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새벽 공기가 아침을 깨웁니다. 새벽 5시, 재정이와 도서관에서 하룻밤하고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사전 답사 가는 날.
사전답사: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조사하는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상황을 검토하러 현장에 다녀오는 일
아이들이 자고 먹고 추억을 만들 곳을 미리 확인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작업임에도 아이들에게 처음 사전답사 제안했을 때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재미없었다고 가기 싫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걸 까요. 코뚜레 꿰인 황소처럼 운전자 마음대로 차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전 답사에 질려 버린 아이들입니다. 그래도 함께 해 주기로 한 재정이와 사전답사 가게되었습니다. 사전답사도 재미있고 아이들이 주인 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혼자 궁리도 해보고 아이들과 상의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확정된 것이 자전거 사전답사입니다.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부터 양양 무산지역 아동센터까지 56Km를 자전거 타고 이동했습니다. 사전답사 하루에 인생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있었습니다. 본 여행만큼이나 짜릿하고 신났던 사전답사 이야기입니다.
#철암에서 태백시내로
사전답사 준비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은 철암에서 태백을 어떻게 나가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자는 의견, 시내버스에 태울수 있다는 의견, 부모님께 부탁하자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자전거타고 가는 것은 힘을 사전답사전 힘을 너무 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동의했습니다. 시내버스 회사에 재정이가 전화하니 시내버스에는 불가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침 일찍 일 가시는 부모님께 죄송했습니다.
“아이들과 그 둘레사람들로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연락하세요. 내가 뒤에 있습니다.”
결국 김동찬 선생님께 연락했습니다. 한규현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재정이는 직접 문자와 전화 드려 일정 조율과 감사를 표현 하였습니다.
이른 새벽 5시 재정이 어머니가 싸주신 소중한 반찬들로 주먹밥을 만들고 준비물을 점검 했습니다. 6시 도서관에 오신 한규현 선생님 트럭에 자전거를 싣고 태백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사전답사 시작입니다.
#강릉 도착!
2시간여 버스를 타고 강릉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아침이라 그런지 날씨가 선선하고 좋습니다.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탑니다. 중간 목적지는 2일차 숙소가 있는 찜질방입니다. 찜질방 가는길에 경포호수와 해안도로가 쭉 이어져 있습니다. 경포호수의 예쁜 연꽃들 구경했습니다. 시원한 바닷 바람 맞으며 자전거 탔습니다.
그때 문득 든 생각. 재정이가 주인이 되는 사전 답사를 하고 싶은데 내가 앞정서서 길안내 하고 내가 쉬고 싶은 곳에서 쉬자하고 내가 사진찍자는 곳에서 사진 찍으면 그 전의 사전답사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재정이가 앞장서!
1차 목적지 찜질방까지는 내가 앞장서고 2차 목적지 무산지역아동센터까지는 재정이가 길안내 하기로 했습니다. 재정이가 쉬고 싶은 곳에서 쉬고 보고 싶은 것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이전 사전답사 회의에서 미리 코스 및 볼 만하고 놀 만 한 것들을 공부했습니다.
“ 어 그러면 하조대에서 한번 쉬고, 그 근방 해수욕장에서 발 한번 담궈요!”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재정이 인데 내가 계속 끌고 가기만 했다면. 재정이에게 미안했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찜질방에 도착했습니다. 찜질방 근처 편의점 벤치에서 준비한 주먹밥을 먹었습니다. 저절로 감탄사 나옵니다. 아침부터 땀 흘리고 먹는 점심의 맛이란 세상어떤 진수성찬 보다 맛있습니다.
# 자전거 족의 인사법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 자전거길을 달리면 같이 자전거를 타는 자전거족들을 많이 만납니다. 쫄쪽이 타이즈에 선글라스, 수건을 두르고 거칠게 페달을 밟는 그들.
오늘만은 우리도 자전거 족입니다.
자전거 족은 인사법이 있습니다.
1. 자전거를 타고 있다면 우리는 동료 : 자전거를 타고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인사합니다. 격려하고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 어디까지가 학생들~”
“ 헬멧은 꼭 잘써야되 안전이 우선이야 ”
든든한 자전거족 동료들입니다.
2. 가벼운 손인사는 필수
자전거족 인사는 말 뿐만 아니라 행동이 함께 합니다. 바로 가벼운 경례식 인사.
“안녕하세요!” 인사와 동시에 우리도 손인사를 합니다.
사전답사 가는길, 수많은 자전거족 만나며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