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머나 유머 문학은 개인이 돠었건 사회가 되ㅏ었건 문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나타난다. 삶의 여유가 있어야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의 지혜 그 자체에 의문을
품으면서 유머도ㅗ 함께 나타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쨋거나 유머는 지혜의 가장 높은 수준에 닿아있는 경지이다. (p. 134)
2. 유머는 일상사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문제와 고민을 우회적으로
해소시키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표현방식이다. 때문에 자칫 수준이
떨어지면 저질의 우스갯소리로 전락하기 쉽고, 너무 정색을 한 체
구사하면 상데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어쨋든 유머는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인간관계의 설정 방법이자 각종 문제를 갈등 없이
해소하는 아주 유익한 도구이다. 또한 유머는 권력자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p.135)
3. 안자가 48년을 모신 경공은 술을 몹시 좋아했다. [안자춘추]에 보면
안자가 경공의 음주에 대해 충고하는 장면이 아주 많이 등장한다.
한번은 경공이 거나하게 술에 취해서는 "오늘은 대부들과 술 마시는
것이 즐거우니 서로 예를 차리지 맙시다"라고 제안했다. 이 말에 안자는
얼굴색을 바꾸며 이렇게 대꾸했다.
"임금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신하들은 원래 임끔께 예의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힘 센 자는 힘으로 그 윗사람을 이길 수 잇고,
용감한 자는 그 임금ㅋ을 죽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란 것이
있어 그렇게 못 하는 것입니다. 짐승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범합니다.
그래서 날마다 우두머리가 바뀌지요."
하지만 경공은 술에 취해 안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잠시 뒤 임금이
자리를 뜨는데도 안자는 일어서지 않았고 다시 들어올 때도 일어서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술도 자기 혼자 먼저 마셔버렸다. 경공이 화가
난 얼굴로 안자를 노려보며 방금 전에는 예를 없애서는 안된다더니
어째서 그렇게 무례하게 구냐고 따졌다. 안자는 자리를 고쳐 앉으며
절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어찌 감히 임금께 올린 말을 잊겠습니까? 다만 예를 없앴을 때
모습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했을 뿐입니다." (p.158)
4. 변화하고 발전하는 인간을 본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인정하고 대우할 줄 아는 사회야말로 제대로 된 사회일 것이다. 서로의
인간미와 재능을 알아주고 끌어주는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모델을 안자에게서
발견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p. 174)
5. 한 사람이 죽고 한 사람이 살아 있으면 우정의 진심을 알게 되고, 한 사람은
가난하고 한 사람은 부유하면 우정의 태도를 알게 되고, 한 사람은 출세하고
한 사람은 천하면 우정의 진정성이 나타난다. (p. 210)
6. 위기상황이 닥쳐올 때마다 그것을 극복해낸 진평의 능력은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된 것이었다. 특히 그가 일생을 통해 보여준 균형감각과 선견지명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아루런 준비도 없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 위기는 곧 실패를 의미하지만 진평처럼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사람에게 위기는 곧 성공을 향한 돋움 판 역할을 한다. 순간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절차탁마의 시간을 거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p.267)
7. 아홉가지 리더십의 덕목
- 너그러우면서도 엄격함
- 부드러우면서도 주관이 뚜렷함
- 사람과 잘 지내면서 장중함
- 나라를 다스릴 재능이 있으면서 신중함
- 순종하면서 내면은 견고함
- 정직하면서 온화함
- 간결하면서 구차하지 않음
- 굳세면서 착실함
- 강하면서 도의를 지킴 (p. 470)
8. 무릇 보통사람들은 자기보다 열 배 부자에 대해서는 헐뜯고,
백가되면 부러워하고, 천배가 되면 그 사람의 일을 해주고,
만배가 되면 그의 노예가 된다. 이것이 사물의 이치다.(p. 512)
9. 군자도 부유해야 기꺼이 덕을 행하고, 소인도 부유해야 있는
힘을 다한다. 연못이 깊어야 물고기가 나고, 산이 깊어야
짐승이 왕래하며, 사람은 부유해야 인의(仁義)가 따른다.(p.513-514)
10. 유방의 카리스마는 내용에 충실했고, 항우의 카리스마는 현상에 집착했다.
유방은 기분 나쁘지만 끈질겼고, 항우는 통쾌하지만 단순했다. 유방의
카리스마는 위기상황에서도 포기를 몰랐지만, 항우의 카리스마는 결정적인
순간에 맥없이 무너졌다. (p.555)
11.리더는 이 순간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에는 차가운 머리로 대변되는 이성적 판단이
따라야 하지만 흔히 뜨거운 가슴이라고 하는 인성의 약점 , 즉 감정이 끼어든다.
인성의 약점이란 리더의 성격이나 기질이기도 하지만, 명분에 집착하는 리더와
리더십의 함정이기도 하다. 명분은 이상에 가깝고 실리는 현실에 가까우니 이것을
리더들에게 예외 없는 딜레마이다. (p.567)
12. [화식열전]은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천시해온 유가 사상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유교사상을 받아들인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우리들은 학자보다 상인을,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이재에 밝은 사람을 낮춰
보았다. 하지만 사마천은 [화식열전]을 통해 점잖은 척 고상한 척하면서도 결국은
부귀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가면을 벗겨낸다. 인간의 본성을 궤뚫어보고 [화식열전]과
[평준서]를 남긴 사마천의 통찰력이 놀라기만 하다. (p.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