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촌국민학교 8회 벗님들, 한 갑자 우정-최인식의 ‘감사기도’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 던져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것은 주님과 가까워지는 기회입니다.
일이 계획대로 안 되게 틀어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의 교만이 반성될 수 있습니다.
아들딸이 걱정거리가 되게 하시고, 남편이 미워질 때도 있게 하시고, 부모와 동기간이 짐으로 느껴질 때도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인간된 보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데 힘겨웁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눈물로써 빵을 먹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허탈하고 허무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영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불의와 허위가 득세하는 시대에 태어난 것도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땀과 고생의 잔을 맛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사랑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주님!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주심을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30일 금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다.
카톡!
아침 일찍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으로 출근하는 시간에, 내 핸드폰으로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이 그렇게 수신되고 있었다.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최인식 친구가 띄워 보내준 메시지였는데, 달랑 동영상 한 편이었다.
아름다운 기타선율의 배경음악이 담겨 있는 영상이었는데, ‘감사기도’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그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위의 글이 그 메시지 본문이었다.
‘참 삶의 길에서’라는 글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했다.
어느 글에서 인용했는지는 내게 의미가 없었다.
최인식 친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소중할 따름이었다.
곧 최인식의 ‘감사기도’였다.
나 역시, 때때로 병들어봤었고,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 던져지기도 했었고, 일이 계획대로 안 되게 틀어지기도 했었고, 두 아들에 며느리 손녀 해서 혈육들로 걱정하는 세월이 있었고, 내 집안에 동기들까지도 짐이다 싶을 때가 있었고, 먹고 사는 것이 힘겨울 때도 있었고, 때때로 허무하고 허탈하기도 했었고, 불의와 허위가 득세하는 시대를 살면서 그 시대에 물들어도 봤었고, 땀과 고생의 쓴 잔을 맛보기도 했었다.
그 순간들에 나는 탓만 했지, 그렇게 감사기도 한 적이 없다.
속마음에서 바라지도 않았었다.
최인식 친구가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서 그 기도를 했는지 안 했는지도 내겐 의미가 없었다.
바람이 있어 그 기도를 한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겐 친구의 그 바람이 소중할 따름이었다.
비록 바람만이라고 하더라도, 친구의 그 감사기도는 탓만 하고 감사함이 없었던 삶을 살아온 내게 큰 깨우침으로 다가왔다.
참 삶의 길이 과연 어떤 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깨우침이었다.
그 깨우침으로, 올 가을에 있을 우리 점촌국민학교 8회 동기동창 친구들의 한 갑자 우정의 잔치판에 내 선뜻 발걸음 할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