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다낚시에 입문한지 약 3년쯤 지날무렵 그러니까 년도는 대략 1991년쯤으로 기억이 난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선배가 그당시에 요즘의 낚시에 비유를 하면 프로낚시꾼의 경력과 실력을 갖춘 분이 계셨는데 내가 이분께 낚시를 배울려고 퇴근시간에 술자리를 만들어 이분께 접근을 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술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데 그 자리에 이분을 조금더 잘아는 직장동료 후배도 참석을 하였다.
퇴근후 구포에서 삼겹살에 소줏잔을 기울이며 낚시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한수의 지도를 부탁했다.
이 시기에는 자가용이 흔치가 않았는데 후배가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어서 세명이 낚시를 자주 갔는데 특이하게도 이분은 본인의 낚시 포인트에 가서 자리를 양보는 하는데 정확한 낚시기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다니는것 만으로도 만족을 느끼고 동행출조를 많이 다녔는데 실력은 향상되지 않았다.
그렇게 낚시를 함께 다닌지 일년쯤 지날 무렵에 선배님께서 참돔 대물낚시를 함께 가자고 제의를 하셨다.
그래서 나는 아직 초보이고 설령 대물이 낚시바늘에 걸려도 처리할 능력도 장비도 없다고 했는데 장비는 사면 되고 만약 대물이 물리면 일단 버티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동행을 제안해서 일단 동의는 하였지만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설레임도 있었다.
출조일을 정해놓고 나는 장비를 구입했는데 5호대 릴대와 5000번 릴에 원줄 10호를 각각 두세트를 준비하여 출조일을 기다렸다.
이시기에 출몰하는 대형 참돔은 크기가 최소 70센치에서 최대 1m 를 상회하는 놈으로 그 힘 또한 대단할 것으로 짐작만 할 뿐 보지도 듣지도 못했고 추측만 할 뿐이다.
이놈이 나타나는 시기는 4월말 ~ 5월초 이고 남해안의 수심이 깊은곳에 산란을 하러 출몰을 한다는 것 이었고 우리가 출조할 곳은 남해 미조의 쪽바위 였다.
이곳은 미조항에서 10분 남짓한 거리인데 갯바위 발밑의 수심이 무려 25m로 이놈들의 산란지로는 최적의 지형이었다.
동행하는 선배님은 이미 이곳에서 여러마리의 대물 참돔을 낚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낚시인 이다.
이 분이 낚은 참돔 최대어는 무려 102센치 였는데 낚시책에 수록된 사진을 봤는데 입이 다물어 지지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사이즈 였다.
물때를 고려하여 우리는 각자 4일간의 휴가를 내어놓고 퇴근후 만나서 남해행 시외버스에 장비와 몸을 실었다.
그 당시에 우리는 자가용이 없어서 부득히 불편한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이분이 대물참돔을 낚을때의 미끼는 비밀로 했는데 출조 당일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분이 사용하는 미끼는 싱싱한 혼무시(참갯지렁이) 와 사이즈가 큰 청개비 였는데 바늘에 꿰는 방법은 청개비 세마리를 먼저 꿰고 혼무시 두마리를 꿰고 다시 청개비를 세마리 꿰는 방식으로 하였는데 이것은 마치 머리가 없는 문어의 모양과 흡사하여 대물참돔이 물고 늘어진다는 것이다.
이놈들이 자주 출몰하는 물때가 8물 ~10물 이어서 한창 물살이 셀때인데 이 물살에 채비를 유지할려면 봉돌도 20호 정도를 달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심체크 인데 물살이 셀때는 입질이 없고 물이 정지할 무렵에 집중적으로 노려야 한다.
유명한 대물 포인트를 우리만 알고있는것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도 대단하였는데 이곳을 나는 두번을 갔는데 한번은 비어 있었고 한번은 다른팀이 선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배님과 나는 따로 내려서 낚시를 해야 했다.
나는 선배님께서 즐겨하던 포인트에 내렸고 선배님은 건너편에 빤히 보이는 다른섬에 내렸는데 대화는 들리지 않고 서로 수화로 신호를 했다.
건너편에서 신호를 받고 채비를 던지고 하며 배운대로 정확하게 하였지만 대물 참돔과의 만남은 가질수가 없었고 선배님은 건너편에서 사이즈가 조금 작은 참돔을 한마리 낚았는데 사이즈는 대략 60급으로 이철에 낚이는 고기로는 꼬맹이 였다.
입질시간이 밤 9시 전후이고 새벽녁에 입질을 할때도 있다고 했는데 2번의 출조에서는 대물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하루밤을 지내고 아침이 되면 선장님이 오셔서 선배님과 배에서 만나 선장님이 준비한 회와 소주 한잔 나누는 시간을 갖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서 이틀을 더하고 왔지만 대물 참돔은 만날수가 없었고 그 다듬해 한번을 더 도전을 했으나 실패를 하고 그곳에서의 낚시는 더이상 할 수가 없었다.
이곳 지역 어민들이 어로작업을 위한 통발을 놓고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남해 미조항의 쪽바위 라는 조그마한 섬은 내기억에 새록새록 남아있다.
수소문으로 들은 이야기인데 그때 함께 낚시를 다니신 선배님께서는 유명을 달리했다 슬픈 소식을 들었는데 이자리를 빌어 선배님의 영전에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을 빌어 드리며 영면하시길 바랄 뿐이다.
아주 먼 옛날의 추억을 소환하여 그때의 모습을 그려보며 글을 써 보았는데 그렇게 오래전의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작년 이맘때 쯤의 일로 생각이 나는건 무슨 시츄에이션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