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지연 폭포
천년
비경의 원시림에 묻혀
바람 돌아누울 곳조차 없는
수직의 파문을 뇌이며
온몸을 던져 고공 낙하하는
비장한 결기
그 입 다물라 그 입 다물라
누구를 향해
내리 꽂는 호된 꾸지람 인가
골짜기 가득 넘쳐흐르는
희디흰 핏돌 들
바다 새도 돌아가길 잃고
까만 어둠 속에서 떨고 있다
무엇이 그리도
맺힌 한 깊었기에
빗장 질러 두었던 통곡의 문
활짝 열어 놓고
만년을 함묵하던 응어리를
거침없이 토하고 있는가
2)
정선 아라리
척박한 풍토 모진 풍상에도
꺼지지 않는 호롱불처럼
꺾이지 않는 억새풀처럼
몰락한 어느 왕조의
숨죽이며 서럽게 되새김인가
응어리진 민초들 생의 조각 애환이련가
입에서 입으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며
심연의 계곡 운무로
청아한 음율로
심산유곡을 떠도는 맥놀이
실핏줄 터지는 뜨거운 심장이
천년의 물줄기로
아우라지
정선 계곡을 흐른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3)
갯바위에서
제주 차귀도
갯바위에 매달려 한눈팔
시간도 없이
눈빛을 바다에 던진다
입질은 오지 않고
일렁임의 파도만
내 마음을 담금질 해대며
슬쩍 떠보고 지나간다.
낚시 대 들고 기다리는 마음 흔들린다.
아무런 소식도 없는
초릿대 에게 이유를 묻는다
미끼가 문제냐
포인트가 문제냐
출조할때 마음 흐려진다
폼은 꾼으로 마초인데
쿨러는 비어 있다
오늘도 헛걸음 인가
그래도 혹시 걸려올 그놈을 위한
마음의 자리는 비워둔 채
릴을 감아 다시 캐스팅 한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며
늘 다음이란 미련으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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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원고 63기
돌개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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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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