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를 마치고*****셋째날 [3/4]
작성자:구름에 달 가듯이
작성시간:2007.08.09 조회수:5
댓글3
셋째날**
8월3일 눈은 일찍 떴지만 몸은 내 몸이 아니다. 발바닥은 얼얼하고 감각이 무디다.
밖을 나가보니 안개가 자욱해 5m 앞도 않보인다. 오늘은 장터목 대피소까지 9.7km만 가면되니 무리하지 말아야지.
아침 공기가 선선해 누룽지를 끓여먹고 좀더 여유를 부리며 다시 올것같지않은 벽소령의 아침을 즐기다보니 천왕봉 방향에서 붉은해가 떠오른다.
6시쯤 부지런히 갈길을 재촉한다.
1시간 정도 완만한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선비샘이다. 물이 제법 시원스럽게 쏟아진다. 이 얼마나 반가운 물줄기던가. 수통에 물을받아 한쪽에서 양치질도 해본다.
세석 대피소에 도착 점심을 먹기로하고 또 떠난다.
칠선봉을 거쳐 영신봉까지는 고도 구간이 고도차가 심해 지루하고 힘든 코스였다.
지리산이 힘들고 지리-지리-해서 지리산이라고 지나가던 산꾼이 우스갯 소리한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걷다보니 어느덧 세석평전이다.
지나온길과는 다르게 넓은 구릉지에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주황색 동자꽃, 흰색 큰까치수영, 연보랏빛 일월 비비추, 붉은 보랏빛 강아지풀같은 산오이풀, 산수국, 원추리, 노루오줌.....듣도 보도 못한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그간의 지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중간 기착지인 세석 대피소다.
많은 무리들 옆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물을 끓여 컵라면과 소시지 장조림 멸치조림 등으로 충분히 포식한다. 이곳 식수장 또한 물이 철철 넘친다. 물 흐르는 것만 보아도 시원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천상 낙원같은 세석평전이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며 촛대봉에 오른다.
멀리 연하봉, 중봉이 보이고 천왕봉우리는 반쯤 구름에 가려있다.
무거운 등짐은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 듯하다. 다시 떠난다.
장터목 산장까지 계속되는 세석평전은 지리산 종주코스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인 듯싶다.
세석 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이 구간만 언젠가 다시 한번 찿고 싶다.
연하봉 오르는 길은 제주도 성산 일출봉 가는길 같기도 하고, 아뭏튼 정말 아름다운 자연이다.
야생화에 너무 취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좀더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야했다.
6시쯤 방배정 시간에야 겨우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이곳 또한 넓은 공터에 수많은 산꾼들이 비박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아수라장이 될줄 알았는데 우비를 꺼내입으며 비닐을 치고 그런대로 적응하고 있었다.
맨소래담으로 충분히 다리를 맛사지한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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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2007.08.10메뉴
첫댓글정말 손님없네
구름에 달 가듯이작성자
2007.08.10메뉴
땡볕에 우산 팔러 다녀서인가 봐요. 우산 늘어놓고 기다리다 보면 비오는 날도 있겠죠.
어머나!
2007.08.12메뉴
손님들도 휴가 갔다가 이제들 돌아오는 중이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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