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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의 목적은 카라코람하이웨이 곧 실크로드 길을 따라가며 해가 지면 그 길에 있는 도시에서 자고 떠나는 방식이기에 이곳 길기트도 숙박만 하고 떠난다.
길기트(Gilgit)는 평균고도가 높고, 험난한 지역이지만 고대부터 서역에서 인도지역으로 빠지는 실크로드 무역로의 중요 거점도시였고 지금도 실크로드를 따라 건설된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중요한 도시이다. 길기트 관구의 중심을 이루는 도시로 북쪽의 카라코람과 남쪽의 펀자브, 히말라야 산괴 사이의 소분지로 해발고도는 약 1500m이며 도시는 단구(段丘)위에 있다. 연 강수량은 130mm로 건조하며 빙하수를 이용하여 봄밀. 옥수수. 살구 등 과일을 재배한다. 인더스 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길기트 강은 도시 남동에서 훈자 강과 합류하며, 훈자 계곡은 옛부터 내륙아시아와 인도를 연결하는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고구려 유민으로 당나라 대장군 고선지가 서역정벌 당시 길기트에 있었던 소발률 왕국을 점령해 이 지역 72개 국가를 복속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던 곳으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도 소발률 국이 기술돼 있다. 현재도 카시미르 지역문제로 인도와 영토분쟁 중인 길기트는 스카르두(Skardu)와 함께 파키스탄 북부의 중요한 군사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길기트 발티스탄주의 주도(州都)로 카라코람산맥을 등반하거나 파키스탄 북부지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이곳을 거쳐야 하며, 중국을 가거나 훈자를 가기 위해서도 필히 이곳을 거쳐야 하는 북부의 교통의 요지인 곳이다.(나무위키에서)
아침에 일어나 시내를 둘러보러 호텔을 나오니 하늘이 맑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에 흰 눈을 뒤집어 쓴 가깝고 먼 산맥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맞은편에 보이는 것이 어제 인더스 강을 따라 오면서 보았던 힌두쿠시 산맥이고 마주 보이는 산맥이 카라코람산맥이다. 시내에는 군부대가 많이 보인다. 영국 점령 당시 옛 카슈미르 번왕국으로부터 영국이 조차해 길기트 관구로 파키스탄 북부의 군사적 거점이 되었다.
오늘 오전 중 이번 여행의 핵심중의 하나인 훈자로 가는데 이곳에서 100㎞정도로 두 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그래서 느긋하게 출발을 하면서 이곳의 명물(名物)인 출렁다리를 구경하고 훈자로 향한다. 이곳부터는 도로 사정이 좋아 도로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다. 길기트부터는 강이 훈자 강으로 이름이 바뀌고 훈자 강을 따라 계속 상류로 올라갔다. 곳곳에 산사태가 나서 바위더미들을 피해 길을 재촉했다.
훈자로 가는 도중 올드 실크로드 표지판이 있는 곳에 내려 강 건너편 절벽에 매달리다 시피한 Z자 모양으로 나 있는 올드 실크로드(카나 아바드 로드, Khana Abad Road)를 보면서 신기함보다 이 목숨을 걸고 이 길을 걸었던 옛 사람들의 힘들었던 삶을 생각해 본다. 우리도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이런 간난(艱難)한 삶을 살았을 것이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는데 길잡이가 눈덮힌 산봉우리를 가리키며 카라코람산맥에 있는 7,788m의 라카포시 산이라고 하는데 파키스탄에서 13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한다.
실크로드 옛길을 보는 곳은 쉴 곳도 없는 곳으로 사진만 찍고 곧바로 출발하여 훈자골짜기에서 내려오는 훈자 강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라카포시 산 아래 굴멧(Gulmet)의 레스토랑 주차장에 정차한다. 길잡이는 여기서 점심을 먹을 예정인데 점심식사 전 이곳에 사는 현지가이드를 따라 1시간 반 정도 라카포시 트래킹을 한다고 하며 현지가이드를 소개한다. 라카포시란 이름은 현지어로 눈덮힌 설산을 의미하며, '안개의 어머니'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높이 7,788m로 1938년 영국을 시초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반대가 도전하였으나 계속 실패하다 1958년 영국-파키스탄 공동 원정대가 처음으로 등정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현지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라카포시 트래킹에 나선다.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도 듣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을 오른다. 등산로엔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이 흐르는데 신발이 젖을까봐 물을 피해 걷다보니 염소와 양, 소 등 가축들의 똥이 지천이다. 그렇지만 도처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다투어 피어 있고 멀리 보이는 라카포시 빙하를 벗삼아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그야말로 천국에 온 기분이다. 50분 정도 산을 오르다 돌로 쌓은 임시 가축 우리가 있는 지점에서 빙하를 배경으로 라카포시 간이 트래킹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이곳에서 훈자 강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그 산에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민둥산으로 산 아래에 옛 실크로드의 흔적만 보인다.
