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이 다녹도록
봄소식을 모를러니
귀홍득의 천공활이요
(돌아가는 기러기는 하늘이 공활함으로 그 뜻을 얻고)
와류생심 수동요이로다
(물가에 비스듬히 선 버드나무는 물이 녹아 요동치기에 춘심을 일으킨다)
아희야 새술걸러라
새봄맞이 하리라.....김수장
봄기운이 느껴지면
거의 조건반사 수준으로 떠오르는 분이 계신다
보문산 김광일 선생님...
이유를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는데...
아마도 선생님댁이 보문산의 북동향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어서
가파른 경사에 눈이 녹을 때 즈음이면
봄기운을 느끼며 오르던 추억이 각인이 되어서 일듯...
아파트를 나서는데 양지 바른 곳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수고가 많았다..ㅎㅎ

김광일 선생님은
현)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전신인 국악사 양서소 3기생으로 해금을 전공하셨고...
대전지역에서는 단소와 소금의 명인으로 많은 후배풍류인들을 양성하신 풍류인으로,
술을 벗삼아 세속을 벗어나 살고계시는 풍류도인으로 알려진
나의 풍류스승이시다.

중간에 장독들이 있는 곳이 선생님 댁이시다.
10여년 전부터 된장을 만들고 계신다.
내가 대학 2학년이었던 1988년 여름에 큰비가와서 선생님 댁이 쓸려 내려갔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집앞에 큰 길이 나있지만
당시에는 겨우 사람 한명 다닐 정도의 비탈길을 통해야 선생님 댁으로 갈 수 있었기에
수해복구를 위한 자갈이며 시멘트 등을 등짐져서 날라 드렸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선생님댁 입구는 누구의 작품인진는 모르지만 몇점 그림들이 걸려있는 노천 화랑이다.
그리고 앵두나무 한그루...

선생님댁에서 보이는 대전 구도심의 모습이다.
한밭운동장과 멀리 대전역 옆에 있는 한국철도공사 사옥이 보인다.
사진 찍은 곳 뒤로
50여개의 된장독과 선생님께서 손수 지으신 작은 토방 하나가 자리한다.
선생님께서 사진찍는 걸 싫어하셔서 담아오지 못했지만
도인이 거처하는 곳으로 어울리는 선생님 사랑방이다.
오늘도 막걸리를 듬뿍 마신 퉁소 한가락에
세속의 찌거기들을 다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이 되어 속세로 돌아왔다.
선생님에 대해서 이런저런 평가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유유히 흐르는 대전지역의 풍류맥을 이어주시는 귀한 인연이라는 사실과
선생님께서 뿌리신 풍류의 씨앗들이 대전풍류를 채우는 귀한 나무들로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시절이 돌아와
여러 풍류인들과 함께 아름다운 대전의 야경을 발 아래로 하고 풍류한번 할 날이 오길 기원한다.
첫댓글 봄을 맞이하여 첫 나들이로 풍류인 김광일 선생님댁을 방문했습니다. <풍류여행>이라는 카페도 하나 개설해서 앞으로 풍류기록들을 하나하나 남겨볼려고 합니다.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