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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민석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어째서 누가 제 생명을 노리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단 한 가지 아는 것은 붉은 기운님의 저주와 관계가 있다는 것 입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걸 당신이 읽었다면 저는 이미 죽어있겠죠.
시체가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을 읽은 당신, 부디 진상을 밝혀주세요.
그것만이 저의 바램입니다.
엑소호러열차
귀신납치 2부
각 경찰서장, 시설관리자 귀하.
됴나미자와 마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통지)
경자시 알모경 됴나미자와 마을에 일어난 근래의 사건은 벌써 일부 매스컴에서도 보도되었듯이
세간의 이목을 끌어 지역 주민의 원만한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의 생활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이하의 준수를 통지합니다.
(1) 은닉수사지정
코코바리서 X7년 제 X호
됴나미자와 둔기살인사건 (6월 XX일 발생)
코코바리서 X7년 제 X호
됴나미자와 학생 실종사건 (6월 XX일 발생)
(2) 정보의 비공개
코코바리서 X4년 제 X호
됴나미자와 현장감독토막살인사건 (6월 XX일 발생)
쉬미쉬미서 X5년 제 X호
쉬미쉬미 자연공원 추락사고 (6월 XX일 발생)
코코바리서 X6년 제 X호
됴나미자와 신관아내실종사건 (6월 XX일 발생)
(3) 각 기관의 보도 자숙 요청
별첨자료 1, 2, 3 참조
담당 XX시 경찰본부
6월 22일
"감기라도 걸렸나?"
걱정스럽게 나를 내려다보며 엄마가 말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은 한참이나 지난 후였다. '열이 좀 나는 것 같네. 병원 가볼래?' 손으로 내 이마를 짚어준다. 끄덕끄덕. 대답 없이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어젯밤 몇 번이고 잠을 설쳤다. 밤새 방문 앞에 누군가가 서있는 듯한 기색이 느껴진 탓이다. 기분 탓이라고 내 스스로를 타이르고 타일러도 소용 없었다. 잠들려고 발버둥 쳐봤자 문 앞의 누군가는 그대로였다. 결국 참지 못한 내가 용기를 내 문을 제껴버렸을 때는 당연하게 누구도 서있지 않았다. 그것의 반복이었다. 지치고 지쳐 눈이 감길 때쯤 또 다시 느껴지는 인기척. 의 반복. 엄마 말대로 몸이 뜨거웠다. 띵동.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잠시 고민 하던 엄마가 이내 누군지 알았다는 듯 가볍게 손뼉을 쳤다.
"경수인가 보다. 데리러 왔나 봐."
서늘함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오늘 쉴래요."
"그럼 경수한테 전해줄게. 쉬고 있어."
엄마가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일으킨 몸을 도로 푹 이불 속으로 던졌다. 목 부근이 간질거렸다.
*
"김민석님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목소리를 따라 진료실 안으로 향했다. 집에서 나오기 전 병원에 같이 가주겠다던 엄마를 한참이나 말렸다. 오늘 아빠와 중요한 일정이 있다는 걸 내가 모를 리 없었다.
"감기 같네요. 주사 한대 맞고 가세요."
마을 안의 작은 병원은 조용하다. 의사선생님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차트에 글을 적었다. 슥슥 볼펜 긁히는 소리가 나른했다.
"...귀신 납치인겨."
잠시 대기석에 앉아 있으라는 말에 잠자코 의자에 몸을 걸치니 왠 말소리가 들렸다. 내가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까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어느새 대기석 한 편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 한 명이 진료실로 들어가자 다시 대화가 이어졌다.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신경이 쏠렸다.
"고냥 마을을 떠난거 아녀?"
"어디 사는 누구랑?"
"서울에서 사람 하나 왔잖여."
"카메라 들고 있던 청년?"
"종미씨는 야무진 사람이니 어딜가도 잘 살거여."
종미씨? 대화 흐름상 종개비 아저씨 옆에 있던 여자분을 말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김민석님.' 호명되는 이름에 다시 몸을 일으켰다.
*
"민석아~"
주사를 맞은 왼팔이 뻐근거렸다. 빨리 걸으려 해도 속도가 붙지 않아 이제야 겨우 병원 근처를 벗어나려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차 한대가 보였다. 끝까지 내린 운전석 차 창문으로 누군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학교 안 갔어?"
