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완성 고전시가 – 춘면곡 (작자미상)
춘면(春眠)을 느즉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니
창문을 반쯤 여니
뜰의 꽃은 아름다운데 가는 나비 머무는 듯
강 버들은 우거져서 성근 내를 띄웠세라 -봄의 경치 묘사
성긴 안개가 자욱하구나
창전(窓前)의 덜 고인 술을 이삼 배 먹은 후에
덜 익은 술을 두 세 잔 [화자에게 흥취를 유발]
호탕한 미친 흥을 부질없이 자아내어
술기운을{취기가 오름}
백마금편(白馬金鞭)1)으로 야유원2)을 찾아가니
호사스럽게 차려입고 기생집[술집]
꽃향기는 옷에 배고 달빛은 뜰에 가득한데
기생집의 분위기[후각,청각]
광객인 듯 취객인 듯 흥에 겨워 머무는 듯
술 기운에 기생집을 찾아가 머뭇거리는 모습
배회(徘徊) 고면(顧眄)하여3)유정(有情)히 섰노라니
이리 저리 배회하다가 뽐내며[한 기생이 맘에 들었나 봄]
취와주란(翠瓦朱欄)4) 높은 집의 녹의홍상 일미인(一美人)이
야유원의 여인
사창(紗窓)을 반개하고 옥안(玉顔)을 잠간 들어
비단으로 가린 창[여인의 방] 옥탕이 예쁜 얼굴을 잠깐 들어
웃는 듯 반기는 듯 교태하며 머무는 듯
요염한 자세로
<중략> 수능완성
추파(秋波)를 암주(暗主)하고 녹의금 빗기 안고
은근한 눈빛을 하고 푸른색의 거문고
청가(淸歌) 일곡(一曲)으로 춘흥(春興)을 자아내니
운우(雲雨) 양대상(陽臺上)에 초몽(楚夢)이 다정(多情)하다
초나라 양왕이 꿈속에서 선녀와 운우지정(남녀간의 사랑)을 나누던 전설을 인용하고 있음
사랑도 그지없고 연분(緣分)도 깊을시고
이 사랑 이 연분을 비할 데도 전혀 없다
두 손목 마주 잡고 평생을 언약함이
[너는 죽어 꽃이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청춘(靑春)이 다하도록 떠나 살지 말자더니] [ ] 사랑의 약속(언약)
인간(人間)에 일이 많고 조물(造物)조차 샘하여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조물주가 시기하여
신정(新情)이 미흡하여 애달프게 이별이라
새로운 정[신혼의 기쁨]
청강에 떠 있는 원앙 울면서 떠나는 듯
화자와 여인을 비유
광풍(狂風)에 놀란 봉접(蜂蝶)5) 가다가 돌치는 듯
화자와 여인을 비유 돌아오는 듯
석양은 재를 넘고 정마(征馬)는 자주 울 제 – 이별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
묶인 말
나삼(羅衫)을 부여잡고 암연(黯然)히 여읜 후에
여인 옷자락의 소매를 침울하게[아쉽게] 이별한 후에
슬픈 노래 긴 한숨을 벗을 삼아 돌아오니
마음이 울적해서 노래를 부르며
이제 소임(所任) 이어 생각하니 원수로다
여인과의 사랑 - 뒤에 내용을 보면 왜 원수라고 말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음.
