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남의 명산 지리산이 어느때 인들 아름답지 않으리요 마는 그래도
맹꽁이눔은 봄의 신록이 만산편야 하는 5월이 가장 아름답더라.
마침 한마음 엠티에 지리산 6개령 잔차질이 있어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옴 덕에 보지 긁는다고 선발대를 자처하여 불불이 길을 나서게 되었더라.
덕산 원리교(출발.)
평소 장님 장님 지팡이 대접하듯 등치고 배문지르며 아부한 갈뫼 성님이
운전 자봉을 자처 하셔서 독감으로 자리보전을 하는 큰딸을 빼고는 마눌과
막내 네모공주를 조발하여 폼 나는 길을 나서게 되었다.
(사실 더위에 약한 맹꽁이 눔의 약빠른 계산도 부인할 수는 없다.ㅎㅎ)
밤멀재에 본 홍계리 야경.
전 날 어디 지리산 유산이래두 가는 걸로 착각한 마눌이 밤새 기름 내음새를
풍기며 지지고 볶고한 음식과 과일 음료수 등등을 도둑놈 부싯돌 만한 작은
차에 싣재니 공간이 협소해 차 지붕에 얹어 끈으로 묶고(?) 남부여대하여
떠나니 꼭 아프카니스탄 난민을 방불케 하더라.
밤멀재의 버스카페(주인이 대단히 소탈함)
계명성이 희뿜한 대하리와 홍계리를 타고 오르는 길은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동삼에 앵두 따듯 희희낙낙 희짜를 뽑으며 오른다.
대하리에서 몇년 전 패대기 친 깨고락지 신세가 된 기억에 입맛이 쓴데 또 무신
액땜을 하겠냐며 밤도둑 개 꾸짓듯 혼자 꿍얼 거리며 애써 자위한다.
민들레(여기 실린 그림은 전부 네모공주의 작품)
어느 고개든 마찬가지 지만 대부분이 초입의 가파른 된비알이 많아 입구에서
헛힘만 써지 않는 다면 그리 어렵지가 않다.
밤머리재도 초입의 자드락 길이 조금 까탈스럽기는 하지만 육개령 중 가장 난이도가
낮아 그리 힘들지 않고 올라선다.
지리산 동부능의 웅석과 천왕봉을 이어 주는 가치는 차치하고 말이다.
그럴듯 합니다.
봄 얼음 건너듯 살금거리며 올라선 밤멀재는 바람이 차가워 곧장 산청 왕재를
넘어 유림까지 단숨에 뽑는다.
더 가고 싶었으나 오줌 매렵다고 징징 거리는 네모 공주의 성화에 부대껴 화남
초교가 있는 지곡 마을에서 마눌이 밤새 냄새를 풍긴 아침상을 받는다.
폐교된 화남초교.
새벽 노상에서 자리까지 깔고 좌정해 부어라 마셔라 꼴값을 떠니 동네 견공들이
허리가 부러지도록 짖으며 초인사를 개어 올린다.
범 없는 골에 여우가 대빵이요, 장님 동네에 애꾸눈 끗발이 상석인지라 혼자
건륭제의 만한전석 부럽지 않은 칠첩반상이 은근 기분 좋아 입이 귀에 가 걸린다.
요기서 아침 식사.
식후 엄청강을 왼편으로 끼고 법화사의 풍경 소리에 귀를 씻으며 설렁설렁
오르는 길이 용유담을 지나면서 오도재가 코앞으로 다가선다.
지리산 최고의 조망처 삼봉산을 안은 오도재는 또한 가장 아름다운 고갯길
이기도 해서 그 명성이 삼남에서는 뜨르르 하다.
지리산 주능선.
마고할미상.
오도재 정상 직전.
개인적 편차가 있기는 하나 6개령 중 가장 힘이 드는 고개를 꼽으라면 여기 오도재가
아닌가 한다.
베네 회장님이 물었을때 회남재라고 했었는데 만약 오도재가 마지막에 자리 했다면
진짜 곡소리 나리란 생각이 절로 든다.
용 두마리 한집에 있어 아빠용 엄마용 ,,
찍사 네모공주.
신록.
함양읍 죽림과 인월면 성산을 가르는 팔령은 경상과 전라의 도경계령이기도 한데
전구간을 통털어 가장 힘들다면 지나친 엄살일까,,
구령 삼거리에서 팔령까지 무려 5.8km를 업힐 해야 되는데 고개도 평길도 아닌
참으로 애매하고 난감해 힘이 곱으로 드는 난코스다.
ㅋㅋ,, 잘보면 꽁이눔 별명 있음..
찌그러진 표정..ㅎㅎ..
인월에서 정령치 입구인 고기삼거리 까지는 그야말로 바람과의 전쟁 이였다.
아무리 용을 써도 속도가 17km를 넘지 못한다.
맘속으로 이겄도 훈련 이다를 외치며 사력을 다 하지만 길은 줄지가 않고
귀머거리가 우는눔을 보고 하품하는 줄 알더라고 물색 모르는 네모공주는
연신 아빠 홧팅을 외치면서 저 혼자 신이 났다.
태극종주의 시작과 끝인 덕두봉.