준면 형사님이었다.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쉬었어요."
"병원 다녀왔구나."
"네."
형사님이 내 안색을 살피는 듯 차 창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점심 먹으러 가던 참인데.'
"괜찮다면 같이 먹을래? 코코바리로 갈거야."
코코바리는 시내치곤 한적했다. 지난번 아이들과 놀러 나왔을 때보다 더. '포에버' 라는 카페는 음료나 디저트뿐 아니라 브런치 메뉴도 겸해서 파는 모양인지 먹음직스러운 메뉴들이 많았다. 먹고 싶은 거 골라. 형사님의 말에 구성도 가격도 무난해 보이는 세트 하나를 골랐다. 그래도 비싸다. 부모님이 아닌 어른과 식사하는 것은 편하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지만 왜인지 형사님과의 식사 자리가 마냥 어색하진 않았다. 오히려 심적으로는 편안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실 작년 시우민이란 학생이 실종된 후로 줄곧 신경쓰이는 게 있거든."
'시우민' 또 그 이름이다.
"...말하면 기분 안 좋으려나."
"뭔데요?"
"친구들 말이야."
곧바로 머릿속에 얼굴들이 떠올랐다. 내 친구들. 직원이 어느새 나온 음식들을 나와 형사님 앞에 가지런히 세팅했다. 맛있게 먹어. 형사님이 웃었다. 웃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역시 영화 속에서 나오는 험상궂은 형사의 이미지랑은 정반대라고. 다시금 생각했다.
"사건 조사 중 자꾸 걔네들이 겹치더라고."
"겹친다뇨?"
"첫해 사건의 피해자 현장 감독은 사건 발생 며칠 전 백현 친구랑 몇 번이나 다툼이 있었대."
"백현이요?"
내가 아는 백현이라면 어른들과 굳이 분쟁을 만들리 없었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서서 싸우기라도 한 걸까. 그런 이유라면 조금 이해가 갔다.
"두 번째 사건 찬성파 부부 사고 현장에는 부부의 아이도 함께 있었는데."
"네."
"그게 오세훈이라는 친구."
세훈이?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세훈이 종인네서 신세를 지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피해자 부부의 아들이 세훈이었다는 건...
"세 번째는... 말 안해도 신관의 아들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지?"
종인이었다.
"네 번째 사건의 남성은 세훈의 숙부."
"..."
"그 해 실종된 시우민은 세훈의 이복 형이었어."
형? 세훈에게 형이 있었구나. 그게 시우민... 그보다도 세훈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와닿았다. 부모님도 형도 숙부도 모두 잃었을 세훈의 심정을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어 형사님의 말에 대답도 못했다. 종인 또한 마찬가지다. 한순간 부모님을 떠나보낸 그 심정은.
"연속 괴사 사건의 피해자들이 전부 그 친구들과 연관되어 있어."
입에 넣으려던 빵 조각은 이야기를 듣느라 몇 분째 허공에 방치된 채였다. 먹을 기분이 안 나 그것을 도로 접시에 내려놓았다.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며 꺼낸 친구들의 이야기. 모든 사건과 관련된 아이들. 백현을 제외하면 종인과 세훈은 피해자의 유가족들이다. 형사님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어떤 반응을 원하는 걸까.
"경수라는 친구는 작년까지 됴바라기 교외 지역에서 살았었는데."
"네. 전학 왔다고 했어요."
"됴나미자와로 이사 오기 직전 학교에서 정학 처분을 받았더라고."
정학 처분?
"학교의 온 유리창을 깨부수고 돌아다녔대."
"경수 가요?"
"응. 그 후에 정신과를 다니며 투약과 상담을 받았었고."
돌변하던 경수의 얼굴이 스친다. 경수인데 경수가 아닌 사람.
"그 당시 경수의 입에 자주 언급된 단어가 있었어."
'붉은 기운님'. 형사님이 물 잔을 들어 올린다. 한 모금 들이키려다 이내 말았다. 내가 빵조각을 입에 넣지 못하고 내려놓은 것처럼 형사님도 물 잔을 도로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밤마다 그것이 머리맡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 본다. 고 말했대. 그 뒤 얼마안되서 됴나미자와로 이사 왔어."
