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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언의 활용 표지#1. 용언 활용 시 한국어 어미의 분류
한국어 어미를 나누어 보면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규칙 활용 용언
1. 어간‘ㄹ’탈락
어간‘ㄹ’탈락은 ‘알다, 살다, 팔다’처럼 ‘ㄹ’받침으로 끝나는 용언이 어미[ㄴ, ㅂ, ㅅ, 오]를 만났을 때 'ㄹ'이 탈락되는 현상입니다.
-아/어요 | -(으)네요 | -(으)ㅂ시다 | -(으)세요 | - 오 | |
살다 | 살아요 | 사네요 | 삽시다 | 사세요 | 사오 |
만들다 | 만들어요 | 만드네요 | 만듭시다 | 만드세요 | 만드오 |
위에 ‘살아요, 만들어요’는 어미 '아/어요'와 결합했기 때문에 'ㄹ'이 탈락하지 않지만, 이를 제외하고 ‘ㄹ’로 끝나는 용언과 ‘ㄴ, ㅂ, ㅅ, 오’로 시작하는 어미가 만났을 때는 ‘ㄹ’이 생략되었습니다. 어간 ‘ㄹ’탈락 용언은 예외가 없기 때문에 불규칙이 아니라 규칙 활용 용언으로 분류됩니다.
2. 어간 모음‘ㅡ’탈락
어간 모음‘ㅡ’탈락은 어간의 끝소리 ‘으’가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를 만났을 때 모음‘ㅡ’가 탈락되는 현상입니다. 중요한 점은 어간의 ‘으’가 탈락하고 나면, 그 앞 음절의 모음이 양성모음인지 음성모음인지에 따라 ‘-아/어’가 선택됩니다. 만약 ‘으’가 탈락한 후 남은 앞 음절이 없다면 원래 모음이 음성 모음인 ‘ㅡ’였기 때문에 모음조화에 따라 음성 모음 어미 ‘-어’가 선택됩니다. 이 경우 역시 예외가 없기 때문에 불규칙이 아니고 규칙 활용으로 분류합니다.
-아/어서 | -(으)면 | -고 | |
쓰다 | 써서 | 쓰면 | 쓰고 |
바쁘다 | 바빠서 | 바쁘면 | 바쁘고 |
위의 예시에서 ‘-(으)면’과 ‘-고’와는 달리 용언 ‘쓰다’와 어미 ‘-아/어서’의 결합에서 ‘으’모음이 탈락되어 ‘ㅆ + 어서’의 단계를 거쳐 ‘써서’가 되었습니다. ‘바쁘다’ 역시 위와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2. 불규칙 활용 용언
불규칙 활용 용언은 크게 [어간이 바뀌는 불규칙 활용, 어미가 바뀌는 불규칙 활용, 어간과 어미가 모두 바뀌는 불규칙 활용]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어간이 바뀌는 불규칙 활용 용언입니다.
1. ‘ㄷ’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ㄷ’으로 끝나는 모든 용언이 다 불규칙 활용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규칙이 적용되는 용언과 적용되지 않는 용언을 분류하는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ㄷ'불규칙은 불규칙 활용입니다.
-아/어요 | -(으)니까 | -지만 | |
받다 | 받아요 | 받으니까 | 받고 |
듣다 | 들어요 | 들으니까 | 듣지만 |
위의 예시에서 ‘듣다’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아/어요’가 만났을 때 ‘ㄷ’이 ‘ㄹ’로 바뀌어서 ‘들어요’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지만’에는 ‘ㄷ’이 ‘ㄹ’로 바뀌지 않고 ‘듣지만’이 되었습니다.
2. ‘ㅅ’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되는 현상입니다. 역시 ‘ㅅ’으로 끝나는 모든 용언이 다 불규칙 활용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어서 | -(으)려고 | -지만 | |
벗다 | 벗어서 | 벗으려고 | 벗지만 |
낫다 | 나아서 | 나으려고 | 낫지만 |
위의 예시에서 ‘낫다’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아/어서’가 만나서 ‘ㅅ’이 탈락했고 ‘나아서’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탈락되기 전에 ‘ㅅ’이 받침 자리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받침이 있는 용언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으)려고’와 같이 용언의 받침 유무에 따라 어미가 바뀌는 경우 ‘ㅅ’이 탈락되어도 받침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나으려고’처럼 ‘으’가 탈락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으)려고’는 받침이 있는 경우 ‘-으려고’가 되고 받침이 없는 경우 ‘-려고’가 됩니다
3. ‘ㅂ’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ㅂ’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우/오’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ㅂ’으로 끝나는 모든 용언이 다 불규칙 활용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어요 | -(으)면 | -ㅂ/습니다 | |
춥다 | 추워요 | 추우면 | 춥습니다 |
고맙다 | 고마워요 | 고마우면 | 고맙습니다 |
아름답다 | 아름다워요 | 아름다우면 | 아름답습니다. |
돕다 | 도와요 | 도우면 | 돕습니다 |
곱다 | 고와요 | 고우면 | 곱습니다. |
좁다(규칙) | 좁아요 | 좁으면 | 좁습니다. |
‘돕다’와 ‘곱다’를 제외하면 ‘ㅗ/ㅜ’ 중에 전부 ‘ㅜ’로 바뀝니다. 위에 예시에서 ‘좁다’만 규칙 용언입니다. 위의 예시를 보면 ‘ㅂ’이 생략되고 ‘우’ 또는 ‘오’로 바뀌기 때문에 어미 ‘-아/어요’는 ‘-와/워요’가 됩니다.
