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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밭재~대둔산도솔봉~달마산~문바위재
두륜산 대흥사의 경내 주차장을 지나면 산문격인 일주문 직전의
우측으로 양회임도가 보인다.임도를 따라 2.5km쯤 이동을 하면
삼거리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좌측의 길은 북암과 진불암으로
향하는 길이고 우측의 비탈진 임도는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띠밭재를 찾아갈 수 있는 임도이다.대형버스를 아금받게
그곳까지 운행을 해주는 덕분에 산행 시간은 물론이고 체력의
여축도 그 만큼 도움을 받게 된다.버스를 빠져나와 임도를
따른다(11시24분). 삼거리 임도까지 힘 안 들이고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남은 양회임도 구간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머지않아 양회임도 좌측으로 이동통신탑을 만나게 되고, 차량의
진입을 막는 차단문을 넘어서게 된다.그리고 양회임도가 우측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바꾸게 되는 어름에서 임도 좌측으로 숲으로
접어드는 산길이 나오는데, 기맥의 본격적인 산행은 그곳부터
시작이 된다.뙤약볕이 쏟아져 내리는 양회임도에서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숲으로 들어서니 온갖 수목들의 체취와 방향(芳香),
그리고 땅 내음이 코를 찌른다.산길은 완만하고 뚜렷하다.인명구조
표시판이 세워져 있는 띠밭재 삼거리에서 우측의 산길을 따른다.
대둔산의 연봉
산길은 길섶의 잔가지와 조릿대들을 일정한 폭으로 제거를 해놓아
거추장스러움이 말끔하게 사라진 행색이다.산길 좌측으로 큼지막한
너럭바위 너덧 개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전망대를 자처하고 있다.
가련봉을 비롯한 두륜산의 연봉이,강진만과 그림 같은 다도해가,
그리고 곧 오르게 될 도솔봉이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
산길은 시나브로 고도를 높여 나가기 시작한다.시원한 그늘을
드리웠던 수목들은 어느 틈에 키작은 관목들로 바뀌어 그늘은
기대할 수가 없게 되었다.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길을 독차지하기
시작하고, 너덜겅을 내놓기도 하고, 세미클라이밍 구간을 선
보이기도 한다.
거뭇거뭇하게 물때가 덕지덕지 낀 바위절벽이 거만스레 앞 길을
막아선다.그러면 기맥의 산길은 바위절벽을 거스르지 못하고
좌측으로 슬그머니 너덜겅 바윗 길을 기신거리며 빠져 나간다.
울멍줄멍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다.선바위 행색을 한
바위들도 눈에 띠고, 마치 남근의 외양을 한 바위도 눈에 들어
온다.강진만과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연신 발길을 잡는다.
산불감시 카메라가 눈을 부리리고 있는 멧부리에 오른다.선은
지맥의 분기봉이기도 한 해발 625m봉이다.통신중계탑이 차지한
대둔산 도솔봉이 이제는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다가와 있다.팥죽땀
을 닦아줄 시원한 바람이 해남의 벌판에서 시원스레 불어온다.
대둔산 도솔봉과 중계탑
도솔봉까지는 고도차이가 별로 없다.그러나 주능선의 대부분이
암릉 구간이라서 들쭉날쭉하고 구불거리는 산길일 수밖에 없다.
기맥의 산길은 통신시설의 부속건물 뒤뜰을 통해서 주능선으로
붙기도 하며 꼬리를 잇는다.거대한 통신중계철탑이 세워져 있는
해발672m의 대둔산 도솔봉 정상,비록 거대한 철구조물이 차지한
멧부리이지만 사방팔방의 조망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여지껏 지나온 기맥의 능선이 대견스럽고 앞으로 오르게 되는
능선이 까마득하게 조망이 된다.도솔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이전의
암릉이나 다름이 없는 산길이다.
암릉에서의 기맥의 산길은 곧장 날등을 타고 넘어가는 경우는
흔치않고 대부분이 암봉의 좌우의 언저리를 비교해서 좀더
이동이 수월한 쪽을 택하여 이동을 하곤 한다.
