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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서로 묻고 의논하며
아이들을 미리 만나서 일정을 준비하고 다 모였을 때 묻고 의논해보는 방법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교통과 숙소 담당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11시에 교통 담당인 서연이와 서현이가 옵니다.
같이 찾아보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랬더니 서연이가 복지관에서 밥을 먹는 게 버킷리스트라고 합니다.
둘 다 집에서 밥을 싸오기로 하고 항상 만나는 나눔터에 모였습니다.
어제 정했던 일정을 보면서 종이에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숙소가 정해지기 전이지만 저와 권대익 선생님이 숙소를 조금 알아봤습니다.
그 숙소들을 대충 보여주며 어떤지도 물었습니다.
방도 넓고 가격도 좋다고 합니다.
있다가 숙소 담당이 오면 의논을 해봐야 하니 우선은 숙소도 생각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여행을 해본 아이들이라 그런 것쯤이야 하는 표정입니다.
든든합니다.
먼저 어디서 출발할까 하고 물으니 김포공항이요 합니다.
서연이가 펜을 잡고 화살표로 표시하며 하나씩 씁니다.
일정 상 속초에 도착해서 내리는 시내버스터미널과 다음 날 갈 여행지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시내버스터미널에 숙소를 잡아서 짐을 내리는 게 어떤지 물어봅니다.
좋은 생각 같다고 하니 서연이, 서현이가 신나서 서로 이건 어떤지, 저건 어떤지 이야기합니다.
서연이가 금방 머리로 세세한 부분까지 계획을 세워 말로 합니다.
서현이는 다시 놓치는 부분도 짚어줍니다.
장난치면서 싸우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저의 걱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많이 봅니다.
오늘도 그 둘의 좋은 합이 힘을 발휘해서 착착 진행이 됩니다.
인터넷에서 어디서 어디까지 몇 분인지와 어떤 교통, 가격까지 꼼꼼하게 다 씁니다.
하다 보니 다른 담당이 할 일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본인들이 다 한다며 억울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안아주고 토닥여주며 참 대단하고 대견하다고 칭찬해줬습니다.
모두 모였을 때 다른 담당 친구들에게도 원래 교통담당이 할 일이 아닌데 오늘 11시부터 나와서 00 이가 할 일도 좀 해줬는데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니 다들 고맙다고 합니다.
첫째 날에는 같이 여행을 갈 친구들도 어색하고 여행에 대한 애정도 아직 없으니 당연히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많이 만나보지 않고 혼자 생각만으로 잘할 수 있다고만 했던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어진이, 아름이, 소율이, 서광이, 영광이, 서연이, 서현이, 다인이를 만나서 대화법과 상황마다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가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숙소 담당 영광이와 서광이가 왔습니다.
교통담당 아이들에게 조사한 내용을 친구들에게 설명해주자고 했습니다.
서연이가 정리한 종이를 보여주며 설명 습니다.
교통 담당이 조사할 때 속초중앙시장과 아바이 마을 쪽에 숙소가 있으면 좋은 걸로 의견이 나왔다고 하니 그래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서광이와 휴대폰으로 숙소를 찾았습니다.
영광이와 서광이는 숙소를 처음 찾아봅니다.
네이버에서 몇 명이고 입실과 퇴실 등을 지정하는 기능이 있기에 해보자고 했습니다.
머뭇했지만 제가 먼저 보여주면서 해보니 곧잘 따라합니다.
본을 보인다는 게 이런 건가 싶습니다.
10명이 잘 곳이니 가격을 보고 너무 비싸다고 꼼꼼히 살펴봅니다.
숙소마다 방 설명에 최소 몇 인에 추가금액을 내고 최대 몇 명까지라고 적힌 곳이 있는데 고려해야 한다고 하니 저보다 더 잘 봅니다.
세, 네 군데를 보고 제가 찾아본 숙소도 같이 봤습니다.
방도 두 개니까 공간 구분도 좋고 넓은데 싸서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숙소를 찾는 동안 시무룩한 표정이 좀 밝아집니다.
복지요결 내용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계획한 프로그램, 지역사회가 만든 프로그램, 사회사업가가 구상한 프로그램, 이렇게 여러 가지 대안을 소개하고 그 가운데 신청하게 합니다. 개별 상담을 통해 선택을 돕거나 조정합니다.
