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희 시 '당근꽃'
년도별/예술문학비평
2020-09-12 08:13:54
ㅎㅎ 당근꽃 이라는 거이 있었네???
우리 고향 함경도에는 없었을 것 같은 꽃...
못 먹는 것이 없을 것 같았던 젊은 시절 한번도 거부해 볼 생각이 없었던 당근...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가 안 좋으니 이제는 당근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
티비 만화 바니를 흉내내 ' 왓삽 닥!! ( 안녕하쇼 박사님!!) ' 하면서 어린 딸들에게 당근을 먹이려 엄청 노력햇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당근이란 당근은 다 골라넨다...
우리 세대 조선에도 ...
당근 꽃을 만들어 먹는 부자??들이 잇었구나 ㅎㅎ
당근꽃
송명희
새악시 볼처럼 주홍으로 물든 당근
나박나박 얇게 저며
양은 소반 위에 코스모스 하나 가득
어느새 상큼한 명절 물김치 한 항아리
“다 됐다 다 끝났어”
뚝뚝 흐르는 땀, 종일 훔쳐내시며
추석 전날 내내 하신 그 말씀
그러나 가족 모두 안답니다
우리가 잠든 후에 일이 끝난다는 걸
나는 서툰 젓가락질로 당근꽃만 골라내었어요
지금 어머니 손자가 그래요
고소한 밤 넣고 달콤한 깨 넣고 예쁜 송편 빚어야죠
꾸벅꾸벅 조시며, 남은 반죽 모두 모아 주먹만 한 송편
깔깔깔 웃으시며, “자 이거 두 사람 몫이다”
엄마, 그거 먹고 싶어요
잊지 마시고 올 추석에 꼭 다녀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