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얇게 낀 월요일 아침,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러브홀릭의‘인형의 꿈'이란 노래를 처음 들었다.
이럴 때 필이 꽂혔다 하는가 보다.
예전에 어떤 남자가수도 불렀었는데.......
그 때도 노래제목에 마음이 끌렸었다.
짙은 벨벳 토끼 인형이 있었다.
작은 소녀의 손 때가 묻을 만큼 사랑을 독차지 하던 인형은 점점 소녀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토끼인형은 장난감 바구니로, 어두운 다락방으로 밀려난다.
어느 날, 토끼인형은 마당에서 자기와 똑같이 생긴 토끼를 만난다.
그러나 그들은 폴짝폴짝 뛰어 인형의 곁을 떠나간다.
짙은 벨벳 토끼인형은 자기가 왜 소녀의 사랑을 잃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토끼인형은 꿈을 갖게 된다.
동화 ‘인형의 꿈’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사랑을 노래하는 가요는 많다. 어쩌면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그 흔한 사랑을 입맛대로 다들 노래하지만 정작 마음에 와닿는 노래는
흔치 않다.
같은 사랑도 어떻게 표현하고 노래하는 지에 따라 느낌도 의미도 많이 다르다.
러브홀릭의 ‘인형의 꿈’은 원곡보다 훨씬 더 가사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본다.
피아노 전주의 무겁고 우울한 느낌과 허스키한 목소리의 어울림은 잠시 멍한 상태로 귀기울이게 된다.
나에게 이 노래가 슬픈 것은 짝사랑을 그럴 듯하게 표현해서라기보다는
러브홀릭의 목소리와 토끼인형에 대한 나의 기억 때문이다.
아니면 계절이 바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