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서 맞붙었다. 연비면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앞섰고, 안전 장비에서는 캠리의 경쟁력이 돋보였다.
국산차와 수입차로 직접적인 가격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비슷한 옵션을 적용했을때의 가격 차이는 652만원으로 여전히 국내 시장에 존재하는 수입차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고민되는 가격 차이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내년 국내 1만8000대 판매를 공언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함께 3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카 판매 목표치가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합쳐 1만8300대였음을 감안하면, 3만대라는 수치는 전년 대비 64% 높은 수치다.
이런 현대차의 자신감을 반영하듯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상품성을 높여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지난 11월 상품성을 강화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올 뉴 스마트 캠리’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외관 디자인: 화려함과 또 다른 화려함
먼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먼저 출시된 가솔린 모델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디자인에 큰 폭의 변화를 가져왔다. 전면부에 대형 육각 그릴을 위치시키고, 그릴에 매시 패턴을 적용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과 범퍼의 디자인을 변경해 보다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쏘나타의 친환경 모델이라기 보다는 고성능 드레스업 모델로 다가온다.
후면 디자인은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즐겨 사용하는 누드타입 리어램프로 변경하고, 범퍼 디자인을 개선했다. 트렁크리드에는 스포일러를 추가해 공력성능을 높였다. 측면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낮춘 바람개비 형상의 휠을 적용하고, 도어 하단에는 크롬 몰딩을 추가했다. 제네시스 등 고급차 라인업에서 사용하는 디테일로 고급감을 높여준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과 외관 디자인에서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모델에 부여하는 푸른색의 토요타 엠블럼이 전면 그릴과 트렁크리드에 위치하고, 후방 모델 트림 이니셜 위에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로고가 추가됐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변화가 크게 다가온다. 그릴과 이어지는 범퍼 하단부에 그레이 컬러를 적용하고, 촘촘하게 수평바를 적용해 커다란 일체형 그릴과 같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날카롭게 변경된 헤드램프와 세로형 안개등과 함께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후면 디자인은 다소 평범한 형상으로 리어램프 사이를 잇는 크롬바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드물게 노출형 머플러팁을 적용했다. 특히, LED 헤드램프 적용은 캠리 하이브리드의 강점이다.
실내 디자인: 일체감과 조형미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실내 디자인 부분에서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점이 없다. 두 모델 모두 엔진회전계를 삭제한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이 적용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3.5인치 컬러 LCD 패널을 중앙에 위치시키고 좌측 엔진회전계 자리에는 충전과 시스템 출력 상황을 표시하는 아날로그 클러스터를 위치시켰다. 옵션으로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선택 가능하다.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계기판 중앙에 4.2인치 컬러 LCD 패널을 위치시키고 좌측에는 충전과 출력 상황을 표시하는 아날로그 클러스터가 자리잡았다. 쏘나타는 심플한 감각이고, 캠리는 화려한 느낌이다. 쏘나타의 경우 슈퍼비전 클러스터 적용시 고급스러운 감각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 역시 쏘나타는 단정하고 일체감이 높은 디자인을 보여주는 반면, 캠리는 투박하지만 화려한 감각이다. 특히, 각기 다른 재질로 레이어드 처리하고 가죽으로 덮은 캠리의 대시보드 디자인에 시선이 집중된다. 전체적인 버튼류의 디자인에서는 실용성을 앞세운 캠리 대비 쏘나타가 고급스럽다. 실내 공간은 두 모델 모두 아주 넓직하다.
