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티재~493.9m봉~584.1m봉~서낭당고개~큰곡재~
~팔음산~522.1m봉 ~506.4m봉~별재
상주시 화남면 중눌리와 동쪽의 고개너머 소곡리 사이를 잇는 21번 군도가 넘나
드는 고개인 개티재에서 연신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 남쪽 방향의
오르막 수렛길이다.숲은 진작 빗물에 젖어 축축하고 가풀막진 오르막은 침목계단이
안전하게 오르막을 도우려 한다(8시55분).첫고등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쉼터용의 긴 의자 두어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헬기장 만한 공터의 쉼터에
이르고,가뿐 숨을 가다듬고 한 차례 더 가파른 오르막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
리가 해발493.9m봉이다(9시8분).
빗물에 후즐근한 숲으로 선득선득한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온다.숲을 비롯한 대지
위에는 미세먼지인지 기후변화에 따른 박무(薄霧)인지 알 수 없는 운무가 드넓게
퍼져 있다.그러한 우중충함과 요즈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 감염증을 한꺼번에
날려보내려고 하는가.바람이 좀 거세게 불어온다.달성서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서
곧바로 맞닥드리는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정수리 서편의 해가 저무는 쪽으로 묵묘
1기가 터전을 마련하고 있는 해발584.1m봉이다(9시32분).
그리고 정수리 한복판에는 2003년에 재설한 삼각점(관기308)이 반듯하다.이러한
행색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방면으로 비스듬히 꼬리를 잇는다.
산길은 뚜렷하고 잡목들의 저항도 느낄 수 없는 멀쑥한 산길이 이어지고,연안이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의 등성이 좌측 일대는 벌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지역이다.등성이 좌측의 다락골 골짜기 전체에 벌목이 이루어진 거다.
그러한 행색의 벌목지를 좌측으로 끼고 지맥의 등성이는 반원을 그리며 산객을 이끌
어 나간다.한동안 꼬리를 잇던 벌목지를 지나고 나면 화동면 양지리 다락골 쪽과 화
남면 중눌리 방면 사이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사거리 안부에 닿게 되고,골리앗 덩
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한 차례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
은 꼬리를 드리운다(10시13분).이 임도는 화남면 중눌리 쪽과 어만각(御挽閣)이 있
는 화동면 평산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다.
이참에 어만각에 대해 살펴보면,어만각(御挽閣)은 조선 개국공신 신유정이 별세하자
세종이 직접 만사를 지어 하사한 것을 귀중하게 보관해둔 전각이다.만사(輓詞)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조상하고 명복을 비는 글로 대개 사율(四律)로 되어 있다.어만각
이 있는 평산리 방면의 등하행 임도가 무시로 오르락내리락거리는 고갯마루를 뒤로
하고 한 차례 더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등성이를 넘어서면 잘록한 서낭당 고개가
산객을 기다린다.이 서낭당 고갯길도 중눌리 쪽과 평산리 방면 사이를 잇는 산길이다.
서낭당 고개를 뒤로하면 곧바로 된비알의 오르막이다.가파른 오르막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
브를 그린다.입때껏 불어오던 선득한 바람은 어느 틈에 시원스러운 바람으로 여겨
진다.몸의 열기 때문일 터이다.시원스러운 바람의 힘으로 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를
비롯한 꺽다리 소나무들이 엄부렁하고 기름한 해발525.7m봉을 가볍게 넘어선다.
서낭당 고개
내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울퉁불퉁 줄을 잇는 오르막을 올려치고 넙데데한 멧부리를
한 차례 지나고 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614.3m봉이다(10시45분).
614.3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다시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산객을 안내
한다.맞은 쪽 저멀리 거뭇한 실루엣의 멧덩이 팔음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다
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은 높이와 생김새가 어금버금한 언덕 같은 등성이 서넛
을 넘어서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고갯마루 차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옥천군 청산면 쪽과 상주시 화동면 사이를 잇는 20번 군도가 무시로 넘나드는 고개
큰곡재다(11시10분).큰곡재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
다.오르막 산길은 이내 임도를 만나게 된다.산허리를 좌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 오르막 임도인데, 생각 같아서는 이 임도를 곧장 따라도 팔음산 정상
에 닿을 수도 있어 보인다.그러나 어차피 된비알의 오르막을 올려치려면 땀과 노고는
별반 차이가 없는 법이다.
