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제9장
[원문]
“지이영지 불여기이
持而盈之 不如其已”
“움켜잡고 채우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왕필주]
“持謂不失德也 旣不失其德 又盈之 勢必傾危 故不知其已者 謂乃更不如無德無功者也”
“본문의 ‘움켜잡는다(持)’는 글자는 (38장의)‘덕을 잃지 않는다’라늠 말이다.
자신의 덕을 잃지 않았는데, 또 채우려 한다면, 형세상 반드시 기울어져서 위태롭다.
그러므로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란 이에 다시 덕도 없고 공도 없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원문]
“이예지 불가상보
而銳之 不可常保”
“단련해서 날카롭게 하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왕필주]
“旣揣末令尖 又銳之令利 勢必摧衄 故不可長保也”
“날을 단련해서 뾰족하게 하고서도 또 날을 세워 날카롭게 한다면,
형세상 반드시 꺾일 것이므로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원문]
“금옥만당 막지능수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다.”
[왕필주]
“不若其已”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원문]
“부귀이교 자유기구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한 데다 교만하기까지 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길 것이다.”
[왕필주]
“不可長保也”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원문]
“공수신퇴 천지도
功遂身退 天之道”
“일이 완수되었으면 당사자(身)는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
[왕필주]
“四時更運 功成則移”
“사계가 바뀌면서 운행되니, 일이 이루어지면 떠난다”
[해설]
有가 항상 無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 사물의 필연적인 존재방식인데,
이는 인간의 행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곧 부귀나 재화를 차지한 사람들이 이것을 유지하려고 하면 할수록,
상대적으로 이거을 얻지 못한 사람들은 더욱더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에,
위험에 처할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게 된다.
위험에 처하거나 목숨을 잃을바엔 차라리 부귀나 재화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
부귀한 지위에 잇으면서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부귀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귀하게 되면,
겸손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도리어 교만하게 되니, 허물을 남기게 된다.
사시의 운행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늘의 도는 자신의 일을 마치면 물러간다.
그러니, 사람도 모든 일에서 할 일을 마쳤으면
일을 이룬 것으로 만족하고 물러나야 한다.
[해석]
그릇에 액체를 가득 채워 가지고, 흘릴 정도라면, 가득 채우지 않는 편이 좋다.
칼을 갈아 예리하게 하면, 꺾이기 쉬워 오래 지니지 못한다.
황금이나 보옥이 집에 가득 있는 부자가 되면,
도적에게 엿보이고, 그 재산을 지킬 수가 없다.
재산과 지위를 손에 넣어 교만한 태도를 취하면,
자연히 재액을 초래하는 결과가 된다.
공이 이루어지고, 명예를 이룬 뒤에,
그 입장에서 몸을 몰리는 것이야말로, 천도에 맞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