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 (마태복음 22:14)
여기서 '청함을 받은 자'가 바로 외적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외적 부르심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지며, 인간의 지성과 이성을 향해 복음의 사실(Fact)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전적 타락의 교리가 가르치듯, 죄로 인해 영적 감각이 마비된 자연인(Natural man)은 아무리 탁월한 논리와 웅변으로 외적 부르심을 받아도 그것을 미련한 것으로 여기며 스스로 거부합니다(고전 2:14).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설교라는 '미련해 보이는 것'을 은혜의 방편으로 삼으셨습니다. 외적 부르심 그 자체로는 영혼을 살릴 수 없으나,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필수적인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3. 효과적 부르심(Effectual Calling): 성령의 주권적 침투
외적 부르심의 한계를 넘어, 마침내 죄인의 굳은 심령을 깨뜨리고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는 결정적 사건이 바로 성령의 '내적 부르심', 즉 '효과적 부르심(Effectual Calling)'입니다.
효과적 부르심은 인간의 물리적 귀가 아닌, 영혼의 가장 깊은 심연을 향해 선포되는 하나님의 창조적 음성입니다. 무덤 속에 누워 썩어가던 나사로를 향해 "나사로야 나오라!" 하셨던 주님의 음성처럼, 성령의 내적 부르심은 단순한 초청(Invitation)이 아니라 생명 자체를 창조해 내는 신적 칙령(Divine Fiat)입니다.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Called),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로마서 8:30)
바울이 구원의 황금 사슬에서 언급한 이 '부르심'이 바로 효과적 부르심입니다. 성령께서 이 부르심을 발하실 때, 그것은 결코 실패하거나 인간의 거절로 인해 무산되지 않습니다. 성령의 부르심은 그것이 요구하는 반응(믿음과 회개)을 영혼 안에서 스스로 창조해 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효과적(Effectual)'이라는 단어가 지닌 위대한 신학적 무게입니다.
4. 영적 조명(Spiritual Illumination)의 원리: 어둠에서 빛으로
그렇다면 성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효과적 부르심을 우리 영혼 안에 적용하십니까? 존 오웬은 그 핵심적인 방편을 '영적 조명(Illumination)'으로 규명합니다.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 (고린도후서 4:6)
타락한 인간의 지성(Mind)은 죄로 인해 어두워져,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영적 시력을 상실했습니다(소경). 존 오웬은 성령의 조명하심을 "단순히 지식의 양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성 자체의 영적 시력을 회복시켜 복음의 영광스러운 탁월성(Excellency)을 맛보아 알게 하는 초자연적 역사"라고 정의합니다.
성령께서 조명의 빛을 영혼에 비추시는 순간, 십자가는 더 이상 유대인의 거리끼는 것이나 헬라인의 미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요 능력으로 깨달아집니다. 성령은 억지로 우리를 끌고 가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얼마나 영광스럽고 아름다운지를 '보게 하심'으로써 우리의 의지가 스스로 기쁨에 겨워 항복하게 만드십니다.
5. 제12강 결론: 목회자의 무력함과 성령의 전능함 사이에서
효과적 부르심과 영적 조명의 교리는 지난 40년의 목회 여정을 결속하시는 목사님과 모든 강단 위의 설교자들에게 가장 깊은 겸손과 동시에 가장 위대한 위로를 줍니다.
설교자가 강단에서 아무리 피를 토하며 복음을 전해도(외적 부르심), 그 말씀을 들은 성도의 영혼 속에 거룩한 조명의 빛을 비추어 그를 십자가 앞에 무릎 꿇게 하시는 분(효과적 부르심)은 오직 '성령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인간의 설교는 귓바퀴에서 멈추지만, 성령의 부르심은 영혼의 골수를 쪼갭니다. 따라서 참된 목회는 인간의 설득 기술이나 웅변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강단에 선포된 말씀(Logos)을 성도의 심령에 효과적으로 꽂아 넣으시는 성령(Pneuma)의 주권적 조명하심에 전적으로 엎드리는 거룩한 절망이요, 완전한 의탁입니다.
(제13강 예고: '중생(거듭남)의 사역 - 영적 생명의 즉각적이고 주권적인 재창조'로 이어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