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5일 합동연수를 위해 전북 김제시 두월노을 마을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네 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두월노을마을.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평야와 그 위로 끝없이 넓게 펼쳐진 하늘을 자랑하는 두월노을마을에서 3박 4일 동안 합동연수를 합니다.
합동연수에는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서귀포 서부복지관, 철암도서관의 철암팀, 김제사회복지관, 남원사회복지관, 시골사회사업을 하는 추동팀, 경주팀이 참여했습니다.
「복지요결」의 저자인 한덕연 선생님께 복지요결을 직접 배웁니다. 복지요결의 방식대로 현장에서 실천한 실무자들의 사례도 듣습니다. 이번 겨울, 실습생들은 「복지요결」의 방식대로 단기사회사업을 진행합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을 살리는 단기사회사업, 이상과 현실이 가까워지는 첫 걸음을 두월노을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올해 여름 처음으로 「복지요결」을 강독 했었습니다. 복지요결을 읽기 전 저는 사회복지사가 전문가로서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사회복지를 잘하는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에게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처음 「복지요결」을 읽고 사회복지사에 대한 저의 정의가 무척 교만했음을 알았습니다. 겨우 1~2년 쌓은 지식으로 십 수 년 자신 인생의 전문가로 살았을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음을 알았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야합니다.
올해 한덕연 선생님께 「복지요결」을 두 번째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 배우는 듯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해년 매년 복지요결을 다시 공부해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019년 12월 26일, 「복지요결」에서 사람과 사회, 사회사업 개념 가치 이상 철학을 배웠습니다.
사람다움
사람다움
1)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주는 대로 받거나 시키는 대로 할 뿐이면 이름만 사람이기 쉽습니다. 이러므로 복지를 이루는 데 당사자가 주인 노릇하거나 주인 되게 도와야합니다.
「복지요결」 12쪽
이 구절을 읽은 어떤 이는 반감이 일 수 있습니다.
‘주는 대로 받는 전신이 마비된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
저자인 한덕연 선생님은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전신이 마비된 사람도 눈 깜빡이는 동작만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묻고, 의논하고, 부탁’만 하면 됩니다. 물건을 고를 때도 눈 깜빡임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보호자는 심부름꾼 노릇만 하면 됩니다. 어린아이든, 치매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살아 있는 한 모든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2)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사람 사이에 어울려 살기에 인간입니다. 혼자서는 인간이라 할 수 없고 존재 가치나 삶의 의미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이러므로 복지를 이루는데 당사자와 둘레 사람이 함께하게 도움이 좋습니다.
당사자와 둘레 사람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겁니다.
묻거나 의논하지 않고 부탁하지 않고 복지를 이루어 주다 보면 둘레사람이 멀어지기 쉽습니다. 심하면 무심해집니다. 당사자가 둘레 사람으로부터 소외되기 쉽습니다. 심하면 잊혀 갑니다.
「복지요결」 12쪽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사회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과거 더불어 살던 삶을 뒤로 한 채 자기 삶을 살기 바쁩니다. 그들은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과 같은 네모난 좁은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 공간 안에는 수많은 가상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이웃이나 실재의 가족, 친구처럼 외롭고 힘이 들 때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존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회복지 실무자들이나 봉사자도 항상 가까이 있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이웃’이 중요합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반찬배달사업으로 예시 들어주셨습니다.
혼자서 밥 지어 먹기 어려운 어르신이 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평소 밥 걱정 하며 오고 가며 살피던 이웃이 있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어르신의 불규칙한 식습관을 걱정하여 반찬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복지관에서 반찬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웃은 더 이상 어르신을 찾아가지 않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웃 간 인정을 지불하고 반찬을 얻으셨습니다. 이웃에게 잊혀 가셨습니다.
서비스 제공이 무조건적으로 이로울 수 없음을 느낍니다. 예비 사회사업가라면 이웃 간 관계를 살리고 기본 욕구도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사회다움
2. 사회다움
1) 사람 사는 사회는 약자도 살 만 해야 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 세계나 다름 없습니다.(…)
②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는 사람들이 제 마당 제 삶터에서 약자를 만나고 돕는 사회입니다.(…)
※봉사는 제 마당 제 삶터 자기 인간관계나 일상생활 밖에서의 행위에 쓰는 말입니다.
이런 봉사가 성행하는 사회가 사람 사는 사회의 본연일 리 없습니다.(…)
약자를 복지기관에 맡기고 봉사나 하게 하는 일이 민망하고 두렵습니다.(…)
2) 사람 사는 사회는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복지요결」 13쪽
봉사는 제 마당 제 삶터가 아닌 일상생활 밖에서의 행위이기에 단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입니다. 당사자는 제 삶터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당사자는 제 삶터에 외로이 남게 될지 모릅니다. 오래도록 함께 할 이웃과의 관계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개인주의 사회와 동 떨어진 이야기 같아도 사회사업가라면 이웃 간 관계를 주선해야합니다. 사람 사는 사회는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사업 개념
1. 근본관점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입니다.
「복지요결」 21쪽
사회사업 개념은 두 덩어리로 나누어 읽습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가 한 덩어리, ‘돕는 일’이 한 덩어리입니다. 왜 한 문장을 나누어 읽을까요?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사는 일은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일이고, 이를 위해 돕는 일이 사회사업가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사업가는 사회적 복지를 직접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거드는 일’까지만 합니다.
