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제12코스 <쉬미항↔진도대교> 걷기
한반도 둘레길인 서해랑길은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화도에 이르는 1,800km의 서해안 해변 길이다. 이중 진도 구간은
울돌목 진도대교에서 섬을 일주하는 7개 코스 124km에 이른다. 진도는 지질학 적으로 화원 산맥의 침강(명량해협)으로
형성된 섬이라 한다. 실제로 화원 지맥에서 분기한 진도 지맥은 진도 전망대가 있는 망금산을 필두로 철천산 첨찰산 여
귀산 연대산 한복산으로 동. 서 축을 이루며 이어져 서남단 서망항에 이른다. 주위에 250여 개의 부속 섬을 거느린 진도
는 우리나라 섬 중 세 번째로 크며, 농경지가 넓어 농산물이 풍부한 고장이다. 굴곡이 심해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는 해
안선은 길이가 306km에 이르고, 해안 일주 도로가 120km에 이른다. 지난 7월 9일, 진도 대교를 건너며 시작한 진도 일
주 서해랑길이 벌써 마지막 구간(진도 12코스)을 걷게 된다. 망금산을 올라 벽파항과 용장성을, 첨찰산을 올라 운림산방
을, 죽림 갯벌을 지나 남도진성을, 서망과 팽목항을 지나 동석산을, 쉬미항 남북의 낙안 해안을 따라 북상해 나리 방조
제를 건너서 다시 진도대교를 찾는다. 아름다운 그 길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지가, 삼별초의 항몽 도성 용
장성과 남도진성이, 진도 아리랑과 강강술래의 고장다운 국립 남도국악원이, 명견 진돗개의 백구문화센터가 있고 그리
고 옹골찬 응회암 기반암이 곳곳에 기암절봉을 이루는 낙안 해안길이 있다. 일찍이 고산 윤선도가 쌓은 고산둑을 비롯
한 곳곳의 방조제는 해안가의 절경인데, 나리 방조제는 그중의 으뜸으로 겨울 한철 백조의 호수를 이루는 군내호의 고
니 떼의 군무는 단연 진경이라 하겠다.
진도읍 산월리, 쉬미항의 오후 한 시는 한가로웠다. 부두의 여객선은 출항 시간이 아직 먼 듯 조용하고, 부두의 어선
들은 그물 손질로 한가롭다. 그러나 22km의 트랙을 가야 하는 여행자들의 발길은 바쁘기만 하다. 이곳에서 군내호로
가는 서해안 길은 낙안 해안길이다. 크고 작은 곶과 만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는 이 길은 가까이는 연안 섬인
군함도 율도 희어도가, 멀리는 신안군의 고사도 백야도 장산도를 바라볼 수 있는 낭만의 길이다. 맛있는 음식이 입을
즐겁게 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듯, 낙안 해안길의 수려한 해안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한다. 진도 서해안은
특히 크고 평야가 많다. 이즈음 진도의 들녘은 전과 답의 색갈이 청색과 황색의 극대비를 이룬다. 곳곳의 논들은 황금
들녘을 이루고, 비산비야 낮고 넓은 구릉의 밭들은 대파와 겨울 배추로 진한 녹색을 뜬다. 비록 금새라도 비를 뿌릴듯
한 하늘은 물론, 바다조차 회색빛 하늘 닮아 심드렁하지만, 만발한 억새꽃 연연한 손짓과 황금빛 들녘이 마지막 진도
길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진도읍 수유리 청룡마을과 전두리를 지나 군내호를 찾았다. 겨울이면 호수의 낭만객 백조의 군무가 펼쳐지는 곳,
그러나 아직은 잔잔한 수면에 낮은 파랑이 호수의 숨결 인양 정중동 한가롭다. 십리 둑 나리 방조제는 길고도 멀었다.
