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뱅이
김제남
꽃방석 깔아 놓고
사뿐히 앉은 자리
환하게 마중하는
주인은 꽃무더기
꽃뱅이
끌어안은 산
두 팔 벌린 어머니
*꽃뱅이 : 백두대간 수목원 근처 정원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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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두화
초파일 등 주렁주렁
고촌 불두화
부처님
곱슬머리 닮은 꽃
화려한 꽃 지고
허전한 뜨락에
‘내가 부처다.’
울림으로 다가온 꽃
불두화와 만남
욕심이 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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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찌르다
코로나 검사로
고생한 코
위로해야지
아카시아 향기
스물스물 내려오는
해질녘
오솔길 걸으며
코 창문
활짝 열어봐
코를 찌르는
아카시아 향기
함께 걷는
친구 얼굴
보름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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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앞산처럼 우뚝 솟은
바다 위의 아파트
크루즈
뱃속으로 들어가는
꿈틀꿈틀 생명체
여행객
악어와 악어새 되어
파도 타고 찾아간
울릉도
숨겨둔 일기장 속
도동항 서동 죽도
소꿉놀이 친구들
이산가족 그 마음
조금은 알겠더라
가슴 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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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수 없는 연기
아궁이 작은 불씨
멀리서 다 보인다
굴뚝에 피어나는
연기가 말해준다
자랑도
마음의 불꽃
숨길 수가 없구나
마음속 자랑거리
남들이 먼저안다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이 말해준다
자랑은
찔레꽃 향기
멀리멀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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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뱅이 참 좋아요.
주인처럼 포근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