"어째서 타지 사람인 경수가..."
"경수는 타지 사람이 아니야."
어쩌면 평생 모르고 지낼 수 있었던 사실들이 나와 형사님 사이를 날아다녔다. 모르고 지내도 괜찮은 것들이 비집고 머릿속 자리를 차지한다.
"경수네 가족은 애당초 됴나미자와 주민이었어. 중학생이 될 무렵 됴바라기로 이사간거고."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까지는 입에 올리지 못했다. 형사님은 목으로 넘기지 못한 물 잔을 만지작댔다. '친구들에 대해 멋대로 이야기했네. 미안' 사과를 했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여 테이블 위를 쳐다봤다. 반도 못 먹은 음식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겨를은 없었다.
"이렇게 된 거 한번 더 멋대로 말할게."
"..."
"니가 걱정돼."
형사님의 얼굴이 진지했다. 도무지 장난이라곤 볼 수 없을 만큼. 세상에 이런 장난을 칠 어른이 있을리가 없다. '터무니없게 들릴지 몰라도 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거야. 더 이상의 피해는 없어야 돼.' 처음 만났을 때도 저런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나. 난 여전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음번엔 이런 이야기 없이 편하게 식사하자고 하는 말에도. 데려다 주겠단 말에 고개를 저을까 하다가 결국 형사님의 차에 올랐다. 돌아갈 차비가 없었다. 앞 좌석 가운데 거울에 어울리지 않게 조그만 인형 하나가 걸려있었다. 왜 이제야 봤지. 고양이 인형. 내가 가만 그것을 들여다보자 형사님이 말했다. '귀엽지? 아는 동생이 선물해 준 거야.'
"많이 닮았네."
'다시 나타난 것처럼.' 형사님이 작게 중얼거렸다.
저녁
형사님과 나눴던 대화를 복습 해봤자 불안함과 쓸대없는 의심만 늘 뿐이다. 떠오르지 않도록 집중할 것을 찾자. 공부나 책 같은 거. 부모님의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는지 집 안에 나 혼자뿐이었다. 점심을 거의 남긴 탓에 배가 고픈 것도 같아 부엌을 뒤지려는데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부모님인가? 열쇠를 꺼내기 귀찮을 때 종종 초인종을 누르시기도 하니까. 별생각 없이 현관문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 자마자 깨달았다. 아. 방심.
"몸은 좀 어때?"
백현과 경수다.
"걱정했잖아."
"...미안."
"사과는 늦은 시간에 불쑥 방문한 우리가 하는거고."
백현이 맑게 웃었다. '저녁 먹었어?' 묻는 말과 함께 경수가 손에 들고 있던 통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백현이랑 나랑 만든 찹쌀떡이야. 너 좋아하잖아."
"만들었다고?"
"응. 각자 만든 맛이 섞여 있어."
"부활동 빠진 사람에게 주는 숙제야. 찹쌀떡에 알파벳 붙어있으니까 누구 건지 구분해서 정답 맞혀야 돼."
"민석이 너라면 맞출 수 있을 거야."
"이렇게까지... 고마워. 잘 먹을게. 아. 맛도 구분해 볼게."
조심히 찹쌀떡이 든 통을 받아들였다. '부활동을 빠진 사람에게 주는 숙제.' 장난스런 말투였지만 그 안엔 분명 두 사람의 위로가 담겨있었다. 하루 결석한 것 정도는 신경 쓰지 않을 법도 한데 시간 내서 찾아와주고 심지어는 정성스레 만든 음식까지 선물해 주다니. 백현은 요리에 취미도 없을 텐데... 배운걸까?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인 두 사람의 모습에 순간 다시 닫아버릴까 고민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둘은 정말로 내 걱정을 하고 있다. 그것이 느껴지니 끌어내린 고마움과 미안함이 올라와 뒤엉켜 알 수 없는 감정을 만들어냈.
"근데 민석아."
백현은 여전히 웃고 있다.
"점심에는 뭐 먹었어?"
묻는 말과 동시에 두 개의 시선이 날카롭게 박혔다. 또 쎄한 기분.
"밖에서 먹었어."