대간길(고리봉 초입)
정령치 입구인 고기 삼거리.
고기 삼거리에서 지원차량을 먼저 정령치로 보내고 혼자 외롭게 페달링에
매달린다.
정령치는 6개령 중 가장 아름다운 고개로 표고차도 최고지만 지리산의 숲내음이
으뜸으로 짙게 배인 구간으로 마침 산벚꽃의 붉은 꽃잎들이 고갯길 갈피마다
곱게 수를 놓아 진경 산수가 따로 없다.
정령치
우뚝한 반야봉.
자봉팀.
정령치에서 조망을 즐기노라니 옛날 무식하게 마눌을 끌고 이곳 서북능을
종주하다 탈진 기절 시킨 일과 이송면 성님과 태극 종주를 하던 기억이
아스라하다.
꽁이눔이 자발없이 떠벌린 덕에 뒈지지 말고 살아서 돌아 오라는 후배눔들의
격려폰이 쇄도한다.
성삼재 오름길.
성삼재.
지난 4월 200랠리때 독감으로 최저의 기어비로도 죽을 고생을 했던 성삼재는
40분이 채 안걸려 올라선다.
그러나 시암재에서 점심을 먹자고 약속했던 자봉팀들은 강원도 포수가 되어
오리무중인지라 속을 태우는데 저 아래 천은사 삼거리에 있다며 복장 거리를
태운다.
작년 5개령 때의 시암재.
남도 대교.
최참판댁 입구.
유명한 형제봉.
중화참 후에 망할눔의 회남재가 있는 악양으로 길을 서두른다.
엔간히 지쳤는지 바늘로 찌르듯 졸음이 좌르르 밀려 든다.
뺨을 때리고 무릎을 꼬집고 혼자 기광을 부리며 설레발을 쳤으나
종시는 못이기고 최참판댁이 있는 하평마을 정자에서 쉬어간다.
아내의 손길.
출발!!(빌어묵을 회남재를향해)
칠성봉.
회남재 초입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냥 저냥 오를 만 한데 문제는 유난히 더위에
약한 탓에 땀이 철대방죽으로 흐르면서 눈에 자꾸 들어가 눈 뜨기가 힘들었다.
몇번이나 잔차에서 내려 닦아도 그때 뿐,,,
그러나 고도가 높아 지면서 기온도 내려가 시멘트 포장이 시작되는 급경사 부터
정상까지는 되려 별 힘들이지 않고 오르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회남재 오름길.
맨날 공사중,,
정자.
읽어 보쇼!!
닭살.
회남재에는 차량 통행금지가 되어 있어 부득불 돌아 가야 했다.
혼자 잔차를 들고 내려 설레는데 차마 못미더워 보내기를 꺼려하는 아내의 심중을
헤아려 차에 싣고 묵계 초교로 이동하기로 하니 그리도 좋아한다.
사랑이 머언지,,,
그러나 하불실 가기는 갔어나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려 양반의 입에서 욕이 절로 난다.
저기 푹 꺼진데가 회남재(무려 1시간 반을 돌아왔다)
삼신봉 터널 삼거리.
묵계치는 삼신봉 터널이 뚫려 큰고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결기는
남아 있어 제법 뻐근히 올라야 한다.
그래봐야 터널을 지나 내대리와 외공리를 지나 다시 덕산으로 돌아 오는데 끽해야
1시간이면 족해 실질적인 6개령은 회남재가 마지막이라 해도 대과는 없으리라.
삼신봉 터널.
원위치 ,,,
다시 돌아 온 덕산은 끄느름이 시나브로 내려 주위가 적막하고 그리도 시끄럽던
바람도 잦아 들어 저녁 이내가 지리산 골짜기를 따라 쉼없이 퍼져 나간다.
끝났다,
6개령이....
^^거리,,,184km.
^^시간,,,11시간 57분.(속도계 기준)
2012년 어린이날, 난테 진맹익 청정.
첫댓글 다 봤따아~ !
닭살도 다 봤다아 ~!
뜨건 어른이날 난테님의 잔칫날 잔차타고 한바퀴 애쓰셨습니다^^
어른이날,,,
표현이 아주 죽여 줍니다. 역시 무시기님의 해학은 적수가 없나 하나이다.
헐~ 하루에 180Km를..... 말 심장,근육이 아니면 어찌 저리 달릴 수 있겠습니까?
무더위에 고생하셨습니다.
에이.. 누구나 맘만 먹으면 다 합니다.
일부러 과장 되게 써 놓아서 그렇지 말입니다.ㅎㅎ..
지리산 6개령 종주 감축드립니다.
그러니까 6개령이라는 것이
1.밤머리재
2.오도재
3.팔령
4.성삼재
5.회남재
6.묵계치
를 말함이지요? 상상만 해도 엄청난 거리인데 정말 사람이 아니라 짐승입니다.
오늘도 육두문자가 등장하니 과시 아우님의 직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입니다. 즐감합네다. ^^
팔령은 그냥 넘어 가는거고 정령치가 추가 됩니다.
회남재를 넘어면서 방장님과 꼭 이맘때 형제봉 거처 회남재에서 금낭화 본게 뚜렸이 반추되어
행복 했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