강진만과 그림 같은 다도해가,그리고 완도가 서서히 산객의
시야를 점령하기 시작한다.암릉산길의 오르내림이 가풀막지기
시작한다.그러나 그러한 급경사의 치받이나 내리받이 산길의
대부분의 길은 뚜렷하고, 주의를 게을리 않는다면 보기 보담
그닥 위험스러운 구간은 아니지 싶다.
저 멀리 완도와 상황봉 조망
철쭉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뚜렷한 산길을 뒤덮고 있다.
기맥의 산길을 가로막아 선 바위절벽의 우측으로 비좁지만
뚜렷한 산길이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해발308m봉을 넘어선다.
거뭇한 색감의 완도 상황봉이 점점 덩치를 키우며 산객의 눈길을
끈다.완도대교가 마치 장난감처럼 부감이 된다.어깨높이까지 자란
조릿대들이 산길을 뒤덮고 있다.서걱거리는 조릿대 숲 길을 올려
친다.앞으로 올라야 할 417m봉이 거만스레 산객을 굽어보고 있다.
마른 목을 적시고 서것서걱거리는 무성한 조릿대 숲 길을 잇는다.
돌사닥다리 길이나 다를 게 없는 산길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급경사의 암릉을 올려치면 올라서기 바쁘게 또 다른 급경사의
내리막 암릉이 기다린다.바람은 비교적 호의적으로 불어오기
때문에 나무랄데는 없지싶다.그러나 암릉의 산길이 워낙 굴곡이
잦고, 바위절벽을 우회하는 산길이 좌우의 부라질이 거듭되는
탓에 근력은 무뎌지게 되고 기력손실은 가중이 되게 마련이다.
뙤약볕이 쏟아져 내리는 상황에서 암릉을 잇는 산행은 마치
땀과의 싸움과도 같은 산행이다.
대둔산 도솔봉 전경
그칠 줄을 모르고 흘러내리는 팥죽땀은 마치 빗발이 노드리듯
쏟아져 내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전신은 이미 땀으로 뒤발이
되었으며 옷가지는 축축하게 젖어든지 한참이 지났다.
타들어가는 목을 축이는 일이 빈번해지기 시작한다.갈증이 돋기
시작한 거다.거추장스러운 조릿대 숲 길을 벗어나면 산객의 심사
를 달래주려는 시원한 조망이 어느 틈에 준비를 마치고 있다.
공룡의 이빨을 닮은 것처럼 암릉의 구간은 공룡능선의 행색을
보이며 끝없이 꼬리를 잇는다.산행속도는 당연히 지체 될 수밖에
없지싶다.
눈을 부시게 하는 강진만과 다도해의 풍광 그리고 완도의 상황봉이
땀에 찌든 산객을 위무한다.암릉의 산길은 귀머거리 청맹과니처럼
고집스레 가풀막진 암릉의 산길을 고집하며 산객의 애를 태우며
꼬리를 잇는다.해발 410m봉을 넘어서고 어깨까지 뒤덮을 만큼
무성한 조릿대 숲 길을 올려치면 산길은 암봉을 우회하며 수긋하게
이어진다.잠난감처럼 부감이 되는 완도대교너머 거뭇한 행색의
완도의 멧덩이들이 어느 틈에 턱밑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400m급 암봉 두엇의 우횟길을 기신거리며 빠져 나온다.
해남의 들판과 강진만,그리고 다도해
돌무더기 같은 행색의 둥긋한 멧부리,상록수들이 울창하게
자리한 그곳을 내려서면 거대한 송전철탑이 기다린다.
송전철탑을 뒤로하면 편백의 숲으로 이어지고 남양홍가의
묘지의 곁을 지나가면 또 다른 송전철탑을 만나게 된다.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엔진소리가 귓전을 울리기
시작한다.김해김가의 묘역을 지나면 산길 우측으로 철망
울타리가 보이는데, 그 울타리를 따라 비탈을 내려서서 울타리
너머의 양회임도로 들어서게 된다.
양회임도를 따르면 이내 좌측으로 지하도를 이용하여 왕복4차선의
차도(13번)를 넘어선다.지하도를 빠져나와 좌측으로 이동을 하면
만나게 되는 나지막한 언덕이 닭골재이다.