"외식했구나."
"맛있었어?"
내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두 사람의 말이 몰아친다. 답을 재촉하듯.
"어떤 형이랑 먹은 것 같던데."
웃던 백현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누구야?"
손에 힘이 풀려 그만 떡이 든 통을 떨어뜨렸다.
"지난번 그 형?"
이번엔 경수가 말했다. 작게 웃음을 띤 채로.
"어떻..."
"그래서 무슨 이야기했어?"
상냥한 말투와 다르게 백현의 눈빛이 매서웠다.
"너네 이야기는...안했어."
"그래."
낮게 깔린 경수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돈다. 떨리는 몸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숨기려고 해도 난 다 알 수 있어."
백현이 말한다. 눈빛은 여전하게.
"두 번 말하게 하지마. 알았지?"
"안색이 안 좋네. 이제 쉬러가는 게 좋겠어."
"그러게."
백현이 땅에 떨어진 통을 주워 내 손에 올렸다. '내일 학교 나와.'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속삭인다. 쾅. 문이 닫혔다. 한참동안이나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받은 통을 든 채로 덜덜. 떨기만 했다.
식탁에 앉아 찹쌀떡이 든 통을 열었다. A B C D E F 순서대로 알파벳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고민하다 떡 하나를 집었다.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분명 오전 시간. 학교 수업을 듣고 있을 시간인데. 아니 그런 생각은 이제 필요 없다. 이미 나와 형사님의 만남이 알려졌다는 것. 그것만이 사실이다. 형사님이? 고개를 저어 추측을 지웠다. 내가 걱정된다고? 왜? 경수와 백현의 옆에 있어서? 걔네들이.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내 뺨을 때렸다. 스스로. 아프지 않았다. 허무하게. 정신 차리자. 이건 나쁜꿈 같은 게 아니다. 현실이다. 마을 사람 중 누군가 우연히 나와 형사님을 봤을 수도. 그것을 백현이나 경수에게 얘기해 줬을지도 모른다. 들고 있던 떡을 입에 쑤셔 넣고 우걱우걱 씹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머릿속을 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우걱우걱. 아. 윽!
으
윽
무언가 혀를 찌르는 감각에 급하게 몸을 싱크대로 쏟았다. 웩. 입안의 것들을 뱉어내자 짓뭉개진 끈적한 떡이 덩어리째로 떨어졌다. 그 찹쌀떡 안에. 바늘이 있었다. 바늘. 바늘. 바.늘. 바아느을. 바늘?! 으. 아. 악! 아. 악!!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면 즐겁다. 이상함은 느끼지 않는다. 찹쌀떡을 만들어준 게 고맙다. 형사님 제 친구들은 나쁜 애들이 아니에요. 친구. 찔린 혀가 썩어들어가는 것만 같다. 아파. 아프다. 바늘. 바늘. 바늘 들어있잖아. 이게 정답인 거야? 정답? 뭔데. 무슨 짓을 하려는 건데. 위협이야? 협박이야? 내가 형사님이랑 얘기해서. 화난 거야? 그래서 바늘을 넣은거야? 왜 왜 왜? 나한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란 거야? 도대체 붉은 기운님은 뭔데. 왜 내 등 뒤로 다가오는 거야? 누구야. 누구야. 날 뒤에서 지켜보는 건 누구야. 아. 아. 악. 아. 걱정되서 왔다 했잖아. 부활동을 빠진 사람에게 숙제? 백현이와 경수는 좋은 친구야. 실수로 들어간 거겠지. 바늘이 실수로 들어가? 우연인거지. 전부 우연인거지. 연속 괴사 사건과 걔네들이 관련되어 있는 것도 전부 다 우연인거지. 형사님 아이들이 뭘 했다고 그러세요. 그런거 알고 싶지도 않았어. 돌려줘. 일상을 돌려줘. 다 거짓말이잖아.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처음부터 숨긴 건 너네들이잖아. 왜. 왜. 이럴 필요까지 있는거야? 뭘 원하는데. 왜 여기에 바늘이 들어 있는 건데.