레스토랑으로 돌아오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K-POP을 좋아한다는 파키스탄 아가씨들이 한국을 사랑한다며 우리 일행들과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이 아가씨들과 사진을 찍는데 참으로 웃음도 많고 발랄한 모습이 이슬람 국가 여성들은 히잡을 쓰고 속박 받아 우울해 보일 거란 것은 나의 편견임을 깨닫게 해 준다.
레스토랑에서 쌀밥과 카레, 짜파티, 닭고기, 체리 등으로 점심을 먹고 체리가 하도 맛있어 인근 가게에서 체리를 1kg 산다.(500 루피, 한화 2,500원 정도) 지금 훈자는 체리 철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에선 비싸 사먹기 힘든 체리나 실컷 사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훈자 강을 따라 30여분 정도 달려 다리를 건너자 총을 들고 지키는 검문소가 있고 검문소를 지나서 조금만 더 가면 알리 아바드(Ali Abad)란 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이 이곳 훈자계곡의 시장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생필품과 식료품들을 사는 곳이라 한다.
강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실크로드 대상들이 쉬어갔다는 카라반사라이가 있다는 Ganish Khun Historical Village에 도착한다. 가네쉬(Ganish) 마을의 가니쉬는 시바 신의 아들이다. 왜 이곳에 가니쉬 마을이 있을까 싶지만 본래 인도 땅이었을 거라 지레짐작해 본다. 마을 입구에 내리니 훈자 최초의 마을이자 1,000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 파키스탄 전통마을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고 적힌 안내판과 모스크가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마을 입구 매표소를 지나자 작은 호수에서 아이들이 수영을 하며 물놀이를 즐기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우리 일행들을 쳐다보고 있다. 호수를 지나면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옛 카라반사라이가 있는데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곳엔 작지만 아담한 마당이 있고 그 주위로 작은 모스크와 대상들이 묵던 방들이 보인다. 대상들이 묵어가던 방들은 많은 곳이 허물어져 형태만 간신히 보이고 일부는 보수해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리가 한참 이곳을 구경하는데 10살쯤 돼 보이는 여자애가 동생들을 데리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어 마침 가지고 있던 초코바를 아이들에게 건네주며 사진을 찍는다.
가니쉬 마을을 둘러보고 통칭 훈자로 불리는 카림 아바드로 간다. 지인이 훈자의 뜻이 화살이라고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훈자의 어원은 훈스(Huns)이며, 훈스는 사냥을 잘하던 원주민의 이름이고 이 뜻이 화살이며, 이 원주민의 이름이 왕국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지 중 하나가 훈자마을이기에 사진과 방송에서만 보던 훈자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설렌다. 숙소들이 대부분 산 중턱에 있어 훈자 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어서 눈앞에 그림 같은 마을의 풍경이 펼쳐진다.
숙소는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공간이다. 하루의 피로를 풀고 다음 날 여정을 준비하는 재충전 장소이며, 때로는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숙소는 단순히 저렴한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여행 목적에 맞는 합리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훈자 호텔(Ambassador Hotel)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40분, 종업원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홍차와 우유로 만든 짜이를 한 잔씩 따뤄 준다. 어쩐지 훈자 인들이 파키스탄 사람이 아닌 이방인처럼 보인다.
이곳 훈자에서 3일을 머무르는데 내일은 오전에 이글 네스트와 호퍼마을을, 오후에는 호퍼 골짜기의 호퍼 빙하를 보고, 모레는 훈자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설산들과 훈자계곡 전체를 전망할 수 있는 카림아바드 위에 있는 알팃 포트와 발팃 포트를 둘러보는 것으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오늘 오후에는 각자 마을을 둘러보는 것으로 나름대로 계획을 세운다.