닭골재 언덕배기 우측으로 기맥의 산길은 이어진다.언덕배기
들머리로 들어서니 철망 울타리가 앞을 가로 막는다.울타리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이동을 하면 울타리를 2m폭으로 뜯어내고 숲으로
드는 산길이 꼬리를 잇는다.경주김가의 묘지를 지나면 곧바로
주능선으로 붙게 되는데,일렁이는 바람을 타고 가축들의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저 아래의 바람재와 달마산의 연봉
그 냄새의 근원지는 우측의 골짜기에 대규모로 자리하고 있는
가축사육장으로 보이는데, 청색의 외양을 한 대형축사가 마치
공단의 공장건물처럼 여러 채가 자리하고 있다.기맥의 주능선
우측은 벌목지대다.그런데 주능선을 따라 기다랗게 줄이 매어져
있으며 '출입금지'라고 써 있는 표시물이 걸려있는데,해남군에서
소득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곳이니 무단으로 출입시 처벌을
각오하라는 해남군수 명의의 경고문이 담겨 있는 거다.
제주부가의 묘지를 지나면 숲 길은 편백나무의 그늘을 따르게
되며,이내 삼거리 수렛길을 만나게 된다.
이 삼거리에서 우측의 수렛길을 따른다.이 수렛길도 길래 이어지지
못하고 4거리 임도로 들어서게 된다.이 4거리에서 기맥의 산길은
직진 방향의 맞은 쪽의 임도가 된다.비포장의 임도는 곧바로 양회
임도로 행색을 바꾸며 꼬리를 잇는다.기맥의 산길은 양회임도를
따르다가 머지않아 좌측의 숲 길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숲 길은
이내 벌목지대(좌측)와 숲 사이의 틈새를 따르다가 수렛길처럼
폭이 넓어진 산판작업로를 따르게 된다.벌목지대의 산판작업로를
따라 안부로 내려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암릉
안부를 뒤로하는 산길을 곧장 따르면 헬기장을 가로 지르게 되며
잡목의 터널같은 가파른 치받이 산길을 잡목들을 헤치며
올려쳐야 한다.소나무 한 그루가 기우뚱하게 서 있는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산길은 조금의 틈을 주지 않고 가파른 오르막을
내놓으며 산객의 인내를 저울질 한다.헐떡이며 가풀막진 비탈길을
올려치면 기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올라서게 된다.잠시 목을
축이며 숨을 고른다.기맥의 산길은 수렛길을 곧바로 가로지르며
꼬리를 이어 나간다.
수렛길을 가로질러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치면 기맥을
가로지르는 반듯하고 뚜렷한 산길과 맞닥드리게 되는데,
한구석에 현수막이 걸려있다.'달마산 둘레길 조성중'이라고 하는
제목과 함께 '노시랑골 옛길접점과 큰바람재'사이 4.37km 구간의
둘레길을 조성중인 게다.기맥의 산길은 그 둘레길을 곧바로 가로
지르며 꼬리를 잇는다.산길은 이내 바윗길로 행색이 바뀌기 시작
한다.비교적 뾰족하게 솟구친 암봉의 우측 밑으로 미로처럼
꼬리를 이어 나가는 산길을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다.
좌측 끄트머리가 달마봉
곧장 직등을 할 수 없는 암봉의 우회길을 따라 해발 220m의
암봉을 따돌리면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리는데, 바람재이다.
우측으로 보이는 산길은 송천제1저수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산길이다.기맥의 산길은 직진 방향으로 이어진다.
달마산 정상까지는 2.5km라고 알리는 갈색의 이정표가 슬그머니
귀띔을 한다.크고 작은 바위들이 흡사 굴러 떨어질듯이 가파른
비탈에 옹기종기 어깨를 맞대고 있거나, 겹쳐있거나, 서로 몸을
사이좋게 기대고 자리하고 있다.
바위절벽으로 꼬리를 잇는 기맥의 산길,낡은 고정로프가 마지못해
산객에게 손을 내민다.고정로프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고 몸은
쇠약해 보이며 퇴임을 준비할 싯점이 임박해 보인다.퇴임을 앞 둔
미약한 로프를 의지하고 암봉 멧부리를 오르고 시원하게 불어
오는 서풍에 잠시 마른 목을 축이며 달아오른 몸을 바람에
맡겨본다.암릉의 산길은 가파른 내리막을 마련하고 산객을
또다시 다그친다.불어오는 서풍을 막바로 온몸으로 부대끼며
완만한 내리받이를 내리친다.
