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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도 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나문사) 원문보기 글쓴이: 志于學士최동군
孔子年 四十二 魯昭公 卒於乾侯 定公立 定公立 五年 夏 季平子卒 桓子嗣立 |
공자의 나이 42세 때, 노소공이 간후에서 죽고 뒤를 이어 정공(定公)이 즉위했다. 정공즉위 5년 여름, 계평자가 죽고 계환자(桓子)가 자리를 이었다. |
孔子(공자) 年(해 년) 四(넉 사) 十(열 십) 二(두 이) 魯(노나라 노) 昭公(소공) 卒(마칠 졸//죽다) 於(어조사 어//~에서) 乾侯(간후:지명) 定公(정공) 立(설 립) 定公(정공) 立(설 립) 五(다섯 오) 年(해 년) 夏(여름 하) 季平子(계평자) 卒(마칠 졸//죽다) 桓子(환자) 嗣(이을 사) 立(설 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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季桓子 穿井 得土缶 中若羊 問仲尼 云 得狗 |
계환자(季桓子)는 우물을 파다가 흙으로 만든 그릇을 얻었다. 그 안에 양(羊)과 같은 것이 있었는데 공자에게 “개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
季桓子(계환자) 穿(뚫을 천) 井(우물 정) 得(얻을 득) 土(흙 토) 缶(장군(질그릇) 부) 中(가운데 중) 若(같을 약) 羊(양 양) 問(물을 문) 仲尼(중니,공자) 云(이를 운) 得(얻을 득) 狗(개 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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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尼曰 以丘所聞 羊也 丘聞之 木石之怪 蘷 罔閬 水之怪 竜 罔象 土之怪 墳羊 |
공자가 말했다. “제가 들은 바로는 그것은 양입니다. 제가 듣기로 나무와 돌(산)의 요괴는 기(夔)와 망량(罔閬)이고, 물의 요괴는 용(龍)과 망상(罔象)이며, 흙의 요괴는 분양(墳羊) 입니다.” |
仲尼(중니,공자) 曰(가로 왈) 以(써 이) 丘(구,공자) 所(바 소) 聞(들을 문) 羊(양 양) 也(어조사 야) 丘(구,공자) 聞(들을 문) 之(갈 지//대명사) 木(나무 목) 石(돌 석) 之(갈 지//어조사) 怪(기이할 괴) 蘷(짐승이름 기) 罔閬(망량) 水(물 수) 之(갈 지//어조사) 怪(기이할 괴) 竜(용 룡) 罔象(망상) 土(흙 토) 之(갈 지//어조사) 怪(기이할 괴) 墳(무덤 분) 羊(양 양) |
전후사정을 모른 채로 이 부분을 읽으면 도무지 무슨 뜻이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다른 자료들을 참고하여 최대한 알기 쉽도록 아래에 정리를 해 두었다.
>> 하극상이 일상이 되어버린 노나라
공자가 안영의 방해로 제경공에게 더이상 중용되지 못하고 제나라에서 2년만에 귀국했을 때 제나라에 망명중인 노소공을 대신해서 노나라를 다스리고 있던 것은 삼환인 계손씨, 맹손씨, 숙손씨 였다.
그런데 하극상으로 군주를 내쫓은 노나라가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었는데 그런 하극상이 보편화 되어서 노소공을 쫓아낸 삼환 당사자들도 자신들의 가신들에게 실권을 빼앗기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래서 계손씨 가문은 공신불뉴, 맹손씨 가문은 공렴처보, 그리고 숙손씨 가문은 약묘라는 가신들이 실권을 쥐고 사실상의 권력자로 부상했다. 그런데 가장 세력이 컸던 계손씨 가문에는 또 하나의 가신이 등장을 했는데 바로 양호라는 인물이었다. 논어에서는 양화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공자가 42세가 되던 때인 BC 510년에 제나라에 망명중이던 노소공은 귀국하지 못한 채로 망명지인 제나라 간후에서 죽고말았다. 아무튼 명목상의 군주인 노소공이 죽자 계손씨 가문의 수장인 계손의여는 노소공의 동생을 새 군주로 옹립하니 그가 바로 노정공이다.
>> 가신에게 감금당하는 수모를 겪은 주인
그런데 노정공 5년인 BC 505년에 계손씨 가문에서는 계손의여(시호는 평, 즉 계평자)가 죽고 그 아들 계손사가 수장자리를 이어받으니 그가 계환자(시호 환)이다. 그러나 가문의 수장이 바뀌는 어지러운 틈을 타서 가신인 양호는 가문의 수장인 계환자를 감금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는데, 계환자는 양호와 협정을 맺고 풀려나는 수모까지도 겪었다.
날이 갈수록 양호의 횡포가 심해지자 계환자는 드디어 맹손씨 가문의 수장인 맹손무기를 찾아가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맹손무기는 공자에게 예를 배우던 중이었기 때문에 공자를 추천했다. 이에 계환자는 공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자를 시험하기 위해 땅속에서 나온 양처럼 생긴 흙인형을 개라고 바꿔 말하고는 그것이 뭐냐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그 존재가 주술적인 의미를 갖는 요괴를 뜻한다고 말하면서 또한 그것은 결코 개가 아니라 양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땅속에 묻는 요괴는 분양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 양은 암컷도 수컷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계환자가 사람을 시켜 확인하였더니 과연 공자의 말이 맞았다. 이에 계환자는 공자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
>> 장자 외편에 나오는 요괴(귀신) 부분
한편 <장자(莊子) 외편(外篇)>의 달생편(達生篇)에도 공자가 말한 요괴(또는 귀신)부분이 나온다.
춘추시대 최초의 패자가 되었던 제나라 환공의 이야기다.
환공이 하루는 늪에서 사냥을 할 때 귀신(요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환공은 그때 보좌하던 재상 관중에게 귀신을 보았냐고 물었지만 관중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답을 했다. 궁으로 돌아온 환공은 그날부터 병이 났다. 그때 제나라의 현인 <황자고오>가 와서 환공을 보고 말했다.
"환공께서는 스스로 병을 만든 것이지, 귀신이 어찌 공을 병들게 하겠습니까?"
환공이 물었다.
"그럼 귀신이란 있는 것인가?"
"있습니다. 진흙탕물에는 이(履)라는 귀신이 있고 ... 또 물에는 망상(罔象)이 있고, 구름에는 신(峷)이 있고 산에는 기(夔)가 있으며 들에는 방황(彷徨)이 있고, 늪에는 위이(委蛇)가 있습니다."
늪의 귀신이 위이(委蛇)라는 소리를 듣고 환공은 다시 물었다.
"위이는 어떻게 생겼소?"
"위이는 그 크기가 수레바퀴 통만 하고, 길이가 수레의 멍에만 하며 자줏빛 옷에 붉은 관을 쓰고 있습니다. 모양은 그렇지만 천둥과 수레소리를 싫어하여 그 소리를 들으면 고개를 들고 일어나므로, 이를 본 자는 패자가 된다고 합니다"
환공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그것이 바로 과인이 본 것이오."
그 날이 다 가기도 전에 어느덧 병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