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는 생일처럼 축일이 있다.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성인이 있는데 그 성인이 선종한 날이 축일이 된다. 대부분 신앙심을 본받으려는 마음으로 세례명을 짓는데 성인들의 죽음을 생각하며 그분들의 삶의 자세를 본받으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처음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을 때는 잘 모르기 때문에 주변분들의 도움을 받거나 주로 자신이 태어 난 달에 성인이 있는 경우 세례명을 정하게 된다. 천주교에서는 이름처럼 세례명을 부른다. 세례명이 같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성을 앞에 넣게나 이름을 붙여 세례명을 부르고 있다. 7월 5일은 본당 주임 신부님 영명축일로 2022년 9월 초 부임하셨기 때문에 본당에서 축일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당에서 신부님은 나이가 어려도 가장 큰 어르신이기 때문에 신자들이 함께 모여 축하식도 하고 음식도 마련한다. 성모회에서 국수와 수육 그리고 전과 떡등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7월에는 미사 때에 주임 신부님께서 미사 후에 아이스크림을 주기로 하셨다. 기도 지향은 "사제성소와 수도 성소자가 생기길 청하며"이라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도하면 된다.
토요일 성모회 회합을 마치고 성모회 일손을 도왔다. 내일 본당 신부님 영명축일 축하 잔치에 앞서 사전작업을 해 두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메뉴가 간단해도 700여 명이 먹으려면 양을 많이 준비해야 하며 재료 준비가 완벽해야 한다. 그래서 주로 야채와 멸치 다듬기, 계란지단 붙이기와 썰기 등을 하였다. 이건희 대건안드레아 신부님께서도 당근 썰기를 하셨다. 이미 시니어 식사 대접에서 비빔밥 재료로 당근을 많이 썰어 보셨기 때문에 썰기의 달인이 되셨다. 썰기에는 어느 정도 자신 있어서 남은 당근을 썰다가 검지 손가락을 베었다. 손톱 위를 베였기 망정이지 크게 다칠뻔 했다. 칼은 항상 조심히 다루어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계란 지단 붙이기는 국수에 들어갈 고명을 세레나수녀님께서 전문가 수준으로 썰어 주셨다. 성모회장님을 비롯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일들을 기꺼이 해낸다. 어느 정도 이런 수고가 있기 때문에 내일 일이 훨씬 순조롭게 될 것이다.
멸치 다듬기, 야채준비와 당근 채설기
아침 7시에 가보니 이미 도라지무침과 반찬들을 해 놓고 아침 먹을 준비를 했다. 몇 가지 반찬을 준비해 30여 명의 봉사자들이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마쳤다. 그러고 나서 부추전을 부치려고 준비했다. 부추전에는 부추와 양파, 호박, 그리고 홍고추가 들어가 식용유를 넣고 부치니 아주 먹음직스러웠다. 8개의 가스버너에서 봉사자들이 연신 부추전을 부쳐댄다. 노릇노릇하게 먹음직스럽게 부치는 게 핵심인데 모두들 아주 잘했다. 8시 30분 미사 후에 미사온 신자들도 먹고 갈 수 있도록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미사 전에 잘 끝냈고 정리까지 잘했다. 안에서는 국수 육수와 잔치국수를 삶아서 한 그릇에 담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상들이 거의 차려지고 봉사자들이 영성체를 모시고 내려왔다.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려고 1층 로비로 갔다. 물론 식사들을 다하고 가면 좋으련만 개인 사정들이 있어서 못 먹고 가는 분들이 생긴다. 그분들께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드렸다. 이번엔 주임 신부님께서 매주 주일미사뿐만 아니라 평일미사에도 주신다고 하신다. 다들 아이스크림을 받아가며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드시겠다며 좋아하셨다.
국수잔치 준비 현황
예비자들과 함께 미사를 보려고 주방에는 내려가지 못했다. 교중미사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주임신부님께서 경건하게 미사를 집전하셨다. 지하에서는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영명축일 행사를 위해 국수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인 축하보다는 많은 본당 신자들의 잔치가 되었으면 하셨다. 오늘은 교황주일이다. 그래서 특히 강론에서 오늘 기억해야 할 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라고 말씀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266대 교황으로 2013년 선출되셨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인 아시시의 성인의 길을 가겠다고 프란치스코 세례명을 선택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종신형 폐지와 아동 성범죄 감량 등 시국 형법을 개정하셨고 교황청의 재정을 개혁하는 등 청빈과 검소의 삶을 실천하고 계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본당 신부님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제 87세로 나이가 많이 드셔서 힘들긴 하시지만 좀 더 교회를 잘 이끌어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시다. 많은 반대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좀 더 힘을 내주셔서 세상을 밝혀 주시기를 청하셨다. 교황님이 좀 더 힘을 내셔서 일을 하실 수 있고,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많은 신자 분들이 기도하길 원하셨다.
이건희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축하식
미사 끝에 신부님 축일 행사를 했다. 전례부장의 진행으로 주임 신부님을 앞으로 모셔서 화동들이 꽃바구니를 전해 드렸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신부님을 기억하며 신자들이 바쳤던 기도 집게를 내용을 담은 액자를 평협 회장님이 주임신부님께 드렸다. 신자들이 성심껏 봉헌한 축하금을 평협 총무님께서 전달했다. 신부님께서는 개인적인 축일 행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잔칫날이 되길 바란다고 하셨다. 그리고 보답으로 7월 한 달 동안 아이스크림을 쏘겠다고 하시며 기도를 바쳐달라고 당부 하셨다. 이어 성가대 특송이 있었는데 박수와 함께 노래가 이어질 때 몇 분이 차례로 신부님께 꽃송이를 갖다 드렸다. 좀 새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보기 좋았다. 미사를 마치고 예비자들과 내려오니 식당에서도 축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쁜 자리엔 항상 케이크와 축하 노래와 함께 했고 모인 신자들이 박수를 보내며 즐거워한다. 반찬과 국수를 가져와 점심식사를 했다. 전도 수육도 국수도 모두 맛있었다. 특히 국수는 깊이 우려낸 육수의 맛과 계란 지단과 호박, 당근의 고명이 얹어져서 아주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았다. 우리 본당의 국수는 언제 먹어도 맛을 보장한다. 정말 최고다. 모두들 음식이 맛있다고 행복해 하셨다.
본당 신자들 국수잔치
아주 맛있게 먹고서 이미 드시고 간 자리를 정리하였다. 부지런히 그릇들을 옮기고 치웠다.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거의 자리에서 일어설 때 형제님들이 들어와 식탁과 의자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정말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설거지 담당하는 곳이 아주 부지런히 움직였다. 대형 선풍기를 틀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각자 맡은 일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했다. 그래도 모두들 즐겁게 일을 한다.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남은 음식들을 봉지에 담아 오늘 봉사했던 분들이 가져가도록 성모 회장님이 배려해 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수고했던 분들을 위해 쫑파티도 한다고 했지만 몇 가지 반찬과 국수, 그리고 육수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오늘을 위해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셨다. 평협 회장님을 비롯 총무부장님, 그리고 성모회장님을 비롯 많은 봉사자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신자들은 맛있게 먹고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함께 행사를 치루면서 서로 협조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앞으로도 용암동 성당은 이런 크고 작은 행사들을 통해 즐겁고 활기찬 공동체의 모습을 이어갈 것이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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