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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금)~(9일째... Ggranon~ Villafranca Montes Oca: 26.8km)
순례자숙소: Ref. Municipal 공용 알베르게, 5유로)
아침 식사 역시 성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바케트와 따끈한 유유한잔으로 속을 채우니 든든하다.
성당을 나오기전 털털하고 인상좋은 거기다 음식 솜씨까지 좋은 주방장 털보아저씨와
멕시코에서 온 모녀와 함께 아쉬운 이별사진을 찍었다.
그모녀 역시 카미노들에게 붙임성이 좋고 항상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제 저녁의 감동적인 장면들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산티아고' 카미노를 걷는 친구들이여...
아직 Ggranon(그라논)을 지나치지 않았다면 이곳 '산 후안 바우티스타" 성당 쉼터에 들러보시라.
감동의 작은 감흥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길을 나서며 살짝 기부금을 함(函)에 넣었다.
오늘의 여정은 'Ggranon~ Villafranca Montes Oca'까지 26.8km...
길은 멀어도 일곱개의 마을을 지나고 여덟번째 마을이 최종 목적지라 그리 지루하지는 않을 듯 하다.
새벽 어스름도 사위여들고 이제 먼동이 밝아오는 황금빛 일출이 고요의 아침을 그려낸다.
지척인 듯... 작고 얇으막한 산이 고향 제주의 오름을 닮은 향수의 고적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어느날엔가는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이곳 산티아고의 수 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을 지언데...
허나 아직은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기에...
비록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이런 상(像)을 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나의 진솔한 바램은...
'레데시야 델 카미노' 마을을 지나다(4.5km) 세번째 만남... 이후론 오누이 같이 다정한 이들을 만난적이 없다.
무척이나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던 '스마즈'와 '엘레나'... 부엔 카미노!
'카스틸델가도' 마을 입구에 아침 햇살이 가득 퍼져있다.
정겨운 풍경에 마음 푸근하다.
기분좋은 날이다^^
'산티아고' 576km... 아직은 그곳이 요원하기만 한데...
느긋이 얼마쯤 걸어오다 보니(2km) 지척에 조그만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이 보인다.
날씨가 조금 따가운 듯 하다.
그래도 하늘맑고 풍광좋은 이 길을 걸을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
앞서가는 사람도 뒤따라가는 사람도...
길이 이어진다.
마을안 정경이 알록달록 예쁘고 멋스럽다.
여전히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비야마요르 델 리오'를 지나고(3km) 다시 한시간 반여를 걸어(5.5km) '벨로라도(Belorado)' 마을
알베르게를 지난다.
만국기 나부끼는 곳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머나먼 타국에서 보는 그 광경에 마음이 찡하다.
이길 걸음을 마치고 돌아갈 나의 조국 대한민국 그리고 고향 제주도...
크게 한장 더 줌인하여 태극기를 찍었으나 거센 바람에 찌겨져 있어 올리지 못함이 안타까움만 더한다.
목재다리 아래로 카미노 커플이 쉬어가고 있다.
저들의 여유가 늘 부럽기도 하다.
어쩌랴...
'벨로라도(Belorado)'에서 두시간여를 걸어와(8.3km) 'Espinosa del Camino' 이라는 작은마을을 지날때(8.3km)
목도 출출하여 그곳 바(Bar)에 들러 빵과 생맥주 한잔을 시켰는데 그맛이 부드럽다 못해 달코롬하다.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다시 한시간여를 걸어(3.5km) 'Villafranca Montes Oca' 마을 개울가 작은다리 초입에서...
어제 디카의 밧데리를 충분히 충전 시키지 못한탓에 깜빡거림이 반복된다.
마을풍경을 조금 더 담고 싶었으나 이제 그만 접어야 겠다.
여덟시간을 걸어 도착한 'Villafranca Montes Oca' 공용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는데
그렇게 깨끗하고 조용할 수 가 없다.
가격역시 아주 저럼한 5유로로 식당과 주방도 아주 널직하다.
더욱이 1~2층 겸용 10개의 침대중 사용자는 네명(남자 둘, 여자 둘)뿐이다.
주방에서 얼큰한 해물라면을 끊여먹고 그곳 냉장고 옆에 보니 쌀봉지가 보인다.
관리인 여자에게 이쌀을 사용해도 좋으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한다.
내일 아침 밥을 해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이난다^^
3층 침대가 있는 숙소로 갔더니 방금 밖에서 들어온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할 수 가 없다.
이길에 있는 알베르게는 어디서든 밤마다 세계각국의 코골이와 이빨갈기 경연대회가 열리곤 하는데
오늘밤은 간만에 단잠을 잘 수 있을테니까...
참... Wi-Fi가 된다.
내일 아침 보고픈 토끼들과 아내에게 소식을 전해야 겠다.
한국은 지금 밤 2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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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는 걷는다. 고로 存在한다.---어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