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산불의 아픔을 찾아서 돌아보는 시간..
인왕산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건너편 능선에는 흰눈이 봄 씨앗을 흩뿌리듯이 쌓여 있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오르는 성곽길 옆에서 뿌리를 드러낸 소나무 부부는 흘러내리는 모래를 붙잡으려 연리근으로 서로를 독려하고,
봄이 바로 턱 밑에 왔음을 알아차린 물오리나무의 암꽃차례(위)와 수꽃차례(아래)는 추위를 이겨낸 보상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성곽을 돌아가자 화마가 쓸고간 흔적이 귀신의 머리터럭처럼 기괴하게 펼쳐집니다.
2023년 4월 2일 밤에 발생한 인왕산 화재는 서울을 통째로 집어 삼킬 듯이 위협하며 북악산 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져 축구장 20여 개 규모에 달하는 면적의 임야가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그 화재가 발생하고 3년이 되어가는 현장을 바라보니 그저 한심할 따름입니다.
능선에서 좌우에 펼쳐진 처참한 장면을 둘러보고 있으려니, 마침 지나 가시던 아랫마을 주민 한 분이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시며, 화재발생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하시고 두려움에 떨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당시의 기억으로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대하니 아직도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 인적 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때 독야청청 하리라..하며 서울을 내려다 보면서 자라던 이 소나무가 쓰러질 곳에 또 다른 멋진 소나무가 자라기를 고대하고, 마을이 가까운 지역에는 도토리나무를 많이 심어 화재를 진정시키고, 주민의 안전을 위하는 내화수림과 관련한 나무를 많이 심는 정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하신 우종영선생님, 주원섭선생님, 최영선선생님, 김미자선생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양승길 선생님 고맙습니다
정말 심각했습니다. 우리가 할일을 생각할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