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20(금) 서울 둘레길 7구간
서울 둘레길 7구간을 다녀왔습니다. 이로써 서울 둘레길을 완주하였습니다.
20일은 내가 행우회 회원들을 하늘공원 안내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7구간을 걸어 서울 둘레길 종주를 마무리 하려 하였습니다. 워낙 멀어서 다른 날을 잡으면 또 하루를 써야 하니 좀 무리가 될지 모르지만 안내 마치고 점심 먹고 일행은 귀가하고 나는 둘레길을 돌기로 합니다.
10시 월드컵 경기장역 약속이므로 망포역에서 7시 4,50분 지하철을 타고 수원역에서 환승합니다. 그런데 하필 이 기차가 구로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라서 할 수 없이 구로역에서 다시 환승하여 신도림역까지 갑니다. 신도림에서 합정, 합정에서 월드컵 경기장역, 10시에 딱 맞추어 도착하였습니다. 일행은 벌써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행과 함께 전기차 맹꽁이차를 타고 하늘공원으로 올라갑니다. 다행히 억새는 지금도 한창입니다. 코스모스도 여전하구요. 천천히 한강을 조망하기도 하면서 산책을 합니다. 해바라기는 꽃잎은 거의 다지고 이제 열매가 익어 갑니다. 11시 가까이 되자 유치원 애기들이 아주 많아 졌습니다. 여기저기 유치원에서 잔뜩 몰려 왔고 중학생들도 많습니다. 애기들이 하도 많아 정자등지에서 쉬기도 어려워 한바퀴 돌았으니 좀 이르지만 하산합니다.
경기장 구내의 푸드코트에 갔더니 백화점, 마트의 푸드코트처럼 되어 있는데 일체의 주류를 팔지 않아 일행들이 뜨악해 해서 도로 내려와 근처를 헤매대가 수산 시장 옆 한식당가를 발견하여 그곳으로 갑니다. 마포 젓갈 시장이 서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식당마다 만원인데 간신히 자리를 잡고 생대구탕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식사 후 일행은 귀가하고 난 둘레길로 접어듭니다.
길은 경기장역에서 불광천으로 내려서서 하천을 걷습니다. 하천 길 시작, 1시 15분. 구파발역까지 10Km가 좀 넘습니다. 시작할 때는 대부분 그렇듯이 몸도 무겁고 잘 내키지 않고 포기의 유혹이 늘 따라붙지요. 이번은 좀 더 심합니다. 에라 지하철 한 역 분량만 가고 다음에 와서 완주 마무리할까? 여하튼 가다가 볼 일입니다. 2Km 이상은 걸어 하천을 벗어나 이제 산길로 접어듭니다. 하천에서부터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면서 이정표는 참으로 제멋대로입니다. 9.? Km 였다가 8.?Km 였다가 길을 가는데도 거리가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봉산입니다. 봉수대가 3.?Km랍니다. 봉수 공원 등을 지나 아무리 가도 영 나타나지 않다가 힘들게 간신히 봉수대 도착. 조망이 일품입니다. 북한산 조망이 아주 빼어납니다.
다시 진행, 서오릉 고개도착. 큰 자동차길을 건넙니다. 그런데 이 도로가 공사를 하느라 파헤쳐 놓아 둘레길이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리본과 팻말은 그냥 서 있습니다. 공사 중이라 길이 없어져 도랑 옆을 위태롭게 한참을 걸어서야 산으로 접어듭니다. 봉산을 두어 고개 힘들게 넘어 왔는데 이제 앵봉산입니다. 둘레길은 대개 정상을 올라가지 않고 돌아가기에 옆으로 도는 길로 한참을 가다보니 영 표지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지없이 알바입니다. 리본 있던 곳으로 한참을 되돌아가니 산 정상으로 둘레길입니다. 상당히 가파릅니다. 앵봉산 정상, 잠시 쉬고 다시 진행, 그런데 정상 못지 않은 봉우리가 또 나타납니다. 전에 이 코스를 종주한 친구 삼우당이 이곳 봉산, 앵봉산에서 크게 힘들었다며 산 봉우리를 세 개인가 다섯 개인가 넘는데 아주 혼이 났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하긴 나는 지난번에 가양역에서 월드컵 경기장까지는 미리 진행을 하여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줄여 놓았으니 망정이지 그 친구는 가양역에서부터 출발하였을 터이니 막바지 길이라 더욱 힘들었을 겝니다. 그런데 봉우리가 이걸로 끝이 아니라 또 나타납니다. 리본도 보이지 않아 뒤따라오는 사람에게 둘레길이 맞는가 물으니 맞답니다. 다시 봉우리 정상, 쉬면서 간식을 좀 먹습니다. 시간은 벌써 4시를 넘어 4시 5분. 일어서려니 아까 길을 가르쳐준 사람이 구파발역까지 가려면 서두르랍니다. 해가 일찍 져 5시면 어두워 진다는 것입니다. 구파발역까지 3.?Km. 나는 한 시간이면 가겠지요 하고 여유있게 대답하였으나 막상 그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아무래도 처음 가는 길이고 어두워지는 것에 대한 대비는 하고 오지 않았으니까요. 걸음을 빨리 해 봅니다만 전처럼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고 오르막이 나타나면 이내 속도가 느려집니다. 게다가 표지를 확인 하면서 가야 하니 마냥 속도를 낼 수도 없습니다. 전에 백두대간 할 때 태백산 구간 마지막 해 넘길 때의 모습, 그리고 덕유산 구간 어두워지던 모습 등이 떠 오릅니다. 동네 뒷산 가면서 이 무슨 하며 웃습니다.해가 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길을 재촉하는데 앞에서 한 여자가 개를 끌고 지나갑니다. 그 개. 무지하게 큽니다. 송아지가 아니라 소만합니다. 개가 사람을 물어 죽였다는 기사로 기끌한데 이 산속에 저렇게 큰 개라니. 아마 그 개가 날띄면 개 주인 여자는 감당이 어림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5시 10분 구파발역. 사실 7구간은 게서 더 가 삼신사까지이고 그곳은 구파발역에서 약 3Km 더 가야 하지만 구파발역을 끝점으로 삼습니다. 7구간을 끝으로 서울 둘레길 종주를 마감합니다.
8구간은 북한산 둘레길과 다 겹치는 구간입니다. 34Km인가 구간을 잡아 놓았지만 북한산 둘레길이라서 서울 둘레길로 다시 진행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서울 둘레길 종주를 마칩니다. 하나의 코스 종주를 마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뿌듯한 일이지요. 이래서 나는 북한산 둘레길, 백두대간, 제주올레를 종주하였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할까, 제주올레를 다시 할까. 대간을 다시 붙을까, 여러 욕심이 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