방을 배정받아 열쇠를 들고 방으로 가 캐리어를 대충 던져 놓고 아직 해가 지려면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룸메이트와 훈자지역을 돌아보기 위해 호텔을 나서는데 길잡이가 호텔 뒤편에 수제비와 닭백숙을 하는 한식집이 있다고 해 그리로 발길을 옮긴다. 호텔에서 한식당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알려준 곳으로 가니 계단이 어찌나 가파르고 많은지 하늘로 가는 계단처럼 보인다. 한식당은 아직 영업시간 전인 것 같아 발팃 포트(Baltit Fort)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오르막길인데다 차량들이 다녀 먼지 때문에 도로를 걷기 힘들다. 도로 양편에는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훈자엔 살구가 많다고 들었는데 살구나무보다 체리나무가 더 많이 보인다. 살구나무엔 아직 조그만 살구만 달려 있고 체리나무엔 수확 철을 맞은 빨갛게 익은 열매가 예쁘게 주렁주렁 달려 있다. 발팃 포트 뒤 울타르 봉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이 도랑을 타고 훈자 곳곳을 흐르는데 탁하기도 하고 석회석 성분이 많이 녹아 있는 것 같다. 이 물을 지금은 정수해서 먹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이곳 사람들은 이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나는 보기만 해도 못 마실 것 같다. 이 물이 훈자사람들의 장수비결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외지인이 이 물을 마시면 배탈이 난다고 한다. 발팃 포트 아래 상점가까지 한시간 정도 산책 하다 호텔로 돌아온다.
동네가 비탈이 심해 아랫동네와 윗동네는 걸어서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젊은 친구들은 식사를 하러 택시를 타고 식당까지 찾아가는데 나이가 든 사람들은 귀찮아서 숙소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저녁식사 후 밖으로 나가 테라스에 있는 의자에 앉아 호텔 건너편을 마라본다. 싱그런 초록 들판과 나무들, 쭉 뻗은 고산 위로 흰 구름 너울너울 하늘에 이어졌다. 구름 그림자가 산 위에 낮게 깔려 내 가슴 뒤 흔든다. 저 멀리, 가까이 있는 설산이 나를 둘러싸고 나를 오라한다. 때로는 다정히 손을 내밀고, 때로는 달래며, 때로는 위압적으로 유혹한다. 이래서 사람들이 훈자, 훈자 하는구나!
훈자 계곡의 중심지인 Karim Abad는 훈자 강이 흐르는 골짜기와 주위에 라카포시(7,788m)와 Ultar(7,388m), Bojahagur DuanasirII(7,329m), Ghenta Peak(7,090m), Hunza Peak(6,270m), Darmyani Peak(6,090m), Bublimating (Ladyfinger Peak) (6,000m) 등의 높은 봉우리에 둘려 싸여 있으며 중국에서 파키스탄으로 통하는 중요한 통로에 있는 오지이다. 훈자는 육로로 파키스탄의 스와트(Swat)지역과 간다라(Gandhara)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 이곳으로는 짐을 실은 동물들이 지날 수 없어 오직 사람의 힘에 의지해 통과할 수 있었다. 훈자로 통하는 길은 50cm도 안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에 매우 용이했다. 높은 산길들은 종종 바위가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절벽들 사이의 균열 사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은 종종 낙석과 폭우 때문에 길이 막히기고 한다. 이른 고대부터 몇몇 중국인 불교 승려들을 포함한 중국 역사가들은 이 고도(高道)의 공포를 기록하였다.
훈자(Hunza)는 지명이 아니고 지역 명으로 중국 국경부터 굴미트(Gulmit)까지를 上훈자, 카림아바드(karimabad)를 中훈자, 굴멧(Gulmet)을 下훈자로 구분한다. 훈자의 중심지 카림아바드는 이란 지도자 카림 아가 칸이 지은 이름으로 설산의 석양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며, 샹그릴라 또는 무릉도원이 이곳을 보고 하는 말인 것 같다. 훈자 족은 전승에 의하면 BC325년 알렉산더 부하 3명이 잔류하면서 그 후손들에 의해 훈자왕국이 시작됐다고 하며, 그리스와 페르시안 후손으로 파란 눈과 금발머리를 가졌다고 하나 근거가 없다고 한다. 훈자가 널리 알려진 첫 번째 이유는 주변의 7,000m가 넘는 높은 산, 두 번째는 100세 넘는 장수마을로 유럽에 소개되었고, 세 번째는 일본 애니매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때문이라 한다. 훈자를 대표하는 산이자 정신과 풍요의 Ultar산(7,388m)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물은 비록 검은 물이지만 농업용수와 실생활에 사용하는 중요한 식수원인 훈자워터다. 이곳에서 가장 기이한 봉우리가 바로 레이디 핑거인데 이 이름을 가진 것들로는 선인장, 5각형의 고추처럼 생긴 열매채소인 오크라, 커피에 찍어먹는 쿠키과자가 있다. 8세기 엄격한 시아파에서 독립한 이스마일派라서 친절하고, 사진에 잘 응해주며, 종교 때문에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국가를 바꾸었으나 파키스탄과도 모든 것이 너무 달라 1974년까지 독립된 정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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