큰곡재
임도를 벗어나 본격적인 된비알의 오르막으로 접어들면 경사는 점점 가풀막지기 시
작한다.해토머리답게 땅거죽은 녹아 미끄덩거리고,바로 그 밑은 차돌 같은 언 땅이
다. 코가 땅바닥에 닿을 것처럼 된비알에 발디딤은 미끄덩거려 부자연스러우니 힘은
곱절이 필요하다.잡목들의 허릿춤을 부여잡고 가파른 비탈에 어렵사리 터전을 마련
한 수목들을 의지하며 기신거리며 애면글면 된비알의 오르막을 올려치면 붕긋한 멧
부리가 산객을 맞이한다.해발771.3m의 팔음산(八音山) 정상이다(11시37분).
상주시 화동면에서 세워놓은 팔음산 지명에 관한 유래가 담겨 있는 빗돌이 한켠에
있는 데,그 내용을 살펴보면 천지개벽 당시 파리 등 만큼 남았다고 해서 팔음산이
라고 했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8번 소리가 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 등
이다.이러한 유래의 팔음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이고, 좌측의 산길은
이곳에서 300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762.3m의 삼각점봉 쪽이다.
평지나 다를 게 없는 납데데한 해발762.3m의 삼각점봉에서 곧장 이어지는 맞은 쪽
의 산길은 화동면 평산리 방면이고,우측의 내리받이는 모서면 화현리 쪽으로의 등하
행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762.3m의 삼각점봉을 오르고 다시 팔음산 정상으로 되
돌아오면 이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이다.예전에는 헬기장으로 사용했음직한
공터를 지나고, 다갈색의 가랑잎이 발목까지 빠질 만큼 수북한 산길을 거치면 상수리
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만이 헐겁고 성긴 납데데한 멧부리에 닿게 되는데,이 멧부리
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완만한 내리받잇길은 검은 흙과 자갈 등이 널려 있는 흑연가루의 비탈길로 이어지고,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고 넙데데한 멧부리를 거치고 나면 산길 우측으로 명티리
주차장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 갈림길이다.명티리 갈림길을 지나고
한 차례 더 오르막을 올려치면 역시 납데데한 봉우리가 기다리는데,이 봉우리 한켠
에는 TV안테나가 세워져 있다.아마 가근방 삼협 주민들의 TV시청을 위한 시설물인
모양이다.
TV안테나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이다.아직도 사위는 가시지 않고 있는
우중충한 박무로 가득하고 선득한 바람만이 거세게 불어오긴 하는데, 박무는 이에
끄떡을 않고 있다.골짜기 밑에서 등성이로 올려붙이는 거센 바람에 다갈색의 가랑잎
이 마치 눈보라 치듯이 날아오른다.등성이 우측의 벌목지를 지나고 나면 철망 울타리
가 모습을 드러낸다.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멀쑥하다.그러한
행색의 울타리 옆의 산길을 따라 15분여 발걸음을 재촉하고 나면 신갈나무와 소나무
등이 헐겁고 성긴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고, 그 멧부리에서 지맥은 다시 우측 3시 방향
으로 꼬리를 잇는다.우측의 깊숙한 골짜기 아래에서 거센 바람이 등성이로 힘차게
밀어닥치며 다갈색의 가랑잎을 다시 한 번 수북하게 실어나른다.
울타리가 방향을 달리하고 모습을 감추고 나면 맞은 쪽으로 봉긋한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 해발522.1m봉이다(12시43분).이 522.1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다시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산객을 아금받게 안내한다.미니 헬기장 하나는 충분히
들어설 만큼의 여유공간을 간직하고 있는 522.1m봉을 지나고 나면 등성이에는 초록
비닐코팅의 철사 두 가닥을 이용한 울타리가 다시 지맥의 등성이와 함께 하기 시작
한다.
