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건축 이야기] 올림픽 성화대
파리 밤하늘에 둥둥 떠 있는 성화대… 최초의 유인 열기구에서 영감 얻었죠
올림픽 성화대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 입력 2024.08.06. 00:42 조선일보
파리 하늘에 떠 있는 ‘열기구 성화대’ 모습. /연합뉴스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지난달 26일 개막했어요. 이번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을 진행해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개회식에서 성화가 점화된 성화대는 이번 올림픽 최고 명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파리 올림픽 성화대는 원형 솥에 지름 약 20m의 거대한 공기 주머니를 연결한 ‘열기구 성화대’예요. 이는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만든 최초의 유인 열기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열기구 성화대는 몽골피에 형제의 유인 열기구가 떠올랐던 장소인 튀일리 정원 중앙에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요. 낮에는 케이블을 당겨 땅 위에 내려놓았다가, 오후 10시에 케이블을 풀어 새벽 2시까지 하늘에 올려 놓는답니다.
올림픽 최초의 성화대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때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당시 경기장 외벽에 높고 가느다란 타워를 만들고, 타워 꼭대기의 원형 접시에 불을 피워 멀리 있는 시민들도 경기가 열리는 걸 알 수 있도록 한 게 시작이었죠.
이후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부터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오목 거울로 태양 빛을 모아 성화를 피우고, 이후 성화를 개최 도시까지 릴레이로 봉송한 후 스타디움의 성화대에 점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역대 올림픽 성화대 중 가장 뛰어나다고 회자되는 예는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입니다. 리우 올림픽 성화대는 미국의 조각가 안토니 하위가 만든 작품이에요. 성화를 담은 솥단지가 중심에 있고, 이 주변으로 수많은 금속구와 금속판이 방사형으로 배치돼 끊임없이 회전하며 빛을 반사하고 왜곡하는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생명의 근원이자 브라질의 열정을 상징하는 태양의 역동성을 표현했다고 해요.
런던 올림픽 성화대는 토머스 헤더윅이 디자인했어요. 토머스 헤더윅은 참가국 수에 맞춰 꽃잎 모양의 구리 사발 204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를 주경기장 중앙 바닥에 방사형으로 납작하게 눕혀 놓은 봉에 결합했죠. 점화식 후 타오르던 구리 사발이 하늘을 향해 천천히 일어서며 흩어졌던 불꽃이 하나로 합쳐지는 장관이 연출됐어요. 이는 ‘하나의 삶’이라는 런던 올림픽 슬로건을 표현했다고 해요.
개회식에서 점화된 후 폐회식까지 성화가 유지되는 성화대는 선수와 심판, 관중 모두의 마음에서 타오르는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른데요. 올림픽에 대한 각종 세부 사항을 까다롭게 확인하기로 유명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세우는 성화대 관련 규정은 의외로 단순해요. 일단 성화가 꺼지지 않아야 하는 건 기본이고,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 밖 시민들도 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성화대는 보통 주경기장 제일 높은 곳에 자리 잡거나, 개회식이 끝난 후 주경기장 밖에 별도로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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