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 수압, 세면 셀수록 좋다?=비데를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을 위해서 수압을 높이기 쉽다. 하지만 수압이 너무 세면 오히려 치질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상태에 따라 수압을 ‘약’이나 ‘중’으로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
초기 치핵 환자가 강한 수압으로 비데를 사용하면 항문에 경련이 일어나고 치핵 주변의 혈관이 터져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변비로 인한 급성 치열로 항문 점막에 상처가 생긴 상태라면 강한 물살 때문에 괄약근이 자극 받아 출혈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사용 횟수나 시간도 용변을 본 후 하루 1~2회 정도, 3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데 사용 후에는 반드시 건조기능이나 휴지를 이용해 물기를 잘 말려야 한다. 제대로 건조하지 않아 항문 주변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쉽게 번식해 염증이나 고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민상진 메디힐병원 원장은 “비데 기능을 맹신해 강한 수압으로 하루 4~5차례 이상 과도하게 사용하면 민감한 신체부위가 자극될 뿐만 아니라 항문 보호층이 손상돼 치질, 항문소양증 등의 항문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더욱이 치질 환자라면 전자식 비데 보단 샤워기형의 수동 비데를 설치해 가볍게 마사지 하듯이 항문 주변을 씻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변비나 치질 예방하려면 비데로 관장하라?=변비해소나 독소배출을 위해 관장기능이 추가된 비데를 이용해 관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비데관장’은 비데의 가늘고 강한 물줄기가 직장 안까지 도달해 점막을 자극함으로써 변의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데를 이용한 관장은 자율신경에 의해 움직이는 항문을 강제로 여는 방법으로 근본적인 치료책이 아니다.
오히려 습관적으로 관장을 하면 항문의 개폐를 담당하는 괄약근과 직장, 대장에 복합적인 문제가 나타난다. 비데관장을 6개월 이상 지속하면 항문과 직장 신경의 감각이 둔해져 변이 직장까지 도달해도 변의를 느끼지 못하는 변비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항문점막이 충혈돼 치질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항문 상처로 변이 찔끔찔끔 나오는 변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민 원장은 “관장을 자주하면 배변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오히려 변비가 만성화될 수 있고 비데로 관장을 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대장까지 침투해 출혈, 궤양, 복막염,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비데 대신 샤워기 등을 활용해 하루 3~5분 정도 꾸준히 온수 좌욕을 하면 항문 주변 혈액순환을 도와 변비나 치질의 통증 완화에 더 효과적이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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