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599]고운휘호출품=청련거사李白시-송하빈객귀월(送賀賓客歸越)
送賀賓客歸越 (송하빈객귀월)
월(越)로 돌아가는 하지장(賀知章)을 보낸 시
*하(賀)빈객(賓客)=하지장(賀知章)이 태자빈객(太子賓客)을 지낸 적이 있어서
하 빈객이라 부른다.
*越(월)은 하지장의 고향. 사오싱(紹興)은 춘추시대 월(越)나라 도성이었다.
월주(越州) 영흥(永興:浙江省 會稽) 출생.
이백(李白)
鏡湖流水漾淸波 경호류수양청파
狂客歸舟逸興多 광객귀주일흥다
山陰道士如相見 산음도사여상견
應寫黃庭換白鵝 응사황정환백아
경호의 흐르는 물에 맑은 물결 일렁이니,
사명광객 가는 배에 뛰어난 흥취 진진하리.
산음의 도사와 만일 서로 만나게 되면,
응당 《황정경》 써주고 흰 거위와 바꾸겠지.
경호의 맑은 물결 일렁이는데
광객이 배타고 돌아가니 고상한 흥취 많구나.
만일 산음의 도사를 만난다면
응당 황정경 써주고 흰 거위와 바꾸리
경호 흐르는 물에 맑은 물결 출렁이니
사명광객 귀향 배에 흥취가 가득하리
산음 땅 도사와 만나게 된다면
『황정경』을 써주고 흰 거위와 바꾸시리
鏡湖경호=하지장 (賀知章, 659~744) 고향 소흥(紹興)의 경호(鏡湖)
流水류수= 흐르는 물.경호(鏡湖)는 지금의 사오싱 젠후(鑑湖)다.
젠후는 저수지처럼 막힌 호수가 아니라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들고
나가는 길다란 호수다.
漾양=출렁거릴양
淸波 청파=맑은 물결.
狂客광객=하지장 (賀知章)의 호가 사명광객(四明狂客),
하지장은 시와 서예에 뛰어난 명인이었다.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명성을 날렸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구속 없는 언행으로 스스로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불렀다.
歸舟귀주=귀향하는 배
逸= 편안할 일. 빼어나다. 뛰어남. 즐기다. 기뻐함.
興多 흥다=흥취가 많음.
山陰산음=왕희지의 난정서로 유명한 회계의 산음.
하지장의 고향이 산음(山陰)으로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사오싱(紹興)이다.
道士도사=도교를 믿고 수행하거나 도교의례를 집전하는 종교인을
도사(道士), 방사(方士), 선인(仙人) 등으로 부른다. 도교는 노자(老子)와
장자(莊子) 사상에서 유래했지만 노장 사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如=같을 여. 相見상견=서로 만나 봄
應=응할 응.동자(同字)譍약자(略字)応.
寫= 베낄 사.
黃庭황정= 황정경黃庭經, 도교(道敎)에서 쓰는 경문이나 경전.
위부인(魏夫人)이 전한 황제 내경경(黃帝內景經), 왕희지(王羲之)가
베껴서 거위와 바꾸었다는 황제 외경경(黃帝外景經), 황정 둔갑 연신경
(黃庭遁甲緣身經), 황정 옥축경(玉軸經)의 네 가지가 있다.
換= 바꿀환.
白鵝백아=하얀 거위.鵝=거위아.
하지장賀知章을 송별한시, 「송하빈객귀월送賀賓客歸越」이다.
하지장은 태자빈객을 지낸 시인으로 이백의 시적 재능에 탄복하여
그를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謫仙(적선)’이라고 일컬었던 장본인이다.
이시는 수도 장안에서 고향 월주越州로 떠나는 그를 송별하며
시詩와 술로 교유하는 막역한 사이였던 하지장을
남쪽 회계 지방으로 떠나보내며 이백은 왕희지의 고사를 떠올렸고,
그래서 ‘산음의 도사를 만난다면 …
황정경黃庭經을 써 주고 흰 거위와 바꾸리’라고 노래하였는데,
이는 하지장이 초서와 예서에 뛰어났던 서예가이고,
도교에 심취해 도사道士가 되고자 했던 인물이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장을 노래한 이백의 이 시는 곧 하지장이 글씨를 잘 썼기 때문에
진(晉) 나라 왕희지(王羲之)가 일찍이 산음(山陰)의 도사에게
《도덕경(道德經)》을 써주고 흰 거위와 바꾸었던 고사를 인용하여
지은 것이다. 본디 왕희지가 쓴 것은 《도덕경》인데,
이백이 《황정경》으로 인용한 데 대해서는 잘못 인용했다는 설(說)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왕희지가 거위를 얻으려고 도사에게 써 주었던 것이
『황정경』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