4. ‘르’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르’가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ㄹ’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앞의 ‘ㄹ’은 어간의 받침으로 사용되고, 뒤에 ‘ㄹ’은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사용됩니다.
어간의 끝소리 ‘르’를 사용하는 용언 중 ‘르’불규칙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따르다, 들르다, 치르다’와 같이 ‘으’탈락이나 ‘이르다, 푸르다’와 같이 ‘러’불규칙 현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아/어서 | -(으)면 | -ㅂ/습니다 | |
다르다 | 달라서 | 다르면 | 다릅니다 |
흐르다 | 흘러서 | 흐르면 | 흐릅니다. |
위의 예시와 같이 ‘다르다’의 ‘르’가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되었습니다. 그 자리를 ‘ㄹㄹ’이 앞 음절과 뒤 음절에 차례대로 붙으면서 ‘다+ㄹ+ㄹ+아서’의 과정을 거쳐 ‘달라서’가 되었습니다. 다른 어미 앞에서는 ‘르’가 생략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어미가 바뀌는 불규칙 활용 용언입니다.
5. ‘여’불규칙
‘여’불규칙은 간단합니다. ‘하다’의 ‘하’와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만나면 ‘하여’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하다’+‘-아/어서’를 결합하면 ‘하여서’가 됩니다. ‘하여’는 줄여서 ‘해’로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지루하다' +'아/어서'가 결합하면 원칙적으로는 '지루하 + 아서'의 과정을 거쳐 '지루하서'가 돼야 하지만,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지루하여서' 또는 줄임말로 '지루해서'가 됩니다.
6. ‘러’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르’인 용언 중에서 ‘이르다, 푸르다’와 같은 단어는 어간에 변화가 없는 대신 어미의 첫소리 ‘-아/어’가 ‘러’로 바뀝니다.
-아/어요 | -(으)면 | -지만 | |
이르다 | 이르러요 | 이르면 | 이르지만 |
푸르다 | 푸르러요 | 푸르면 | 푸르지만 |
위의 예시 중 ‘이르다’가 ‘-아/어요’와 결합했을 때는 ‘어’가 탈락되고 대신 ‘러’가 생겼습니다. ‘푸르러’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7. ‘우’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우’가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합니다. 이 현상을 적용받는 용언은 ‘푸다’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푸다’와 ‘아/어’가 결합하면 ‘푸어’가 아니라 ‘우’가 탈락한 ‘퍼’가 됩니다.
다음은 어간과 어미가 보두 바뀌는 불규칙 활용 용언입니다.
8. ‘ㅎ’불규칙
어간의 끝소리 ‘ㅎ’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됩니다. ‘ㅎ’으로 끝나는 모든 용언에 이 현상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 ‘ㅎ’이 탈락하고 난 후 용언은 받침이 없는 것처럼 취급합니다. 예를 들어 ‘-(으)려고’와 같이 용언의 받침 유무에 따라 어미가 바뀌는 경우 ‘ㅎ’이 탈락되었기 때문에 받침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이렇다 +(으)려고’가 결합하면 '이러+려고'처럼 어간의 받침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으’를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참고로 ‘-(으)려고’는 받침이 있는 경우 ‘-으려고’가 되고 받침이 없는 경우 ‘-려고’가 됩니다
-아/어요 | -(으)면 | -고 | |
좋다 | 좋아요 | 좋으면 | 좋고 |
하얗다 | 하얘요 | 하야면 | 하얗고 |
이렇다 | 이래요 | 이러면 | 이렇고 |
위의 예시에서 '좋다'는 규칙 용언이기 때문에 활용에서 별다른 어간의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에 ‘이렇다’는 ‘ㅎ’이 탈락되었습니다. 참고로 ‘아/어’와 ‘아/어’가 만났을 때는 ‘애’가 됩니다. 그래서 ‘이러+어요’의 과정을 거쳐 ‘이래요’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야/여’와 ‘아/어’가 만나면 ‘얘/예’가 됩니다. 그래서 ‘하야+아요’가 ‘하얘요’가 됩니다.
지금까지 용언의 활용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용언의 불규칙 활용을 공부하고 나면 우리나라의 어법이 영어의 어법과 비교해서 간결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과와 서재
공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