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문학지 시 원고 5편
1.
가을의 찬가
해맑은 웃음으로 하늘을 응시한다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다
어릴적 아버지의 땀방울이 젖어든 밭에는
가을볕 가득 땅콩이 튼실하게 자라고 있다
행복은 가을의 수식어다
낙엽진 단풍은 오롯하게 그리움을 살포시 내민다
설봉호숫가 노을진 석양은
바다보다 깊고 단아한 운치가 있다
둘레길 산책으로 신이난 사람들
가을의 멜로디처럼 웃음으로 걷는다
들판의 허수아비 벼들의 속삭임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곁 대추나무
희망으로 다가선 오늘이라는 시간에
마법처럼 행운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가을에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순수와 열정으로 감사에 화답하는
가을색의 반추를 들여다본다
2.
장마
빗소리 들어봐
하늘에서 내리는 축복소리
우리들의 쉼을 예비하듯
은유로 다가와 살며시 내리는
온전한 사랑의 속삭임
톡톡
툭툭
투두둑
만물의 소생함을 즐겨해
쏟아지는 부드러운 음률
내일을 준비하는 신비한 함성
기쁨을 전하는 소중한 일상
들판을 거닐던 삽자루 농부들
어머니의 품속 같다
농부들의 입가에
생각을 전하는
촉촉한 빗방울
계곡에서 흐르는 세찬 물소리도
별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스케치이다
3.
씨앗의 하루
농부가 심는 씨앗은 사랑을 심었다
연인들이 속삭이듯 알콩달콩 흙을 버무려
진토에서 생명이 탄생하기를 소원하고
적당한 하늘의 비가 내리면
어느 소녀의 일기장처럼 씨앗의 하루가 시작한다
봄의 씨앗은 어머니의 노래다
포근한 인정으로 정성스레 뿌려주면
고운 새색시처럼 손길을 거스리지 않아
새벽 이슬을 머금는 움틈이 세상으로 올라온다
여름의 씨앗은 아버지의 노래다
무더위처럼 굵은 토양을 버티고 자라서
씨알씨알 열매를 익어가는 시간에
인내의 세월을 아버지처럼 버티고
가지마다 줄기마다 잎사위로 흘러 나오는
끈끈한 부정의 사랑으로 여물어간다
가을의 씨앗은 연인들의 노래다
봄 여름 견디어 올라온 씨앗의 노래가
가을 바람을 맞고 순수한 사랑의 꽃을 피워서
덩실덩실 춤 사위를 소개하듯
열매의 사랑으로 우리들 곁에 머무른다
겨울의 씨앗은 새로운 도전의 씨앗이다
기나긴 추위를 버티고 준비하는
소곤소곤 채를 준비하듯
조용한 곳에서 씨앗 일기를 저장하여
가슴을 열고 희망의 나래를 펼쳐보인다
씨앗의 하루는
우리들의 인생
머물다 가는 소중한 하루
그러기에 우리들의 사랑도 더 값지고 보물이다
4.
화성의 별
해맑은 수채화처럼 고운 하늘에
다산의 그림자가 그리워진다
수없이 많은 시간들속에 탄생한
우리민족의 애환과 땀방울들이
조선의 색채를 드리우고
정조의 마음을 헤아려서일까
수원의 별들을 이곳에 펼쳐보였다
휴일오후
아이들의 방패연들이 노래를부르고
정자 호숫가 연꽃들의 살랑거림도
한적한 쉼을 주는 기쁨이다
온전한 것이 찾아드는 8월의 끝자락
휴일을 만끽하는 사람들
화성의 별은 쉼없이 반짝거린다
아름다운 추억과 시간여행 속에서
도시인들의 세월의 이야기들도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마력이다
5.
밝은 웃음
행복한 웃음에는 법칙이 있다
그저 웃는 게 아닌, 진심이 담겨진 웃음이다
만나도 마냥, 행복하고 즐겁게 대하는 사람들
언제나처럼 그냥, 반기는 아량도 지녔다
행복한 웃음에는 마음이 있다
소소한 식사 한 끼에도 그냥 편하다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모습처럼
무엇 하나 주고 싶은 마음을 지녔다
행복한 웃음에는 사랑이 있다
오랜 친구처럼 아껴주는 사랑의 법칙들이 있다
별거 아닌데, 작은 거 하나도 감동 받는
그 마음들이 만나서 서로의 정을 이루어 간다
행복한 웃음에는 남을 대접하는 기본이 있다
자기 것을 주장하지 않는 기본을 담고 있다
다른이들을 세워주는 넓은 나눔의 원칙을 보인다
천성으로 타고 태어 난, 그 모습 그대로다
행복한 웃음에는 기대가 있다
만나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안부도 궁금하고 표정도 궁금하다
그래서 매일처럼 그사람들을 떠올리며 산다
오늘 하루의 감사함도 다 그렇게 출발한다
밝은 웃음은 별거아니다
서로의 노력에 의해 탄생한 보물같은 자산이다
오세주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회원
이천문인협회 사무국장
시집 "아내가웃고있다 "
에세이집 " 독서는인생이다 "
공저 - 명강사25시, 초록물결, 시맥의창 등 다수
기획,편집 - 책속에 사자가 있어요, 어진이의 시간여행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