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출국전 언니와 함께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혹시 모를 운전을 위해..
사실.. 한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운전을 할 생각은 없었다.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힘든 지역이라면 현지에서 운영하는 패키지를 활용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우리는 운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왜냐??
샌프란시스코에서 라스베가스로 이동하기 위해..!!
처음엔 비행기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추가하라는 옵션이 계속 발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깔끔한 느낌이 들지 않고 불안했다.
그래서 결국.. 비행이로 이동하지 않기로 결론을 짓고
언니의 빠른 판단과 과감한 결정으로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이동 거리 570마일(1400km), 이동시간 9시간..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라고 한다면 3.5배..
서울에서 부산까지 밥먹으러 갔다가 집에 왔는데
그만 식당에 두고온 물건이 있어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중간에 멈춘... 상태라고나 할까??
혼자였다면 불가능한 선택이었을테지만
둘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이켜 봤을 때
참 무모했지만 기특했고 자랑스러운 선택이었다.
이 때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행의 많은 부분들을 놓쳤을 것이다.
오전 10시 공항에 도착해서 국제운전면허증 제시하고 몇가지 서류에 사인을 하고
차를 받았더니 11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빠르면 8시.. 중간에 점심도 먹고 쉬었다 간다면.. 9시~10시...에 도착할 것이다...
일단 처음 운전은 내가 하기로 했다.
렌트한 차는 Jeep Campass로 평소에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차체가 높아지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느낌이 달라.. 긴장이 됐다.
으악...
들숨과 날숨..
워, 워... 긴장하지 말고... 긴장하지 말라고!!
그런데 공항에서 나오는 길부터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
게다가 다음은 내가 정말 싫어하는 고가 도로..
그리고 이게 뭐야???
어제 검색했던 길이 아닌건가??
갑자기 다리가 나타났다.
우리가 검색했던 경로는 내륙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네비가 안내한 길은 베이브릿지였다.
이 날 흐리고 간간히 이슬비도 내리고.. 안개도 끼고..
그리고 그 다리의 길이가 금문교의 4배는 족히 넘을.. 거리였다.
우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베이브릿지를 못가보고 떠나는 구나.. 했었는데..
결국 라스베가스로 갈 때 이 다리를 지나게 된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난 오직 길만 보느라 그 넓디 넓은 바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빨리 다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에..
2시간 남짓 운전을 하니.. 어깨도 굳고 졸음도 밀려왔다.
점심식사도 하고 주유도 할겸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미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우리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휴게소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유소가 핵심이고
주유소에 붙어있는 편의점, 또는 맥도날드와 같은 가편식을 파는 음식점이 있었다.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햄버거를 받았는데
깜~~짝 놀랐다!!
빵의 크기는 아주 조그마했고, 내용물을 매우 부실했다.
미국사람들이 저렇게 큰데.. 크기가 너무 작아서.... 대실망!!
감자튀김은 맛있었지만...
그리고 주유를 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주유기에서 결재가 잘 되지 않았다.
아직 기름은 충분했기에 우린 그냥 출발했다.
이제 본격적인 미국 지형 탐구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활한 평야와
산인지 언덕인지 모를 구릉..
자연인지 인공인지.. 알 수 없는 특이한 지형이 휙휙 바뀌었다.
목초지가 많아 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는데..
아들 1은 진짜인지 인공 조형물인지 구분을 못해 연거퍼 물었다.
그도 그럴것이
소들이 풀을 뜯느라 움직임이 없었다.
그런데 조형물이라 하기엔 그 규모가 너무 컸다..
그리고 다행히도 간혹 움직이는 녀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와, 진짜네!!!" ㅋㅋ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길에 차는 줄어들고..
어둠은 점점 짙어지고.. 기름은 줄어들고 있었다.
게다가 길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던 휴게소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들1을 급히 호출해서 주유소를 찾게 했다.
차량 이동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주유소가 도시에 들어가야만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엔 어떻게든 주유를 해야했다.
여러번의 카드 결제 시도가 거부되자 직접 결제는 포기했다.
대신 주유소와 함께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 주유기 번호를 불러주고 주유할 금액을 결재한 후
주유하기로 했다. 아주 간편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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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차를 렌트할 때 기름이 가득했다.
우린 "우와~~ 미국은 기름값이 싸니까 기름이 써비스인가봐 ㅋㅋ 짱이네!!
이 기름, 다 쓰고 반납하자!!" ㅋㅋ
여기까지 오는데.. 사용한 기름, 앞으로 갈 거리...
그럼.. 얼마를 주유하면 될까??
수학을 잘 하는 언니의 정확한 계산으로
우리는 조금 여유있게 주유를 했다.
우린... 반납할 때 기름을 거의 남기지 않고 반납을 했기에
정확한 계산을 칭찬했다. 정말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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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중에 반환된 금액을 보니
주유비가 빠져있었다.
그리고 다시 계약서를 차분히 살펴보니
차를 반납할 때 처음 차를 인도 받았을 때 수준의 기름을 채워야 한다는 조항을 발견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 ㅋㅋ
그래서 다음에 차를 반납할 때는
가득 채워서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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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추웠다.
얼른 도착했으면...
저 멀리.. 흥청이와 망청이의 도시가 가까워 온다!!
우리는 마지막 주차를 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
같은 계열사 호텔이 여러개가 있다는 것에 많이 당황했다.
다행히 여러 운전자들의 양보 덕분에 추차장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당황한 언니의 표정을 보았다.
짐을 풀고
창밖을 내려다보니..
밤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밤을 즐겨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겨 밖으로 나갔다.
아들 2는 컨디션 난조로 호텔에 남기로 했다.
사방이 온통 번쩍이는 네온사인에
사람들의 화려한 옷차림..
모두들 흥분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나 또한 그들 안에 있으니 덩달아 신이 났다.
이 곳이 진정 흥청이와 망청이들의 도시로 구나!!!
호텔 앞에 롤러코스터가 있어서 그 밤에도 꽥꽥 소리를 지른다.
길에서 공연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즐기는 사람들..
호텔 내부.. 뱀의 해라고 '아주 도도한 뱀'이 장식되어 있다.
중국이 큰손인가보다.
호탤 장식들이 중국풍으로 꾸며져 있는 곳이 굉장히 많았다.
시끌시끌..
흥청 망청..
밤이 깊어도 사람들은 잘 생각이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