가도 가도 여기가 그기이고, 그기가 여기다. 이따금씩 구름 사이 내리는 빛 내림(틴들)이 아주 슬쩍 호수에서, 바다에
서 윤슬을 피워 지루함을 달래준다. 암봉 우뚝한 도암산과 진도 전망대를 머리에 인 망금산을 바라보며 죽전마을을
지나 진도대교를 찾았다. 울돌목은 물살은 여전히 빨랐다. 마치 명량해전 그날처럼. 간조 때라 수위가 낮음에도, 조
류는 큰 물결을 이뤄 마치 근육 살이 살아 꿈틀거리듯 휘돌며 어란포를 향해 달렸다. 아주 빨리.
촬영, 2022, 10, 08.
▼서해랑길 진도 12코스 안내도 - 1
▼ 서해랑길 진도 12코스(22km) 안내도 - 2
▼진도읍 산월리, 쉬미항 - 1
▼진도읍 산월리, 쉬미항 - 2 / 여객터미널
▼진도읍 산월리, 쉬미항 - 3 / 낙안 해안로 가는 길
▼진도읍 산월리, 쉬미항 - 4
▼ 진도 서해안, 낙안 해안로 - 1
▼진도 서해안, 낙안 해안로 - 2
▼ 진도 서해안, 낙안 해안로 - 3
▼ 진도 서해안, 낙안 해안로 - 4
▼진도읍 수유리, 망치산과 청룡마을
▼명치마을, 어촌체험장
▼ 수유리 4거리, 청룡마을 입구
▼전두 1리 갈림길
▼억새와 코스모스의 앙상블
▼군내교 입구 삼거리
▼군내교, 백조 호수공원 - 1
▼ 군내교, 백조 호수공원 - 2
▼군내교, 백조 호수공원 - 3 / 럭비구장
▼ 군내교 / 군내호 갑문
▼군내호 철새 도래지
▼고들빼기(?) 종 꽃
▼군내호, 나리 방조제 - 1
▼군내호, 나리 방조제 - 2 / 인증 사진
▼ 군내호, 나리 방조제 - 3 / 전남 신안군 군도 조망
▼군내호, 나리 방조제 - 4 / 군내호 철새 조망대
▼군내호, 나리 방조제 - 5 / 진도읍 연대산을 향해 뒤돌아 본 풍경
▼군내호, 나리방조제 - 5 / 금골산, 도암산, 망금산 조망
▼진도 군내면 나리
▼ 나리 마을 앞 12코스 안내목 / 건배산 가는 트랙
▼ 나리 마을 -1
▼ 군내호, 나리 방조제 - 2 / 삼거리
▼ 시월에 핀 아까시 꽃 / 나리 마을 동구 길
▼돼지감자 꽃
▼군내면 죽전마을 동구
▼죽전 마을 콤바인 벼 수확
▼죽전 고개 길 - 1
▼죽전 고개 길 - 2
▼ 죽전 고개 길 - 3
▼ 죽전 고개 길 - 4 / 멀리, 나리 방조제가 보임
▼ 죽전 고개 길 - 5 / 진도 녹진리 해안
▼ 진도 대교 주변 울돌목 해양공원 - 1
▼ 진도 대교 주변 울돌목 해양공원 - 2 / 명량해협 진도대교
▼진도 대교 주변 울돌목 해양공원 - 3 / 명량해협을 지키는 이충무공 동상
▼진도 대교 주변 울돌목 해양공원 - 4
▼진도대교 교각에서 본 명량해협/ 빠른 조수가 훤히 보임
▼진도대교에서 본 명량해협의 황혼 틴들
▼진도대교에서 본 해남 울돌목
▼해남 울돌목 '트윈 브리지' 카페
▼ 해남 우수영관광지 - 1
▼해남 우수영관광지 - 2 / 명량 해상 케이블카
▼해남 우수영관광지 - 3 / 명량 해상 케이블카 터미널
첫댓글
진도에 대한 전체적인 모습을
한편의 서사시로 표현했군요.
이제 진도구간을 마무리해서
남은 해남구간은 한결 마음의 여유를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다음 13코스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