사회사업 가치
사회사업 가치는 복지를 이루는 데 유용하거나 바람직한 속성입니다. 그 핵심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입니다.
자주성은 복지를 이루는데 주인 노릇하거나 주인 되는 속성입니다.
공생성은 어울리거나 더불어 사는 속성입니다.
「복지요결」 31쪽
사람다움을 살리기 위해 당사자의 자주성이 필요하고, 사회다움을 살리기 위해 지역사회 공생성이 필요합니다.
사회사업 윤리
1) 실천윤리
돕는 행위에서의 윤리입니다. 그 준거는 사회사업 가치입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을 살려 돕는 겁니다. 적어도 해치지는 않는 겁니다.
「복지요결」 32쪽
사람다움에서 예시로 들었던 반찬사업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반찬배달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어르신은 오고가며 살피던 이웃을 잃게 됩니다. 어울리거나 더불어 사는 속성인 공생성이 해쳐진 예시입니다. 사회사업가는 이러한 사업을 지양합니다.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합니다.
사회사업 이상
사회사업 이상
이상은 실무를 규정 통제 평가하는 최상의 기준입니다.(…)
이상은 엄중한 현실입니다.(…)
「복지요결」 36쪽
작년까지의 저는 이상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올해 여름 「복지요결」을 강독하여 이상이 엄중한 현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사업 이상은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 ‘누구나 정붙이고 살만한 사회’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떠올릴 수 없어 이상이 여전히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습니다. 손혜진 선생님, 김동찬 선생님께 구체적인 예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할로윈 데이’를 구실로 인사 나누는 사이가 된 손혜진 선생님의 ‘헬로 캔디 데이’사업. 아이들이 중식 식사 예절을 동네의 중국집 사장님께 배워 동네 이웃 간 친밀한 관계를 이룬 ‘식사 예절과 사교문화 배우고 익히기’사업.
사례를 들으니 누구나 정붙이고 살만한 사회가 그려졌습니다. 이상은 실무를 규정 통제 평가하는 최상의 기준이자 엄중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을 너무 멀어 지치지 않고, 너무 가까워 허망하지 않도록 정해야겠습니다.
시설이 좋고 자원이 많고 기술이 좋을수록 해로울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할수록 그만큼 더 빠르게 반복지로 치달을지 모릅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지요결」 36쪽
지난 날 명확한 가치 없이 반복지를 향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위험한 직업이라고 인식하고 말하며, 복지 별천지 만드는 위험한 사회복지사의 길로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 지역사회 공생성 바르게 이해하고 사회적 복지를 향해 다시 달리겠습니다.
사회사업 철학
보이지 않게 합니다.
1) 복지를 이루는 행위가 복지사업으로 드러나 보이게 하면 사회사업가는 빛나는데 당사자는 구차해 보이거나 사회사업가가 높고 당사자는 낮은 형세이기 쉽습니다. 당사자가 자존심 체면 품위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애 같은 노릇’, ‘약자 노릇’하기 쉽습니다.
「복지요결」 45쪽
사회사업은 사회사업가가 빛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좋은 이미지를 위해 사진을 찍어 대중매체에 올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당사자를 애처럼, 약자처럼 보이게 하는 사회사업을 지양합니다.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로 보이게 하는 사회사업을 지향합니다.
오늘 배움으로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지역사회 공생성’이 들렸습니다. 이상이 구체화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가수이자 사회사업가인 ‘MC용’선생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MC용 선생님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곡을 많이 쓰셨습니다. 그 곡들 중 ‘바보 이야기’라는 곡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바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네. 한 어르신이 바보에게 말씀하셨지. 마당에 있는 화단에 매일 물을 주라고. 바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물을 주었네. 심지어 비가 오는 날 에도.
바보처럼 우직한 사람이고 싶네. 주변 환경이 좋든지 나쁘든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사명을 따라 묵묵히 길을 가는 사람도 필요함을 깨달았다네.(…)
바보가 가꾼 화단은 어느 누구의 화단보다 아름답게 꽃피웠네. 정말 아름다웠네. 정말 아름다웠네, 정말 아름다웠네, 정말 아름다웠네….
바보 이야기, MC용
보수에 비해 힘든 일을 하는 듯 보이는 사회복지. 어떤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를 바보처럼 바라봅니다. 바보란 이름으로 사회복지의 길을 묵묵히 걷겠습니다. 꽃과 같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를 피워내겠습니다.
첫댓글 서귀포서부복지관은 사정상 오지 못했습니다. 수원연무사회복지관이 함께했습니다.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은 사회사업 핵심원소입니다.
내용을 잘 외우고 한겨울날의 작은 잔치 사업을 이루면서 어떻게 적용할지 자주 궁리하고 성찰하기를 바랍니다.
사회사업 이상을 공부했습니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바로 세워야 사회사업을 바르게 실천 할 수 있습니다.
합동연수가 구지윤 선생님에게 사회사업 푯대를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른 푯대를 향하여 뜻있게 함께 달려갑시다.
보수에 비해 힘든 일을 하는 듯 보이는 사회복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복지야성 252~254쪽을 함께 읽어봅시다.
주변 환경이 좋든지 나쁘든지 개의치 않고 사회사업가 사명에 따라 그저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