간장이 다 썩으니 목숨인들 보전하랴
일신(一身)에 병이 되니 만사(萬事)에 무심하여
이별로 인한 의욕 상실
서창(書窓)을 굳이 닫고 섬거이 누웠으니
힘없이
화용월태(花容月態)6)는 안중(眼中)에 아른거리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
분벽사창(粉壁紗窓)7)은 침변(枕邊)8)에 어렴풋하다
여인이 있는 방 내 베갯머리에서[누워서 여인을 생각함]
꽃떨기에 이슬이 떨어지니 별루(別淚)를 뿌리는 듯
화자의 눈물을 비유 이별의 눈물
버들막9)에 연기 자욱하니 이별의 한을 머금은 듯
버드나무에 끼인 자욱한 안개는
공산야월(空山夜月)의 두견이 슬피 울 제
아무도 없는 산에 비추는 달 감정이입물
슬프다 저 새소리 내 말같이 불여귀(不如歸)라
내 마음 두견새 [한(限)의 정서를 상징]
삼경(三更)에 못 든 잠을 사경(四更) 말에 비로소 드니
전전반측(輾轉反側)하는 상황
상사(相思)하던 우리 님을 꿈 가운데 해후하니
마음 속으로 그리워하던 일시적 만남의 공간
천수만한(千愁萬恨)10) 못다 일러 일장호접(一場胡蝶) 흩어지니
수없이 많은 시름과 한을 부질없는 꿈
아리따운 옥빈홍안(玉鬢紅顔)11) 곁에 얼핏 앉아 있는 듯
여인을 말함
어화 황홀하다 꿈을 생시 삼고지고
현실
잠 못 들어 한숨짓고 바삐 일어나 바라보니
운산(雲山)은 첩첩하여 천리몽(千里夢)을 가려 있고
장애물
호월(皓月)12)은 창창(蒼蒼)하여 두 마음을 비추었다
흰 달[객관적 상관물]
좋은 기약 막혀 있고 세월이 하도 할샤
여인과 만날 약속 많이 흘렀다
[엊그제 꽃이 버들 곁에 붉었더니
그 곁에 훌훌하여 낙엽 지는 소리 난다] 계절의 변화-임을 그리워하는 사이에 시간이 빠르게 흐름
새벽 서리 지는 달에 외기러기 슬피 울 때
반가운 님의 소식 행여 올까 바라보니
아득한 구름 밖에 빈 소리뿐이로다
지리하다 이 이별이 언제면 다시 볼까
지루하다
어화 내 일이야 나도 모를 일이로다
이리저리 그리면서 어찌 그리 못 보는고
약수(弱水)13) 삼천 리 멀단 말을 이런 곳을 일렀구나
장애물[‘규원가’에도 나오는 내용]
산머리의 편월(片月) 되어 님의 낯에 비취고자
산꼭대기에 달이 되어 - ‘속미인곡’의 내용을 모방한 듯
석상(石上)의 오동(梧桐) 되어 님의 무릎 베이고저
오동나무로 거문고 등의 악기를 만들기 때문
공산(空山)의 잘새 되어 북창(北窓)에 가 울고지고
잠자러 오는 새
옥상(屋上) 조양(朝陽)의 제비 되어 날고지고
대들보
옥창(玉窓) 앵도화에 나비 되어 날고지고
앵두꽃[여인의 이미지] 편월,오동,잘새,제베.나비-화자의 분신
태산이 평지 되도록 금강(錦江)이 다 마르나 마르더라도
과장법, 불가능한 상황 설정-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냄
평생 슬픈 회포(懷抱) 어데를 가을하리14)
무엇과 비교하겠느냐(설의법)
서중유옥안(書中有玉顔)15)은 나도 잠간 들었나니
글 속에 임이 있다(공부 열심히 하면 예쁜 아내를 만날 수 있다)
마음을 고쳐먹고 강개(慷慨)를 다시 내어
정신 차리고 – 여인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결심을 함.
장부(丈夫)의 공업(功業)을 끝끝내 이룬 후에
입신양명
그제야 님을 다시 만나 백년 살려 하노라
임과 재회의 소망
- 작자 미상, <춘면곡(春眠曲)>
[어휘 풀이] 1) 백마금편: 좋은 말과 좋은 채찍이란 말로 호사스러운 행장을 의미함. 2) 야유원: 기생집. 3) 고면하여: 잊을 수가 없어 돌이켜 보고. 4) 취와주란: 푸른 기와와 붉은 칠을 한 난간. 5) 봉접: 벌과 나비를 아울러 이르는 말. 6) 화용월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과 맵시를 이르는 말. 7) 분벽사창: 하얗게 꾸민 벽과 비단으로 바른 창이라는 뜻으로, 여자가 거처하며 아름답게 꾸민 방을 이르는 말. 8) 침변: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에 머리가 향한 위쪽의 가까운 곳. 베갯머리. 9) 버들막: 휘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0) 천수만한: 이것저것 슬퍼하고 원망함. 또는 그런 슬픔과 한. 11) 옥빈홍안: 옥 같은 귀밑머리와 붉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젊은이를 이르는 말. 12) 호월: 매우 맑고 밝게 비치는 달. 13) 약수: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전설 속의 강. 길이가 3,000리나 되며 부력이 매우 약하여 기러기의 털도 가라앉는다고 함. 14) 가을하리: 비교하겠는가. 15) 서중유옥안: 글 속에 임의 모습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