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매번 읽지는 못하지만 채팅창 통해 14기 신입회원 소식을 접하며 작년 이맘때가 스쳐지나갔어요. 따뜻한 환영으로 맞아주신 그날들요^^ 글로나마 안부를 전하며 감상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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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를 읽으며 마음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을 느꼈다. 『행복한 왕자』, 『욕심쟁이 거인』은 아이들과도 여러 번 읽었던 세계 명작이었지만 『젊은 왕』과 더불어 세 편의 이야기를 다시 함께 읽으니 특별히 더 와닿는 점이 컸던 것 같다. 세 편의 이야기는 모두 서로 다른 배경과 인물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근래에 내가 고민하고 있던 삶의 지점과도 맞닿아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겉모습이나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사랑하고 섬기며 나누며 사는 삶에 대해.
동화에는 화려한 외모와 부를 가진 존재들이 중심에 등장한다. 금으로 뒤덮인 왕자상, 거대한 정원의 주인인 거인, 왕이 되기 위해 최고의 옷과 장신구를 준비하는 젊은 왕. 그러나 이들은 곧 깨닫는다. 아름답고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자신이 외면했던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행복한 왕자는 고귀한 보석과 황금으로 치장되어 있었지만, 진정으로 행복하지 못했다.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자신을 하나씩 내어줄 때에 비로소 진짜 ‘행복’에 가까워졌다. 그 과정에서 그의 외적인 모습은 초라해지지만, 마음은 더욱 빛났다.
거인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나누는 법을 배운 순간, 거인의 정원에는 비로소 진정한 봄이 찾아온다.
젊은 왕은 자신이 입을 옷과 장신구가 누군가의 고통 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아름다움을 거부한다. 그는 결국 가시관과 누더기를 걸치고 왕위에 오른다. 외면의 아름다움을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더 위대한 존재가 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왕의 자격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세 이야기를 통해 오스카와일드가 ‘삶의 진정한 의미와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동화 속에 담긴 메시지는 단지 어린이를 위한 교훈으로 그치지 않고, 나만을 생각하는 요즘의 세태와 보여지는 겉모습에 집착하기 쉬운 어른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나누며, 희생할 줄 아는 삶. 그것이야말로, 와일드가 말한 진짜 ‘아름다운 삶’의 의미가 아닐까.
돌아보면 아직 20대의 어느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은데 청년의 때를 지나고 결혼, 출산, 육아를 거치며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 어느덧 40대의 삶을 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은 나와 내 가족의 삶을 돌보며 사느라 정신없이 살아온 것 같다. 10대가 된 아이들과 이제는 함께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것, 내가 가진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삶에 대해 함께 그려나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나눌 때 더 풍성해지는 기쁨을 내가 먼저 맛보고 진정으로 그 삶을 함께 살아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혜인님 잘지내시죠? 감상글 넘 감사해요! 너무 보고싶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