(복지요결 129쪽 가운데)
예약까지 하려고 펜션 사이트로 들어갔습니다. 영광이, 서광이가 예약하는 창에서 직접 몇 호에 들어갈지 생각해봅니다.
1층이 좋을 것 같다며 선택했지만 이미 예약이 되어있어 다른 곳을 생각해봅니다.
4층을 선택하였습니다. 우선은 이 정도 하고 친구들에게 묻고 예약을 하자고 했습니다.
예약은 마치는 시간에 서광이만 잠시 남아 예약을 했습니다.
서광이가 직접 사이트로 들어가서 다시 확인하여 예약했습니다.
처음엔 마냥 숙소 알아보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져 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이번에 같이 해본 경험으로 숙소 찾는 방법도 알고 이번 여행에 큰 기여를 해서 여행에 더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어진이가 왔습니다.
소율이는 집에 일이 있어 오늘 빠집니다.
일정과 교통, 숙소까지 속초 지도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여 도서관에 갈까 하고 물었습니다.
서광이, 영광이, 어진이가 도서관에 지도를 빌리러 갔습니다.
사서 선생님께서 이번에도 대출 없이 믿고 빌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에 서연이와 서현이가 칠판에 준비한 교통과 합쳐 일정을 잘 보이게 씁니다.
지도를 함께 보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교통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중간중간 나왔던 이야기들도 합쳐서 설명합니다.
“설악산에서 케이블카까지 타면 우리 또 거기서 놀 거잖아? 그러면 거기서 1시간 10분 정도인데 넉넉하게 1시간 30분 정도로 잡는 거야”
서광이도 숙소를 설명합니다.
“씨사이드펜션이고 15만 원 정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진이가 방이 몇 개인지 묻습니다.
방이 크면 좋겠다던 소망이 있던 아이들이기에 방이 두 개라는 점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질문하며 다시 일정을 조율해갑니다.
여행 일정을 이야기하는 내내 가서 뭐도 하고 싶고 하며 상상하는 것들을 모두 말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덩달아 여행에 기대가 커집니다.
자신이 할 일에 책임감을 갖고 노력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묻고 의논합니다.
이 자세 그대로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아이들 내면의 단단함이 생기고 있습니다.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는 길에 한걸음 더 가까워집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주 일정을 같이 짰습니다.
첫날부터 같이 하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진이가 자진해서 앞의 칠판에 쓰는 담당을 했습니다.
“우리가 여행 전에 만나는 날이 5일 남았고 수요일에는 바자회를 해.
일단 해야 할 일이 뭐가 있을까?”
물었습니다.
우려와 달리 진지하게 고민하며 큰 소리로 하나씩 얘기합니다.
월요일에는 무엇을 할지 물으니 바자회를 먼저 준비하자고 합니다.
어느 정도 틀을 잡고 오늘은 놀러 밖에 나갔습니다.
장봉도 여행이 있어 원래 3시 반까지 가야 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10분 전까지 가기로 하고 상어 놀이를 했습니다.
“놀러 갈 사람?”
“저요!”
저번엔 여자아이들과 했지만 이번엔 어진이, 영광이, 서광이도 함께합니다.
놀이 도중에 얘가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룰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사이가 더 좋아졌으리라 믿습니다.
일차로 정리된 일정
마음의 짐 덜기
구슬7기분들과 권대익 선생님 차를 타고 배를 타러 갔습니다.
선착장에서 연무복지관 김은진 선생님과 실습생들과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처음으로 배 표를 끊고 기러기 밥도 줍니다.
기러기들이 많지 않고 추웠지만 받아먹는 모습은 한 번 봤으니 만족합니다.
새우깡을 서로 나눠먹으면서 구슬7기분들과 낄낄 웃었습니다.
내려와서 포옹 인사로 인사를 나눕니다.
어색하긴 했지만 따뜻한 분들임이 느껴집니다.
금방 장봉도에 도착해 숙소에서 바로 저녁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예림 언니, 형주 오빠, 성은 언니가 고기를 계속 구워줬습니다.
