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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산책] 화엄경(華嚴經) ⑪ 보시·지계바라밀이 곧 화엄보살도 <사진설명>국보 제 256호 초조본대방광불화엄경 주본〈권 제1〉 수행자는 깨달음을 얻으려는 큰 원을 세우고 그 원을 이룰 수 있는 길을 가는 행자이다. 대승보살이 원생보살이라고 불리는 것 역시 무상보리를 이루고자하는 원을 세워서 탄생된 수행자이기 때문이다. 화엄경에서도 원은 대단히 중시되고 있으니, 원에 의해 부처가 출생한다고 하여 원불(願佛)이라고까지 일컬어진다.
10지의 첫 자리인 환희지에서는 10가지 넓고 큰 서원[十大願]을 세우고 성취해 가는 것이 주된 수행방편이다. 초지에서 세우는 원이라 하여 초지원이라고 불리는 이 원은, 정행품의 140원 포함해서 십회향품의 회향원, 그리고 여래출현품(보왕여래성기품)의 성기원(性起願)과 더불어 보현행원에 포섭되기도 한다.
이러한 10바라밀의 화엄보살도는 총상이며, 보시바라밀 내지 지바라밀 각각은 별상이다. 십바라밀의 모든 연이 서로 위배되지 아니하여 보살도의 전체 모습이 되는 것이 동상이며, 보시바라밀 등 각 바라밀이 각기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은 이상이다. 성상은 모든 바라밀에 의해 보살도의 공용이 이루어지며, 괴상은 보시바라밀은 보시바라밀의 공덕이 있고 내지 지바라밀은 지바라밀의 공덕이 있는 것이다.
보시바라밀이 지계바라밀 내지 지바라밀과 다르며 주(住)·행(行)·향(向)·지(地) 각위에 보시바라밀부터 차제로 닦아가도록 시설되어 있기는 하나, 또 반드시 보시바라밀을 다 닦아 마친 후에 지계바라밀을 닦고 보시와 지계를 다 닦아 마친 후에 다시 인욕바라밀 내지 지바라밀을 닦아가서 보살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십바라밀이 각각 차별하여 하나가 아니면서도 무애원융하다. 보시바라밀이 자기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 모든 바라밀을 포섭하여 보살도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 초발심주에서 또한 초발심시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이는 보시바라밀만으로도 정각을 이루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불종성을 이어가게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후 전개되는 모든 보살계위에서의 제바라밀행은 화엄보살도가 그러하듯이 부처님 세계의 갖가지 장엄이라 하겠다.
즉,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며〔禮敬諸佛願〕, 부처님을 찬탄하며(稱讚如來願〕, 널리 공양하며廣修供養願〕, 업장을 참회하며[懺悔業障願〕,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하며(隨喜功德願〕,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며[請轉法輪願〕, 부처님께 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하며[請佛住世願〕,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며〔常隨佛學願〕, 항상 중생을 수순하며〔恒順衆生願〕, 지은바 모든 공덕을 널리 회향하는 [普皆廻向願〕 원이다.
이처럼 처음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으로부터 중생을 수순하는 것까지의 모든 공덕을 일체 중생에게 남김없이 회향하기를 발원하고 있다.
해주 스님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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