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의 치유적 의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내용 중의 하나인 108배는 원래 108가지 인간의 번뇌를 내려놓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불교의 수행법이다. 108번뇌는 마음이 흩어져 결국 스스로의 삶이 고통스럽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이는 108배의 절을 통해 번뇌에 의해 끊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원래 무한한 능력을 지닌 참 나(眞我)를 깨닫게 하는 동인이 된다. 때문에 지속적이고 정성스러운 오체투지(五體投地)의 108배 수행에는 아상과 업장을 소멸시키며 번뇌를 사라지게 하여 산란한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돌리겠다는 의지와 함께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성불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108배의 정진을 통해 심신이 몰입될 때 자신을 괴롭히던 수많은 번뇌, 망상, 고통들이 소멸하고 심신이 합일되는 초월적 경험과 불성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108배는 수행 본래의 효과뿐만 아니라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즉, 완벽한 전신운동이며 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인 108배는 근육, 혈액, 뼈, 신경계, 호흡계 및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변화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골격, 근육, 인대, 관절의 조화로운 협응력, 평형성, 전신지구력을 요구하는 108배는 혈액을 전신에 충분히 공급해 줄 뿐만 아니라 기(氣)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하체의 근력과 아킬레스건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성인병 치료, 예방관리에 적합하다. 최근 '힐링' 열풍을 타고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108배 운동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108배를 하면서 참회문을 읽거나 들으면서 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방삼세 제불보살님과 역대 조사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이 몸 다 던져 참회하고 발원합니다. 지난 세월 지은 공부처님께 귀의하여 공경, 예배하는 큰절의 형태로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최상의 존경을 표시하는 몸의 동작이며 교만과 거만을 떨쳐 버리는 가장 경건한 예법이 다 덕이 적어 부처님 참된 진리 등지고 살아왔음을 참회합니다. 작은 인연이지만 오늘부터 크게 키워 참된 불자가 되고자 발심하여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오며 정성으로 절을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108참회는 참회 편, 감사 편, 발원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08배는 새로운 나로 거듭나게 하며, 몸에는 활력을 마음에는 평화를 주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살리는 운동이다. 따라서 웰빙 및 힐링이 주목받는 현대사회에서는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108참회는 불교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치유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며, 템플스테이 체험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108배와 참회를 동시에 하는 108참회를 통한 불교적 참회수행을 사회적으로 보급하여 참회수행을 일반적인 생활문화로 정착하는 것은 불교가 개인과 사회의 치유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절 수행 또는 108배의 심신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환석은 절과 명상을 많이 할수록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꾸준히 오랜 기간 동안 횟수를 증가시켜 수행하면 유의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였다. 서은정은 "6주간 108배 훈련프로그램이 무용수의 뇌파와 체력변화에 미치는 영향"에서 훈련 전, 후의 뇌파 분석과 체력(각근력, 순발력, 심폐지구력)검사를 통해 무용수의 심리 및 신체적 효과를 분석하였다. 박재훈은 108배 절 운동은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중이 이루어져 정확히 수행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SMR파의 발생빈도를 높일 수 있고, 대뇌의 운동연합에 관계한 기능 중 근육의 힘 조절능력을 향상시켜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밝혔다. 김병로 등은 108배 운동은 운동 강도와 에너지 소비량으로 추정해 볼 때, 걷기 운동이나 사이클링에 버금가는 유용한 산소 운동 종목 중의 하나로 간주할 수 있는 운동임을 밝혔다.
오주영은 규칙적으로 매일 30분 이상 실시하면, 비만 개선 및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이며, 특히 복부비만에 효과적이며, 또한 절 운동은 다른 운동보다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운동으로서의 실천률과 지속률도 높을 것으로 언급하였다. 김재성은 『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2009)에서 108배는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108배를 하면 신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심력(心力)'이 커지며, 자신을 낮추는 절 동작을 반복하면서 오늘 하루, 지난 과거를 반성하게 되고 심적인 내공이 쌓이게 되며, '만병통치약'이라고 이며, 종교를 떠나 마음을 닦고 몸을 바르게 하는 일은 종교를 초월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이라 하였다. 반복적인 굴신운동은 무릎을 상하에서 지지하고 있는 주변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 무릎연골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며, 또한 무릎관절 내의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통증을 줄이고 유연성과 지구력을 높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하면, 절은 자신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내려놓는 하심(下心)의 절이라고 할 수 있다. 108배를 할 때는 겸손한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절을 하면 기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운을 생성하는 행위로 여겨지는 것도 여기에 있다.
7)울력 혹은 운력(雲力)의 치유적 의미
사찰에서의 울력은 수행의 한 방편으로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이다. 많은 사람이 구름같이 모여서 일을 한다는 의미로 운력(雲力)이라고도 하며 함께 힘을 기울인다는 의미로 운력이라고도 한다. '백장청규(百丈淸規)'를 만든 백장회해의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라는 구절이 있듯이, 선가에서 노동에서조차도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참가 시 설거지를 하고, 함께 사찰이나 대중처소를 청소하는 것 등이 모두가 울력이다. 즉 아침공양 전후에 전 대중이 도량을 청소하는 울력은 마당뿐만 아니라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번뇌라는 티끌을 함께 쓸어내는 수행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자연과 대화하고, 함께하는 이와의 화합을 이루며, 또한 자신의 수행을 되돌아보기도 하는 시간이 된다. 울력은 우리가 몸으로 행하는 보시로 자기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자기 낮춤과 청결한 마음을 간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심신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서용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불교문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