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수 Fitz Roy (Monte Fitz Roy)
오늘은, 지난 Torres del Pines의 Britanico에서 만난 한국 여성한분이 합류해서 5명이, 약2시간반을 운전해 가서 Patagonia의 대표 Fitz Roy 산을 갔다. 합류한 송여사는 어제 우리가 간 Moreno Glacier의 빙산 트래킹까지 하셨다는 튼튼하신분이다. 국립공원 안의 town, El Chalten에 들어가자 마자 Information Center가 있었다. 지도와 들릴만한 지점, 상황들도 확인하고 전시된 이 국립공원 야생 동식물들도 둘러보았다.
일단은 제일 중요한 Fitz Roy 전망대를 찾아갔는데, Google이 표시해 준곳이 직선거리로는 가까우나 등산로가 없고, 대신 어부지리로 얻은 것이 Chorrillo del Salto 폭포였다. 그기서 점심을 먹고 다시 내려와서 Fitz Roy 전망대 Trailhead를 찾아 올라갔다. 4키로 정도인데 첫 1키로정도가 가팔라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본 경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 전망이 Patagonia와 관련된 홍보매체의 얼굴이다. 깔끔한 화선지에 선명한 물감으로 그린것 같이, 자연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경이다. 또는 공상과학영화SF에 등장하는 CG(computer graphic)처리된 화면 같다. 뾰죽한 중앙의 봉이 3375m Fitz Roy이다. 그 오른쪽으로는 한국 고유건축의 코너지붕에 원숭이등 형상을 얹은 것 처럼 기묘한 조각을 주르륵 조물하였다. 왼편 몇 봉우리들에는 구름 몇조각이 환상적으로 허리를 휘감고 있다. 보아도 보아도 신기하다. 약 30분간 머무르며 만끽하였다. 여기는 전망대이지만, 저 산아래 어디엔가에는 캠핑장도 있어서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오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다. 예약이 어려울 것이라 짐작이 된다. 두 언니들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뒤 쳐졌는데, 기다려도 오지 않아 일단 내려가기로 했다. 5분 정도 내려오니 나무 둥치에 앉아 계시는 것이 보여 대장님께서 서둘러 모시고 다시 전망대로 안내해서 갔다. 평생 보기 힘드는 정경을 노칠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은, 숙제를 마친 학생처럼 모두 발걸음이 가볍고 상쾌하여 쾌재쾌재 노래를 부르며 걸었다.
나름 정취있는 El Chalten Village에 들러, 송여사께서 우리차를 탄 감사의 표시로 차와 간식을 대접하여,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었다. 차의 기름이, 반이 채 안남았는데, 여기서 좀 채우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하여 살폈으나 주유소가 보이지 않아, 오는 길에 주유소를 본것 같다고 하시는 팀장의 말쌈을 믿고 그냥 내려온 것이 실수였다. 기름이 거의 바닥이고, 갈길은 아직 100키로가 넘게 남았는데, 황무지 들판과 강과 호수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운받은 구글맵을 살펴보니 기름집은 앞쪽으로는 100킬로 뒷쪽으로는 70킬로를 돌아가 어떤 동네를 찾아가야 한단다. 완존난감 Panic. 이런 황무지를 다니면 기름을 늘 여유있게 생각해야 하는데, 목까지 올라오는 걸 참고 선배님께 잔소리를 하지 않은 내가 후회된다. Hitchhike를 해서 기름을 사와야 하나 등... 전두엽 공장이 열심히 돌고 있는데, 강옆 in the middle of no where에 시골 호텔이 나타난다. 올때, 참 희한한 곳에 숙박이 있네 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일단 그기가서 도움을 받자고 의견일치, 무조건 들어갔다. 영어로 말을 거니 통하지 않는데, 마침 옆에 있던 세명의 젊은 라틴 아가씨들이 영어를 하여 도와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이 더러 있었는지 호텔에 휘발유가 있단다. 금쪽같은 10리터를 천 페르소를 주고 사서 돌아왔다. 주유소의 기름 가격을 보니 그 호텔의 반값이다. 하지만 우리를 구원해 준 그 아자찌가 고맙다. 덕분에 좋은 에피소드 하나 남았다.
Calafate의 Local Food를 먹기로 예정되어 있어 타운센터로 저녁먹으러 갔는데, 숙소 주인이 알려준 식당은 예약 없으면 안되는 곳, 두어군데 실폐를 한 후 요행히 한군데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 식당은 저녁8시에 여는 곳이 많은데, 마침 열던참이었기에 가능했다. 양 세마리를 통채로 모닥불에 굽고 있었는데, 그것과 야채, 그리고 라비올리를 시켜 맥주와 더불어 적당히 갈라서 먹었다. 양고기는 냄새도 없고 먹을 만 했다. 더구나 좁은 식당 손님들 사이를 오가며 쌩으로 연출하는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와 맛을 더 보태니, 인생은 누릴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