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청명.30℃.
새벽에 닭이 운다. 닭 울음소리는 우리와 같다. 아내와 동네 산책을 나왔다. 어제 봐 둔, 숙소에서 가까운 라 카사 데 보테야스(La Casa de Botellas)를 찾아간다.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집이다.
촌스러운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역시 촌스러웠지만 특이했다. 세월이 흘러 좀 퇴색된 모습이다. 플라스틱 페트병과 주스 곽 등의 포장 재료를 사용해서 집을 지어 놓았다. 엄청난 규모다. 이렇게 많은 페트병을 모은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
가구 설비까지 페트병이다. 병과 캔으로 만든 수백 가지 제품(집 외에도)과 건축 기술이 대단하다. 설립자는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비슷한 집을 짓는 방법과 그 제품들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들이 더 자립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단다. 집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망고나무에는 망고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가지에 열매를 달고 있는 무화과나무도 신기하다.
이른 아침이라 문은 열리지 않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돌아온다. 골목을 나와 큰 길에서 동물원 기라 오가(Güirá Oga)를 만났다.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동물 병원이자 야생동물들의 재활센터란다. 유기동물 구조단체 정도로 보인다.
수익금을 유기동물 구조 등에 환원하고 있다고 한다. 기라 오가에서는 노랑부리, 초록부리 투칸을 볼수 있다. 이과수 숲 환경을 대상으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며 멸종위기 동식물에 대한 번식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란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큰 도로변에는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고 호텔 부지도 공원 같다. 동네로 들어오니 아담한 교회가 보인다. 동네 버스가 손님을 태우고 간다.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한다.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뷔페식사다. 숙소비도 저렴한데 조식까지 제공해 주니 감사하다. 간이 되어있는 치즈 빵을 많이 먹었다.
스크램블과 커피, 작은 케익, 오렌지를 먹었다. 아침 8시 40분에 출발이다. 오늘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해서 남쪽으로 달려간다.
거리가 대충 1,000km 가 넘는 길이다. 하루 만에 가는 것은 좀 무리일 것 같아서 가는데 까지 달려가기로 했다.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그냥 달려가다가 숙소를 잡기로 했다.
주유소에 들러 연료를 보충하니 맘이 든든하다. 숲 사이로 난 구릉지대 직선 길을 달려간다. 12번 도로다. 이름도 모를 동네가 나오면 커다란 로터리가 있고 가운데 국기가 세워져 있다.
톨게이트가 나와 도로비도 낸다. 한참을 달려가다가 미시오네스 주에서 과라니족의 예수회 선교단 공동체 유적(Ruinas de San Ignacio)을 찾아간다.
마을로 들어서니 주차장으로 우리 차를 안내한다. 주차비를 지불한다. 산 이그나시오(San Ignacio) 유적지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유적중 하나다.
아르헨티나 북동부 지역은 1767년 아메리카 대륙에서 추방될 때까지 아르헨티나 예수회의 세력 기반 지 중 하나였다. 그때의 유산이 수많은 선교 시설에 남아있다.
한창 전성기였던 1733년에는 이 포교지역의 토착민 인구가 4500명에 달했다. 얕은 돋을새김 조각으로 장식한 거대한 적색 사암 성당은 과라니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스페인 양식과 토착양식이 어우러진 것이다. 기와지붕을 한 성당 바로 옆에는 공동묘지와 회랑이 있었다. 같은 경내에 교실과 주방, 감옥, 작업장이 있었다.
아르마스 광장 사면에는 방들이 붙어있는 구조였단다. 그것은 복원되었으며 사원 입구는 인상적이며, 건축물은 현지 돌로 만든 바로크 과라니 스타일이다.
예수회의 역사 유적은 파라과이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규모가 조금 작아 보인다. 입구와 출구에는 역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는 작은 박물관이 2개 있다.
유적지를 밖에서만 둘러보고 걷는다. 멕시코 식당도 거리에서 보이고 K 마트도 보인다. 예쁜 식당도 있다. 주차장에는 노란색 꽃나무가 뜨거운 태양을 맞서고 있다.
유적지 입구 구석에는 조형물이 설치되어있다. 마을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다시 차를 타고 나왔다. 잠심 때가 되어서 주유소로 들어가 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식사를 한다.
삶은 계란과 치즈로 대충 배를 채웠다. 주유소 매장에 들어가 과자를 샀다. 다시 달려간다. 지겹도록 곧게 뻗은 도로다. 도로 비를 또 낸다.
12번 도로에서 14번 도로를 달리고 있다. 오후 4시가 넘어가면서 해가 많이 기울었다. 숙소를 찾기로 했다. 마을이 있으면 들어가려고 맘먹었다.
달리다가 파소데로스리브레스(Paso de los Libres) 마을로 차선을 변경했다. 연료를 보충해야한다. 주유소를 발견하고 반가웠다.
연료를 보충하고 나오는 길목에 서성대는 사람들이 보인다. 손에 지폐를 들고 있다. 환전상들이다. 이 길이 브라질과 우루과이로 이어지는 길이라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파소 마을이 우루과이 강을 끼고 국경을 다리와 연결하고 있다. 환전상을 통해 500달러를 환전했다. 1달러 당 1,100페소를 쳐준다.
환전소가 없으니 형편 되는 대로 환전을 했다. 파소 마을로 들어가면서 호텔을 검색하여 찾았다. 마을에 차를 세우고 친절한 노인의 소개로 호텔이 있는 지역을 안내받았다.
Hotel Imperial을 결정했다. 3층으로 된 작은 호텔인데 가격도 적당하고 조용했다. 방 두 개에 70,000페소다. 차는 호텔 앞 도로에 주차했다.
짐을 풀어 놓고 온 식구가 동네 산책을 나섰다. 저녁을 먹을 식당을 찾는데 문을 연 식당이 없다. 여기는 저녁 8시가 되어야 식당을 연 단다.
거리는 조용하고 햇살만 가득했다. 가끔 다른 가게들은 문을 열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는 문을 열고 있다. 거리에는 황소 조형물과 백말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다.
성탄절 장식으로 루돌프 사슴도 만들어져 있다. 그늘에 앉아서 잠시 쉰다. 자동차 대리점에는 중고차들이 전시되어있다. 이곳의 경제 사정을 느끼게 한다.
예쁜 가게도 보인다. 슈퍼에 들러서 소고기 간 것을 사고 물과 치약을 구입했다. 수박도 샀다. 수박은 엄청 크고 무겁다. 1통에 2,000페소, 3,000원이 안되는 가격이다.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누룽지에 소고기를 넣고 미역국을 만들었다. 손자들이 잘 먹는다.
수박과 함께 엄청 먹었다. 내일 숙소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예약을 했다. 하루 종일 달려온 날이다. 함께 달려오니 이것도 여행이다.
*12월 26일 경비 – 연료비 123,000, 도로비 1,700, 주차비 1,300, 바나나 2,100, 쇠고기 간 것 800, 슈퍼 18980, 수박 2,000, 숙박비 70,000 계 253,000원. 누계 3,360,000원 *1달러=1,450원. 아르헨티나 1페소 =1,13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