서로 쌈을 싸서 감사하다고 먹여주니 훈훈하고 정겹습니다.
정리하고 별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일상생활배움학교와 책 여행 사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책 여행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책 내용에서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을 골라 가고 싶은 여행을 만들어 갑니다.
예로 물고기 책을 읽고 가평으로 놀러 가고 정조 책을 읽고 수원화성을 갔습니다.
이번 어린이 여행에서 먼저 키워드를 모아 테마를 만들었던 진행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책 여행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배움도 얻고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여행을 갈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에서도 직접 포스터도 만들고 설명회도 여는 아이들도 대단했지만 진행한 별 선생님도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직접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두 사업에서 미리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들을 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길게 버스를 타면 안 떠들 수가 없고 감사편지를 쓰기 싫어하지만 먼저 선생님이 쓰면서 한 명씩 다 써주자고 하면 쓴다는 것 등.
이후에 진행된 질문시간에도 구슬7기언니들, 형주 오빠 제 질문에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반에 많이 노는 것, 놀고 회의를 했던 경험, 돌발 질문으로 집중시키기, 칭찬 많이 하는 것 등 모두 메모해서 시도 해보려합니다.
고민이 많았는데 짐이 덜어져 한결 가볍습니다.
달빛 산책을 갔습니다. 차에서 내리고 본 바다와 달빛이 다른 세계에 온 듯합니다.
이렇게나 고요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다들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불꽃놀이도 합니다.
김은진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셨습니다.
고요한 바다에 진한 달빛과 불꽃까지 또 잊지 못할 추억이 생깁니다.
마무리로 샌드위치 포옹과 감사인사로 사랑을 전했습니다.
불꽃놀이
2020.01.04
일출을 보러 찬 바람을 맞으며 일찍 나왔습니다.
핫팩을 마구 흔들며 산을 오릅니다.
오른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파와 벌써부터 4시간 산행이 걱정됩니다.
얼마 안 올라가 정상에 도착합니다.
3분 스피치를 하며 해를 기다립니다.
춥고 피곤하지만 모두 경청합니다.
안개가 껴서 산에서는 못 봄으로 판단하여 하산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구슬 7기 언니들 사진에서 봤던 곳 같아 ‘이곳에 내가 오다니!’ 싶었습니다.
단체 사진도 남기고 차에 타니 그제야 창 밖으로 붉은 해가 보입니다.
일출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처럼 새빨간 해는 처음 봤습니다.
새해에 기념할만한 일이 없었는데 떠오르는 해가 진짜 2020년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일출을 기다리다가 찍은 사진
4시간 산행이라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막상 오르니 그새 산에 적응했는지 장난도 치고 노래도 부르며 신나게 오릅니다.
올라가면서 보이는 넓은 바다와 그 아래의 절벽, 돌들이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쉴 때 3분 스피치를 이어서 했습니다.
이번 활동에 임하는 각오와 열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산을 타는 내내 2020년도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방화를 했으니 다른 사회사업기관을 가볼까’, ‘학교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산을 타지 않았다면 여유롭게 생각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냥 산을 탐이 아니라 또 배워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별님의 어머니께서 칼국수를 해주셨습니다.
산행이 늦어졌지만 칼국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감사 포옹도 해드렸습니다.
다른 개인 시간을 더 가질 수 없어서 짐만 챙겨 나옵니다.
급하게 뛰어서 바다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간이 안 될 것 같았는데 뛰어가서 사진만 찍은 것도 재밌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별님과 인사하고 배를 탔습니다.
마지막에 배에서 별님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장봉도에게도 손을 흔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마쳤습니다.
이미 친한 연무복지관 언니, 오빠들과 새로 만난 구슬7기 언니들과 이번에도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친해지자마자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 장봉도 여행에서 서로 그 진심은 통했다고 믿습니다.
첫댓글 교통 일정 숙소를 아이들이 직접 찾아보고 결정했습니다.
서로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집중하며 착착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우리의 여행이니 우리가 준비하는 일이 당연합니다.
장봉도에서 시간이 풍성했습니다.
서로 고민을 나누며 아이들을 만날지 생각했습니다.
서로 아끼고 챙겨주며 가까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