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day 9"
오늘부턴 하산이다.
8일에 나누어 올라온 길을 3일 만에 내려가야한다. 녹록지는 않을것 같다
08시에 아침을 먹는다. 메뉴는 황태국.
달아난 입맛은 돌아오지 않고 한참을 바라보다 두어 숟갈 말아 먹는다.
아침식사 후 룸메 언니 일행 세분은 헬기로 하산을 한다. 안타깝고 섭섭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서로 의지하며 걷고 위로하며 한방에서 잤는데 오늘 밤 부터는 본의 아니게 혼자 방을 쓰게 된다. 후미 가이드 한명이 따라간다.
이제 국내가이드, 현지 메인가이드, 선두 보는 보조가이드 이렇게 3명 남았다. 선두보던 보조가이드는 계속 선두를 보고, 후미는 현지 메인가이드가 보고, 국내가이드는 중간에서 힘든 분들 살피며 걷게 된다. 가이드가 여러명이었던게 다 이유가 있었다.
09시에 출발.
정오까지는 4,910m의 로부제까지 내려가야 한다. 올라올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너덜겅 길이다.
언제 다시 올수 있을까!! 설산 봉우리들 풍경을 눈에 열심히 담으며 걷는다.
빙하 계곡 좌우로 저 멀리에는 시커먼 촐라체가 그 아래쪽에는 더 크고 거친 다부체가 버티고 있고, 저 멀리에는 아름다운 아마 다블람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멋지고 신비롭다. 다른 행성에 온 것 같다.
로부제 롯지가 나온다. 롯지에서 쉬고 있으니 에피타이저로 삶은 달걀과 감자가 진저티랑 함께 나온다. 달걀은 엄두가 안나고 감자를 진저티랑 함께 조금씩 베어 먹는다. 점심은 라면이 나온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도저히 넘어 가질 않는다. 한가닥 먹어보다 젓가락 내려 놓고 물누룽지 미리 달라해서 먹는다.
4,240m의 페리체를 향해서 출발.
빙하 계곡의 바람을 다시금 맞으며 하염없이 걷는다. 하산길이라고 내리막만 있는건 아니다. 산악지형이라 올라 올때 보단 조금 낫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며 고도를 낮추는데 오르막만 나오면 아이고 ㅠㅠ...
저기 멀리 페리체 마을이 조그맣게 보인다. 다 왔다며 좋아하니 최소 한시간은 더 가야 한다고 한다. 다행히 이제 너덜겅이 끝나고 흙이 섞인 평탄한 길이 나온다.
페리체 숙소에 도착한다. 고도를 거의 1,000m 가량 낮추는 강행군을 마친다. 말을 타고 이동하던 분은 페리체에서 말 타기를 끝내고 내일부턴 같이 걷는다고 한다. 비몽사몽 힘들다.
저녁메뉴는 만두와 된장국.
억지로 먹어봐야 소화도 안될것 같고 깨작거리고 있으니 셰프가 먼저 묻는다. 선생님 물누룽지 드릴까요?? 지켜보고 있었구나...
물누룽지 마시고 과일 두세조각 먹고 식사를 마친다.
난롯가에 앉아 하루의 기억을 암호처럼 메모하고, 너무 고단해서 춥지만 방으로 간다. 내일은 따뜻한 물 나오고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산악 호텔이 있는 남체까지 내려간다 오늘만 참자.
룸메 언니 없이 혼자 방을 쓰니, 남은 침대에 짐 주욱 펴놓고 편리 하긴 한데, 뭔가 허전하고 쓸쓸하다. 평소 여행 가면 싱글차지 내고 혼자 쓰는걸 좋아하는데 이번에 많이 힘들긴 하나 보다.
기침약을 먹는데도 목은 더 아파오고 기침은 심해진다. 병원에서 진료하고 지은 전문약이 아니라 단품 약이라 그런가 약발이 안듣는다.
기침 때문에 깊은 잠을 못잔다.
혼자 방을 쓰게 된게 참 다행이다.
민폐 제대로 끼칠뻔 했다.
기침 사이사이 깜박 깜박 잔다.
-24.10.14.월요일-
고락셉(5,140m) 출발~~
로부제 도착
로부제의 마더어스 롯지(점심식사로 감자랑 달걀, 라면)
다시 투클라 패쓰(추모비)넘는다.
투클라 도착
딩보체와 페리체 갈림길.
올때는 딩보체로 왔지만 갈때는 페리체로간다.
딩보체로 가려면 다시 능선을 넘어야 하고, 페리체로 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조~기 페리체가 바로 보이지만 아직 한시간을 더 가야한다.
아마 다블람이 다시 보인다.
페리체(4,240m) 도착.
지쳐서 저녁메뉴(만두와 된장국) 사진도 못찍었다ㅠㅠ
첫댓글 고도를 거의 1,000 가까이 낮추네요.
등산길과 하산길이 다르군요.
강다구 릴리님도 이처럼 힘든데, 담이는 꿈도 안꿀랍니다.ㅋ
이번 EBC 산행기를 구독하면서 히말라야 지도를 처음 검색해 보았다는...
덕분에 많은 정보들을 배웠습니다.
내일만 버티면 숨쉬기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루클라까지 조심조심 파이팅~!!!
역시 언니 다워요
예사로 읽지를 않는군요
하산길은 지나왔던 마을을 지날때
우리나라처럼 우회로가 있으면
우회를 합니다.
정성어린 댓글
많이많이 땡큐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