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권학편-3-
陶淵明詩에 云하되
盛年은 不重來하고
一日은 難再晨이니
及時當勉勵
하라 歲月은 不待人이니라
年(해 년), 不(아닐 부), 重(거듭 중, ), 來(올 래),
一(한 일), 日(날 일),難(어려울 난), 再(다시 재), 晨(새벽 신)
及(미칠 급), 時(때 시), 當(마땅 당), 勉(힘쓸 면), 勵(힘쓸 려)
歲(해 세), 月(달 월), 不(아닐 부), 待(기다릴 대), 人(사람 인)
(도연명시 운
성년부중래,일일난재신 급시당면려,세월부대인)
도연명의 시에 이르길,
“젊은 때는 두 번 거듭 오지 아니하고,
하루에 새벽도 두 번 있지 않나니,
때가 되거든 마땅히 학문에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 陶淵明(도연명) : 이름은 잠(潛). 자는 원량(元亮), 동진(東晋)의 시인.
⋇ 盛年(성년) : 젊은 나이. 좋은 나이.
⋇ 不重來(부중래) : 거듭 오지 아니함.
⋇ 難在晨(난재신) : 새벽이 두 번 오지 아니함.
⋇ 及時(급시) : 때가 되거든.
⋇ 勉勵(힘쓸 면. 힘쓸 려) : 힘쓰는 것.
(해설)
학문만 세월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세월의 흐름 천하장사도 막지 못하고,
미남미녀들의 미색도 막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일들은 그것을 해야 하는
적당한 때가 있는 것이다. 지나고 나면 후회하지 말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때는 그 중요한 시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똑똑하면 똑똑한 대로, 바보스러우면 바보스러운 대로 각자의 이유와
나름 사정에 의하였다고 항변을 한다.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핑계와 남에게
공을 넘기는 탓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다. 主客顚倒(주객전도)인 것을
알면서도 구차한 변명과 사유도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다.
배움에 정진하였다고 모두가 성공을 보장 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름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처세에 대한 바른 길이 무엇인가는
알게 된다는 자체가 커다란 수확으로 남는다.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알면서 당하면 조금은 분함이 덜어지는 느낌도 무시하지 못한다.
역사 이래 변함없이 회자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늘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자가 존재하는가 하면 배울 기회를 잡고도
엉뚱한 길을 고집하여 이탈하는가 하면 타고난 자질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여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과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나”하는 풍자의 대상도 분명 존재한다.
흙속에 묻힌 진주가 아닌 짱돌이라 아무리 다듬어도 자갈 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탄을 듣게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젊음은 돌아오지 못하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이 없는 세월”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모두 자신의 몫이다. 누구는 하루를 48시간처럼 쓰는데,
누구는 8시간 밖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확실한 것 아닌가.
톨스토이의 “지금 이 시간이 제일 중요한 시간이요,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며,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다.”라고 한 말처럼
하루하루가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며 전력투구할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상에 사로잡혀 있거나 일확천금 같은 행운을
기대하는 것은 모두 一場春夢(일장춘몽)일 뿐이다. 기초부터 확실하게
쌓아올리지 못한 학문 또한 沙上樓閣(사상누각)처럼 일시에 허물어지는
비운을 맞이하거나, 정도를 걷지 못하고 샛길로 빠지면 邪說(사설)과
偏狹(편협)되거나 獨善(독선)에 사로잡혀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도 危害(위해)를
입히는 최악의 사태를 유발시킬 수 있다. 건물을 짓던 탑을 쌓던 하루아침에 짓고
쌓을 수는 없는 것처럼 학문 또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한 지루하고 답답하며 五里霧中(오리무중)같은 터널을 묵묵히 인내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여 빠져 나와야 비로소 광활하고 햇빛 찬란한 세상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급해 하지도 말며, 조금 깨우쳤다고
교만하지도 말아야 하고, 지지부진하다 한탄하지도 말아야 한다.
늘 겸손하고 겸허하며 진지한 태도로 즐겁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배움에 몰두하여야 한다. 한 우물을 파는 정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