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관찰법 - 라포[rapport] 형성

연구 대상자와의 라포 형성의 중요성~!
기어츠 부부는 현지조사를 위해 발리의 한 마을에 들어갔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그들은 초기에는 침입자, 그것도 직업적인 침입자로 인식되었다. 마을사람들은 그들을 ‘존재하지 않는 것’, 즉 사람이 아니거나 유령이거나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양 대하였다.
기어츠 부부가 누군가에게 접근하려고 하면 그 사람은 슬쩍 그러나 아주 단호하게 자리를 비켜 달아났다. 그들은 발리 특유의 방식으로 무시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후에 우연히 마을 내의 닭싸움 현장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부부는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어느 날 학교를 세울 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마을의 후미진 곳에서 음성적으로 대규모의 닭싸움이 열렸다. 당시 닭싸움은 불법이었다. 수백 명의 마을사람들이 모인 상태에서 경기가 열리던 중에 이를 미리 눈치 챈 경찰이 현장을 급습했다. 경기는 중단되고 사람들은 모두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시작했다. 기어츠 부부도 이런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하고, 마을의 큰 길을 따라 그들이 살고 있던 쪽과는 반대쪽으로 무조건 도망쳤다. 그때 그들 앞을 달려가던 또 다른 도망자가 갑자기 앞에 있는 어떤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곳은 바로 그 사람의 집이었다. 그들도 달리 도망갈 길이 없다는 것을 알자 그를 따라 그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세 사람이 갑자기 마당으로 뛰어 들어오자, 전에도 이런 일을 겪었음에 틀림없는 그의 아내가 순식간에 테이블과 테이블 보, 의자 세 개 그리고 찻잔 세 개를 꺼냈고, 세 사람은 특별히 어떤 말도 꺼내지 않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평정을 되찾으려고 애썼다. 잠시 후 경찰 한 명이 거드름을 피우며 그 집 마당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백인’인 기어츠 부부를 보자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집주인은 즉시 그들이 누구인지 설명해 주었고, 경찰은 부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되돌아갔다. 집주인이 부부를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이다. 기어츠 부부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감옥에 가지 않게 된 사실에만 안도하면서 그 집을 나섰다.
다음날 아침, 기어츠 부부에게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침입자도 유령도 투명인간도 아니었다. 그들은 모둔 마을 사람들이 따듯함과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마을 내에서 즐거움과 흥미의 대상으로 변해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경찰이 급습했을 때 기어츠 부부가 자기들과 함께 도망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로써 기어츠 부부는 마을사람들과 한통속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사건은 마을사람들에게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되었다. 나중에 마을사람들은 기어츠 부부가 혼비백산해서 도망갔다고 놀리기까지 했다. 발리 사회에서 놀림을 받는다는 것은 곧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한다. 이 사건은 마을사람들과 기어츠 부부의 관계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고, 결국 부부는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드디어 기어츠 부부는 발리 문화에 접근하는 통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첫댓글 rapport 형성의 실제적 예로 수업에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