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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PC 앞에서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나요?
웬만한 일상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 화장실 갈 때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고 눈을 뜨면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시대의 흐름이다. 마케팅, 물건 구매, 등도 온라인으로 한다.
내 남편은 퇴직하고 정보를 찾겠다고 유튜브를 시청하더니 이제는 완전 중독상태가 되었다. 잠잘 때도 스마트폰을 모시고 잔다.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된 듯하다.
SNS상에서 아무 정보 없이 만나 이웃이 된다. SNS상 큰 장점은 인맥이다. 그 인맥의 범위는 한계가 없다.
SNS 없는 세상은 암흑의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정보는 그 공간에서 소통한다. 손가락 끝에서 온 세계가 공존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의 생각도 바꾸어 놓고, 그곳에서 별의별 인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어린 손자는 어쩌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에 손가락을 터치했더니 게임이 나오고 유튜브 채널이 나오는 것이 신기해서 자꾸 클릭한다. 엄마 아빠가 잠깐 자리를 비우면 손자의 손가락은 춤을 춘다.
악성 댓글에 자살을 유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악은 숨어서 활동하며 어둠의 세력을 키운다. 비대면인 공간에서 기능을 상실한 마귀들의 등장으로 누구는 상처를 입고 우울함에 빠져 허우적대는 예도 있다.
나는 10년 전에 인터넷에서 내가 속해 있는 ‘루르드의 성모’ 레지오의 단원들과 성서 쓰기를 하고 깊고 풍부한 영성과 소소한 이야기를 소통하고 싶어서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단원들에게 알리고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도 나누고 소통하자고 했으나 영 신통치 않았다. 가입은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인천에 사는 세실리아 자매님이 우리 방을 노크했다. 세실리아 자매님은 신심이 깊고 믿음이 충만한 분이다. 그 자매님과 소통하고 성서 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 등 은은한 향기를 나누었다. 얼굴도 성도 모르지만, 정이 들었다. 그 자매님의 딸이 청담동 성당에 다녀서 청담동 성당의 카페를 찾다가 내가 운영하는 카페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2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다. 기도하고, 위로받고, 성서 쓰고, 공유하고, 축하하고, 묵상하는 공간은 훈훈함이 가득했다.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나는 카페에 출책하는 날이 줄어들더니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 8년이 지난 어느 날, 우리 레지오에 H가 입단하였다. H는 레지오를 지속해서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루르드 카페에서 만났던 분이 H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인연이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손가락 끝에서 이루어진 만남이 영혼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가 되었다. 성모님의 영적 수분을 공급받았다는 느낌이다.
나는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많은 작업을 한다. 그런저런 이유에서 눈의 피로와 건조함이 심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 불편하다. 그 건조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점안액으로 수분 공급을 한다. 그러면 훨씬 편안해진다. 어떤 이는 습식 사우나에서 공기 중에 수증기의 수분이 노폐물을 없애주고 성령의 비가 내리는 것처럼 영혼에 성령의 수분을 받은 것 같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내 눈에 넣은 점안액도 성령의 비가 되어 어두운 마음이 밝아진다.
H는 어머니와 나와의 만남이 자신을 이어주어 레지오에 입단을 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어머니의 권유도 받아들인 것이다. 어머니는 혼자 된 딸이 성당에서 좋은 만남으로 종교활동을 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에서의 접속이 공감과 소통으로 이루어졌다. 세상의 말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만남으로 행복한 동행이 되었다. 우리는 성모님의 사랑이 넘친 곳을 향해 목마를 때 한 모금의 물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빛이신 하느님의 말씀 열매를 맺고 우리의 관심사인 신앙의 언어로 다시 카페의 문을 활짝 열었다. H는 우리 카페에 가입하면서 오랜 시간 돌고 돌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매일 출책하여 성서 쓰기와 공감의 글을 남기며 마음을 열었다.
그 마음 언제까지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루르드의 성모 단원들이 걸어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어도 성모님과 동행하여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길이기를 기원한다.
첫댓글 글을 읽으면서,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제가 이 카페에 인연을 맺게된 일들을 새삼 기억하며,
제가 바라고, 소망한 대로,제 딸이 카페회원이 되었으니,시간은 흘렀어도,주님께서 제 소망을
이루어주셨음을 감사합니다. 늘 주님 안에서 흠 없는 삶 이어가기를 기도하며, 카페의 회원님들에게
주님의 은총 충만히 내리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