울타리 안 쪽은 임산물을 재배하는 '옥토림원'이다.그 옥토림원 명의의 경고문이
울타리 곳곳에 걸려 있다.철사 두 가닥을 이용한 울타리 옆의 산길은 꺼뭇꺼뭇한
행색에 푸릇푸릇한 이끼로 얼룩이 진 크고 작은 바위들의 봉우리로 이어지고,아름
드리 끌밋한 노송 한 그루가 크고 작은 바위들과 한데 어우러져 명품 산수화를 꿈꾸
고 있는 암릉이고,잇따라 붕긋한 멧부리에 닿게 되는데,붕긋한 정수리는 가랑잎더미
같은 납작한 봉분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는 멧부리다.
묵묘의 차지가 되어 있는 붕긋한 멧부리에서 지맥은 다시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선회
를 하고,등성이 우측으로는 여전하게 두 가닥의 철사를 이용한 울타리가 따르고 있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봉긋한 해발504.3m봉으로 이어지고,잘록한 사거리 안부를
거치고 나면 꺽다리 아름드리 노송들이 줄을 잇는 다소 좁다란 등성이가 뒤를 잇는
다.둥그스레한 크고 작은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등성이를 지나서 완만한 오르
막을 한 차례 더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506.4m봉이다(13시5분).
해발506.4m봉에서 지맥은 다시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등성이에는 다갈색의 가랑잎만이 힘없이 나부끼고 있다.지맥
의 등성이 좌측은 다시 벌목지대다.좌측의 벌목지를 두고 있는 지맥의 등성잇길은
꺽다리 노송들이 줄을 잇는 산길이다.벌목지를 지나고 나면 이제는 등성이 우측으로
푸른 그물망을 이용한 울타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울타리는 이제 기능을 잃어서
외려 거추장스러운 행색이다.
그러한 행색의 울타리도 한동안 지맥의 등성이와 궤적을 함께 하게 된다.푸른색 그물
망을 이용한 울타리가 모습을 기어이 감추고 나면 기름한 꼴의 해발466.3m봉에 닿게
되는데,지맥의 방향은 466.3m봉 바로 직전에서 우측의 내리받이로 방향을 달리하며
꼬리를 잇는다.한 길 높이의 노간주가 울창한 언덕 같은 멧부리를 넘어서고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한 소나무들만의 산길을 거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 고갯마루
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상주시 모서면 소재지 방면과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쪽 사이를 잇는 고갯길,오늘 산행
의 날머리 별재다(13시25분).비포장의 고갯길에서 하산길은 우측 방면이다.비포장
임도는 언 땅이 따사로운 햇살에 녹아 해토머리답게 다소 질척거린다.이러한 행색의
임도는 머지않아 양회임도로 이어지고, 염소막의 농가 곁을 지나고 나면 온갖 석물로
치장을 한 어느 종중의 묘역의 곁이고, 곧바로 삼방리 삼협의 장누골 동구다.
별재
장누골 동구, 좌측 바로 저만치에는 노선버스 종점과 널찍한 주차장이 번듯하다.
그런데 우리들의 이동 베이스 캠프인 버스는 이곳에는 감히 얼씬을 하지 못한 거
였다.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염려 때문에 낯선 이들이 더군다나 떼를 지어 들이 닥치는 걸 누가 고분고분 받아
들일 수 있겠는가.결국은 마을 아래 삼방저수지 근처의 여유공간에 간신히 캠프를
차릴 수 있었다.저수지 곁이라 바람은 더욱 선득선득한데 저수지 지천의 웅덩이
에서는 짝을 부르는 개구리 소리만이 차지게 들려온다.
(산행거리;16.7km.소요시간;4시간50분). (2020,2/22)
(아래)팔음지맥 지도2 개티재-별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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