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홍성원입니다.
어제 글에서는
좋은 사람들끼리도 서로 다른 좋은 가치를 놓고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가
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려면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가정에도 역할이 있고,
학교에도 역할이 있고,
회사와 공동체에도 역할이 있고,
나라에도 지도자와 책임자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더 큰 권한이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일까요?
저는 「본연세계」를 생각하면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왜 권한을 ‘사람의 높이’로 생각하기 쉬울까
현실에서는 흔히 직책이 높은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저 사람이 더 많이 아니까 따라야 한다.”
“저 사람이 책임자니까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다.”
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실제로 책임자에게는 다른 사람이 갖지 않은 결정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 어린 자녀의 역할도 같지 않고,
교사와 학생의 역할도 같지 않으며,
조직의 책임자와 구성원의 역할도 같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언제나 똑같은 권한을 가진다고 말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는 한 가지를 더 묻고 싶습니다.
역할이 다르다는 것과 사람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은 같은 말일까요?
원리에는 주체와 대상, 역할과 책임이 실제로 나온다
원리문헌에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가 매우 자주 등장합니다.
가정과 사회 안에서도 서로 다른 위치와 역할이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원리본체론」에서는 나라의 지도자를 설명하면서도,
지도자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국민의 어려움을 자기 가족의 어려움처럼 생각하고 돌봐야 한다는 방향으로 설명합니다.
저에게 흥미로운 점은 이것입니다.
중심적인 위치에 선다는 것이 단지 더 많은 것을 누린다는 의미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 위치에는 더 큰 책임이 따라옵니다.
누군가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면,
그 권한은 그 사람을 마음대로 하기 위한 권리가 아니라
맡겨진 일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연세계에서는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원전의 한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기보다,
그 구조를 오늘의 관계와 제도까지 생각해보면서 제가 「본연세계」에서 정리한 원칙입니다.
권한 ≠ 우월성
그리고 조금 더 풀어 쓰면,
권한은 특정한 범위에서 어떤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맡겨진 기능일 수 있다
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에게 수업을 운영할 권한이 있다고 해서
선생님의 인간적 가치가 학생보다 더 높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회사의 책임자가 업무를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직원보다 더 귀한 인간이라는 뜻도 아닐 것입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해서
자녀가 부모보다 낮은 가치의 인간이라는 뜻도 아닐 것입니다.
역할이 다르고,
책임이 다르고,
그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사람 자체의 가치서열
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문선명 선생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저는 이 문제를 생각할 때 문선명 선생의 모습도 하나의 사례로 떠올립니다.
통일운동의 섭리적 언어 안에서는 문선명 선생과 참부모에게 매우 높은 위치와 권위가 부여되었습니다.
왕권과 대관식의 언어도 실제로 사용되었고,
천지 참부모, 천주평화의 왕과 같은 매우 강한 표현도 등장합니다.
그 표현만 바깥에서 보면
“현대사회에서 무슨 왕인가?”
라고 낯설게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제가 오랫동안 말씀을 접하면서 인상 깊게 본 것은,
문선명 선생 자신은 일상적인 말씀 속에서 자기 자신을 계속 **‘선생’**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과 말씀, 원리를 밝히고 가르치는 사명과 연결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두 모습이 꼭 모순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섭리적인 역할이나 책임을 매우 크게 이해했다고 해서,
그것을 곧
“그러므로 나는 다른 사람보다 인간적으로 더 높은 존재이고 더 귀한 사람이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는 여기서
큰 역할을 맡았다는 것과 자기 자신을 높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는 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문선명 선생의 모든 권위 언어를 하나의 문장으로 단순화하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의 말씀에는 메시아·참부모·왕권과 같은 매우 강한 자기 정체성과 섭리적 권위의 언어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제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그처럼 큰 섭리적 역할을 말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한 개인적 신분상승이나 인간가치의 서열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점
입니다.
어쩌면 바로 그런 차이가
권한과 우월성을 구분하는 한 사례
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한이 커질수록 오히려 책임도 커지는 것 아닐까
만약 권한을 단순히
“내가 위에 있으니 다른 사람이 따라야 한다”
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책임자는 자기 판단을 설명할 필요가 없어지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도 없어지고,
실수를 인정할 필요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권한을
맡겨진 목적을 위해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하는 책임
이라고 본다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뿐 아니라
“왜 나에게 이 권한이 있는가?”
“이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내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는가?”
“내가 틀렸을 때 수정할 수 있는가?”
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권한을 없애자는 이야기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함께 일하려면 실제로 누군가는 결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결정권이 있다는 사실을 그 사람의 절대적인 우월성으로 바꾸어버리지 않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목적이 있다고 자동으로 권한이 생기는 것도 아닐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정말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이 조직을 발전시키고 싶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싶다.”
목적 자체는 진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다른 사람의 삶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서
좋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 방법까지 자동으로 선해지는 것은 아니다
라고 이야기했던 것과도 연결됩니다.
그래서 「본연세계」에서는
목적 ≠ 권한
이라는 구분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권한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여기에는 원전에서 그대로 답을 가져오기보다,
오늘날의 사회와 제도를 생각하며 별도로 검토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권한의 범위를 누가 정하는지,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
권한을 잘못 사용했을 때 어떻게 수정하는지,
책임자를 교체하거나 검토할 수 있는지
같은 문제입니다.
이런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를
과거 원리문헌의 숨은 가르침이었다고 소급해서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들은 오늘날 사람들이 권력을 안전하고 책임 있게 사용하기 위해 발전시켜 온 별도의 제도적·윤리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본연세계」에서는 최소한 이런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권한이 클수록 오히려 그 권한을 왜, 누구를 위해, 어디까지 사용하는지를 더 많이 설명할 책임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본연세계에도 아무 역할도 없고,
아무 책임자도 없고,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똑같이 결정하는 세계만 존재해야 하는지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경험이 있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누군가가 더 큰 책임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곧
“나는 더 높은 인간이고 당신은 더 낮은 인간이다.”
라는 관계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본연세계」에서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권한 ≠ 우월성
그리고
목적 ≠ 권한
권한은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는 훈장이 아니라,
어쩌면 다른 사람과 공동체를 위해 일정한 책임을 맡았다는 표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책임자에게 더 많은 결정권이 있는 것과 그 사람이 더 우월한 사람이라는 것은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살아오시면서
권한을 책임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권한을 자신의 지위처럼 사용하는 사람의 차이
를 느껴보신 적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원리나 말씀 가운데
지도자·부모·교사·책임자의 권한과 책임을 생각하는 데 중요한 내용
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계속 자료를 확인하면서 생각을 다듬어가겠습니다.
— 홍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