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기법으로 배우는 애드립 과정을 마치며
11월 초 의욕으로 시작한 색소폰 재능 나눔 애드립 무료 과정이 11.30 일 4주로 마쳤습니다. 당초 8주로 계획 했었지만 먼 길에서 오는 분들이 많아서 4주로 압축하였습니다. 색소폰을 악보대로만 부는 차원을 넘어서 좀 더 맛깔나게 연주하기 위해 작 편곡의 기법인 보조음과 경과음, 그리고 어프로치 노트와 크로매틱 기법을 익혔습니다. 이런 기초적인 편곡기법을 사용하여 원곡의 멜로디를 살짝만 페이크 해도 맛깔나는 멜로디가 탄생하는 것을 실습을 통해 확인이 되었을 줄 압니다.
연주를 악보대로 정석대로 깨끗하게, 원곡의 감정을 실어 애절하게 연주하는 것도 훌륭한 연주이지만 악보를 약간 변형시켜서 연주하는 것을 또 다른 음악적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멀리 창원서, 진주에서, 영동에서, 대구에서 예천에서 오신 분들의 열정은 대단합니다. 마치 진리를 찾기 위해, 도를 깨우치기 위해, 새로운 검법을 익히기 위해 무림강호를 떠도는 검객처럼 그렇게 산속에 있는 무명의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찾아 왔습니다.
4주는 고기를 잡은 방법을 알려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본인들이 멀리 연주의 바다에 나가 얼마나 낚시를 잘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영어회화를 하려면 일단 문법을 익혀야 고급 영어를 구사 할 수 있습니다. 문법을 몰라도 미국서 살면 영어는 자연스럽게 구사 할 수 있지만 그런 영어는 저급영어이듯이 색소폰을 오래 불면 자연스럽게 잘 불수는 있지만 음악적 연주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아야 합니다. 영어도 고급영어와 저급영어가 있듯이 연주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 고급연주를 하려면 음악이론인 화성학을 알아야 악보를 이해 할 수 있고 악보의 흐름을 이해해야 편곡기법을 사용하여 애드립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학습법은 고기를 잡아다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 즉 자기주도 학습방법을 가르쳐 드리는 것입니다. 즉 요리를 해서 먹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를 가지고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실험적으로 10여분들에게 강의를 해 봤습니다. 모든 분들이 열정으로 수강하였지만 기존의 화성학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좀 난감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구구단 처럼 보조음과 경과음을 악보와 대조하여 가르치니 금방 이해가 가고 본인이 직접 어프로치노트와 보조음 경과음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본인이 직접 집에서 악보에다 배운 내용을 대입하여 불어 봐야 합니다. 본인의 노력여부에 따라 물고기를 많이 잡느냐 못 잡느냐 달려 있습니다. 애드립의 힌트는 이미 멜로디에 나와 있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시험문제에 답을 찾을 수 있듯이 색소폰 연주자 역시 제가 가르치는 방식대로 하면 멜로디에서 애드립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 힌트가 눈에 확 들어 와야 하겠지요. 수학문제 풀듯이 자꾸 풀어야 과정적 답이 나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애드립의 대가인 교수나 프로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없지만 대부분의 아마츄어의 눈높이에서 애드립의 욕구를 채워주는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동안 배우고 실제 적용하고 있는 기초적인 애드립의 방법들을 공개하여 필요로 하는 분들과 공유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식재료가 아무리 많아도 요리를 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화성학적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연주하는 곡에 적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진리는 간단하고 실천하기가 쉬워야 합니다. 애드립 역시 그렇습니다. 프로들의 현란한 스케일과 핑거링으로 연주하기에는 50-60 대의 중장년층.70대의 노년층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그저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바꾸거나 브로치를 한개 바꿨을 뿐인데 세련된 패션의 감각이 묻어 나오듯이 멜로디에도 단 몇 군데 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세련된 연주가 될 수 있음을 이번 기회에 증명해 보였습니다.
메이저코드를 마이너 코드화 활용, 코드톤의 활용멜로디 페이크의 이해와 활용, 펜타토닉 스케일의 이해와 활용, 블루스 스케일(마법의 스케일)의 이해와 활용, 오브리게이트 (필인) 이해와 활용, 듀엣연주의 이해와 활용은 다음 심화과정에 하기로 하고 기초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서 느낀 것은 성격이 너무 급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속성으로 배우려는 의욕이 강했지만 음악은 결코 빠른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심리적 속성을 이용하여 2-3시간 강의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부분적인 도움이야 되겠지만 뜬 구름잡는 식이어서 교육의 효과는 얼마 있을지 의문입니다.
음악은 끊임없는 반복의 연습입니다. 연습이 연속입니다. 한 가지 곡을 가지고 멜로디를 익히고 톤을 잡고 크리센도 디크리센도와 비브라토. 밴딩 스쿠프 드랍등의 아티큐레이션을 익히고 마지막으로 곡을 화성학적으로 분석하여 애드립을 넣는 순서로 익혀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애드립을 하는 것은 마치 속옷과 와이셔츠를 입지 않고 양복을 입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집도 기초를 하고 기둥을 세우고 벽체를 붙이고 지붕을 덮고 그 다음 내장 인테리어를 하는 것입니다. 애드립은 집 내부 인테리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집안의 인테리어는 주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애드립 역시 그렇습니다. 깨끗한 내부를 좋아하는 분, 동양화 그림을 걸어 놓기를 좋아하는 분. 서양화 그림을 좋아하는 분, 난이나 분재를 좋아하는 분, 골동품을 좋아하는 분. 수석을 좋아하는 분 등등의 개인이 취향에 따라 내부 인테리어를 달리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색소폰 연주는 모든 기초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 합니다. 집을 짓듯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주의 모든 기초가 중요함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함부로 애드립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은 가분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초영어를 거친 후에 중급영어 고급영어를 할 수 있듯이 과정적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리 순탄한 인생이 아니듯이 색소폰 연주 또한 그렇습니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색소폰이 다 응답은 하지 않습니다. 겸손한 마음과 학구적인 자세 그리고 남을 배려하고, 삼인행이면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의 자세와 하문불치 (下問不恥)하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실사구시(實事求是)의 마인드와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색소폰이 응답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