫는 다는 것은 이 책 출판이 단순한 고전 번역의 차원을 넘어 후손들이 조상의 넓고 깊은 교훈을 공유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진재집 초역을 접하는 우리 모두가 이 같은 의미를 되새기고 확산 공유 할 수 있다면 이 책 출판의 의미는 학계에 크나큰 공헌을 남기는 것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진재집 출판을 축하드리며 이 책 출판이 한국유림총연합의 또 다른 사회공헌 으로 기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賀詞
진재 유고집 출판은 家門의 자랑
정운규(통덕랑 종친회 명예회장)
먼저 증조부 휘 鄭 混 공의 유고집 진재집을 초역 출판하게 된 것을 자손 된 입장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이 책을 출판해주신 백씨 운종 형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선친께서 보관하시던 유일한 원본 진재집을 형님께 물려주신 것은 언젠가 이 책을 자손들이 함께 돌려 볼 수 있기를 바라신 때문이라 생각하니 그 선견지명에 새삼 머리가 숙여집니다.
선친께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문청공 정철 선생과 문절공 정양 선생이 직대 선조임을 자랑삼아 일깨워 주셨으며 그 어려운 살림에도 조상에 대한 향념이 남다르셨고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는 몸가짐으로 종사를 돌보셨습니다. 진재 유고집을 고이 간직하셨다 물려주신 참뜻도 이 같은 숭조향념의 진수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증조부 진제공이 돌아가신지 어언 138년, 이 책은 진재 정혼 공이 김화 현감을 지내시기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조정에 소를 올려 국정을 바로잡으려 하셨던 값진 기록들이 소개 돼 있습니다. 李朝 말엽 그 격동의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올곧은 선비정신으로 파사현정을 줄기차게 진언 하셨던 진재공의 우국충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진제공의 심오한 통찰력 그 냉철한 시국관과 알기 쉽게 풀이한 성리(性理) 도학(道學)사상은 고전을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주는 교훈이 각별하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시 한 번 진재공의 유고집이 알 기 쉽게 초역돼 출판된 것을 충심으로 축하하며
이 책 출판이 종중의 대동 화합과 우의를 돈독히 하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