달마봉의 돌탑
삼거리 안부에 닿는다.조금 전의 송천제1저수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이곳에 또다시 나 있다.달마산 정상을 2.0km쯤 남겨 둔
지점이다.불쑥불쑥 솟구쳐 있는 암봉에 기가 움츠러든다.아직도
달마산 정상을 오르려면 두 군데의 암봉을 따돌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어느 누가 대신 할 수 없는 산길,오직 믿을 건 내 심장을
비롯한 신체가 아니겠는가.그러나 바닥을 보이고 있는 식수에
비례하여 목은 점점 타들어 간다.암봉 한 군데를 곧장 넘어서지
않고 그 허리춤을 비교적 여유롭게 따돌리는 기맥의 산길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너덜겅의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치면 또 다른 행색의 너덜겅
내리받이가 기다리고 있다.다시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멧부리 한복판에는 돌탑 한 기가
큼지막하게 쌓여 있는 해발 489m의 달마산 달마봉이다.
(대개의 등산지도 상에는 불썬봉이라고 표기를 하고 있는데,
이곳에 세워놓은 정상표시석에는 달마봉이라고 표기를 하고 있는
관계로 이를 따른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미황사(1.4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으며,
기맥의 산길은 맞은 쪽의 직진 방향의 내리받이 길인데, 도솔봉
주차장(5.9km) 쪽을 가리키는 이정표의 화살표를 따르면 된다.
달마봉을 뒤로하면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갑작스레 가파른
급경사의 내리받이가 기다리는데, 기다랗게 조성되어 있는
계단길이 마련이 되어 있다.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오르막이
기다린다.오르막 암릉 길 중턱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고 어울려서 성인 한 명이 간신히 드나 들 수 있는 바위 틈새를
만들어 놓았는 데, 이것이 문바위이다.몸을 잔뜩 움크리고
문바위를 빠져 나가면 바위 비탈이 기다리고, 비탈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오르막 치받이 산길을 곱다랗게 수놓는 계단길이 마련이
되어 있다.이 계단을 의지하고 다시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치면 이르게 되는 곳이 오늘의 날머리이자 삼거리 갈림길이
있는 문바위재이다.
문바위
문바위재는 도솔봉 주차장을 5.4km를 남겨 둔 지점이 되며,
이곳에서 우측의 산길로 1.0km쯤 하산을 하면 미황사에 닿을 수
있다. 식수가 바닥을 보이니까 목은 더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어서 미황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타들어가는 목을 달래야 한다.
머릿 속은 그 문제 하나로 꽉 차 있다.미황사 방면의 내리받이
산길로 곧장 접어든다.내리받이 산길을 막 내려서자마자 저만치
아래의 가파른 비탈길 중턱에 버스운전기사가 음료수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 있는 게 아닌가.
급한김에 탁주를 안다미로 연거푸 두어 잔 목에 털어 붓는다.
타들어가던 목이 시나브로 부드러워 진다.발걸음도 좀더 가벼워진
느낌이다.산길은 완만한 내리받이 길로 바뀌더니 이내 임도를
만나게 되며,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잠시 이동을 하면 임도 좌측
으로'주차장 가는길'이라고 써 있는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그 입간판의 지시를 수긋하게 따르면 곧바로 미황사 주차장이다.
(18시)
문바위재의 이정표
뙤약볕이 쏟아지는 무더위 속의 장거리 산행은 식수의 도움이
절대적이다.여지껏 산행을 마치고도 식수를 남기곤 했었는데,
이번 구간의 산행 때에는 바람재쯤에서 식수가 고갈이 되었다.
아직도 산행 시간을 두 시간 정도 남겨 둔 싯점이 아닌가.
고난이 명약관화하다.기력과 근력, 그리고 인내심까지 바닥을
보이고 있을쯤에 식수까지라니.그래도 바닥을 덜 보인 인내심
덕분에 예정된 구간을,예정된 시간 안에 마치게 된 것을
자축해 본다. (2017,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