파워트레인: GDI엔진+6단 변속기와 2.5리터 엔진+CVT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리터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고, 캠리 하이브리드는 2.5리터 엔진과 CVT 무단변속기를 적용해 구성의 차이가 있다. 쏘나타는 상대적으로 적은 배기량으로, 캠리는 CVT 변속기를 통해 연료 소비효율을 높이는 구성을 갖는다. 현대차는 최고출력 159마력을 내던 2.4리터 엔진을 대신해 2리터 GDI엔진을 수출형 모델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제원상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19.3kgm를 발휘하고, 38KW 모터는 51마력과 20.9kgm를 더한다. 반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엔진 최고출력 158마력, 모터 출력을 합산한 시스템 출력 203마력과 전기모터 출력 143마력을 따로 표기했다. 최대토크는 21.6kgm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사이트에는 기존 2.4리터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출력을 199마력으로 표기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엔진 출력이 3마력 줄어들었고, 모터 출력이 47마력에서 51마력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쏘나타의 시스템 출력은 캠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서로 다른 배터리 방식과 배터리 위치
배터리 부분에 있어서 쏘나타와 캠리는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쏘나타는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고, 캠리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니켈-메탈수소 배터리를 적용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집적율이 좋아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차체중량은 17인치 모델 기준으로 1595kg, 캠리 하이브리드는 1625kg이다.
특히, 쏘나타의 경우 배터리의 위치를 트렁크 하단으로 이동해 가솔린 모델과 다름 없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캠리의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다. 캠리 가솔린 모델의 트렁크 용량이 워낙 큰 이유로 배터리 공간을 제외한 캠리 하이브리드의 용량은 쏘나타 하이브리드 대비 약 6리터 작은 374리터이다.
연비: 쏘나타 17.7km/ℓ와 캠리 16.4km/ℓ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국내 복합연비 18.2km/ℓ(도심 17.7 고속 19.0)를 보여준다. 이는 16인치 휠 적용시의 연비로 캠리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17인치 사양의 연비는 17.7km/ℓ(도심 17.2 고속 18.4)이다. 반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17인치 휠 기준으로 복합연비 16.4km/ℓ(도심 17.1 고속 15.7)로 표기된다. 도심 연비는 비슷하나, 고속 연비에서 쏘나타가 캠리를 앞선다.
또 내년부터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1km당 97g 이하 차량에 대해 100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16인치 모델 91g, 17인치 모델 94g으로 수혜 대상에 포함 될 전망이다. 하지만, 캠리 하이브리드는 17인치 모델 102g으로 수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토요타 프리우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7g이다.
쏘나타 HV와 캠리 HV의 가격차이 652만원
쏘나타는 세제혜택을 반영하지 않은 판매가격 기준으로 스마트 3013만원부터 프리미엄 3343만원까지 선택 가능하다. 반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4300만원이다. 쏘나타의 경우 세제혜택 반영 후 가격은 각각 143만원 낮은 것으로 홈페이지에 표기하고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사실상의 풀옵션 모델로 쏘나타 대비 LED 헤드램프, JBL 10스피커 시스템, 내비게이션 및 후방 카메라, 그리고 썬루프가 적용되어있다. 쏘나타 프리미엄 모델에 옵션을 추가하면, 내비게이션과 JBL 8스피커 시스템, 후방카메라 옵션이 160만원, HID 헤드램프가 40만원, 그리고 파노라마 썬루프 105만원으로 305만원이 추가되어 3648만원으로 캠리 하이브리드와의 가격 차이가 652만원으로 줄어든다.
그 밖에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국내에 수입된 캠리 하이브리드에서 선택할 수 없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 고급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열한 옵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프리 세이프 패키지 98만원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150만원이 추가된다.
쏘나타 7에어백과 캠리 10에어백
기본적으로 신형 쏘나타와 신형 캠리 모두 업계 최상위 수준의 충돌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신형 모델 출시와 함께 차체 강성 확대를 통해 충돌 안정성은 물론 핸들링 성능 개선에 주력한 부분 역시 두 모델은 비슷하다. 이미 미국 중형 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캠리와 빠른 속도로 추격해 가고 있는 쏘나타는 서로 닮아가고 있다.
에어백 시스템에서는 쏘나타의 7에어백과 캠리의 10에어백으로 차이를 보인다. 캠리는 쏘나타 대비 조수석 무릎 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을 추가로 장비했다. 또 쏘나타의 2스테이지 에어백과 캠리의 어드밴스드 에어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프리 세이프 옵션을 선택시 사고 전 안전장비에서는 쏘나타가 사고 후 안전장비에서는 캠리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