통 안에 있던 나머지 떡들을 막무가내로 던져버렸다. 누가 만들었는지 누가 가져왔는지는 이제 상관없었다. 그것이 벽과 바닥에 온몸을 처박아 처참하게 생을 마감한데도. 저런 것에 생이란 게 있나? 나에게도 생이란 게 있나? 죽어버리라고? 죽어버리라고 말하는 건가?
아
악
!
침착하게 생각해 보자.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래도 여전히 심장이 뛰었다. 뛰어 터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다는 의지는. 그것을 눈앞에서 확인했을 때의 심정은. 목이 또 간질거려 긁었다. 찐득하게 피가 나오는 것 같아 급하게 손을 확인했다. 없다.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죽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6월 23일
"댓바람부터 혼자 등교하는겨?"
"네. 눈이 저절로 떠져서요."
"그려. 공부잘혀."
등굣길에 마주친 할머니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이른 새벽부터 가볍게 떠진 눈에 얼른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엄마가 도시락을 준비하기도 전이었다. 경수와 백현이 나를 기다리기도 전. 오늘은 혼자 등교하고 싶었다. 마주칠 용기가 없으니 혼자 등교를 해야 했다. 일단은. 아무 일도 없던거야. 일단은. 잊자.
끼이이이익
순간 봉고차 한대가 거칠게 내 쪽으로 질주했다. 분명 방금 전 이미 내 옆을 지나쳤던... 봉고차. 마을에 차가 다니는 건 흔치 않다. 저런 봉고차는 더 더욱. 또렷히 기억나는 그 봉고차가. 다시 방향을 틀어 나를 향해 돌진했다. 내 몸을 당장이라도 박아버릴 것 처럼. 온몸을 던져 눈 앞으로 다가온 차를 피했다. 간발의 차였다. 차는 멈칫. 내 상태를 확인하는 것 같더니 그대로 길을 따라 사라졌다. 아쉬운 듯. 잠깐. 이거. 뺑소니? 진짜야? 날 죽이
려는 건.
잊으려고 삼켰던 것들이 꾸물꾸물 속 안에서 기어 나왔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아서 학교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방심하지 말자. 내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해.
교실에는 아직 아무도 등교하지 않았다. 난 곧바로 뒷편 사물함쪽으로 다가섰다. 내 사물함엔 고작 체육복 하나. 무슨 정신인지 이름이 적혀져 있지 않은 공란의 사물함을 열어댔다. 무얼 찾으려는 지 스스로도 모르는 채로. 탁. 맨 끝 사물함을 열자 야구배트 하나가 눈에 띄었다. 주인 없는 사물함의 야구배트. 주저 없이 그것을 들어 손에 쥐었다. 그것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체육복도 챙겼다. 연습을 해야했다. 살려면. 연습을 해야한다.
"형~"
하나 둘 등교하는 아이들 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종인과 세훈이었다.
"일찍 왔네. 몸은 괜찮아?"
"아프지마~형."
"응. 걱정해줘서 고마워."
"근데 왜 체육복 차림이야? 오늘 체육 없는데."
내 옷차림을 보고 세훈이 의아한 듯 물었다.
"할게 좀 있어서."
야구배트를 보이자 세훈의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 휙 교실로 몸을 돌려 자리를 피한다.
"운동 하려는거지?"
종인이 걱정스런 말투로 말했다.
"건강에 신경 쓰는 건 좋은거야."
"...응."
'그 배트 잃어버리면 안돼.' 말과 함께 종인도 교실로 향했다.
아침 조회까지 시간이 남아 배트를 들고선 운동장으로 나갔다. 휙 휙 묵직한 배트를 높이 들어 휘두르자 위협적인 소리가 났다. 더 세게 휘두르는 만큼 공기가 저항하고 바람이 울었다. 더 더 세게 휘둘렀다. 야구는 전 학교에서 몇 번 해본 적 있으니까. 배트를 드는 건 어색하지 않았다.
"민석아!"
백현이다. 경수도 함께.
"먼저 갔다고 해서 놀랐는데. 아침부터 뭐 하는 거야?"
"배팅 연습하잖아."
나도 모르게 말을 툭. 던졌다. 내 뾰족한 말투에 백현이 살짝 인상을 썼다.
"...고교 선수권 나갈거야."
...수습하듯 둘러댔다.
"고교 선수권? 뜬금없네."
"...어제 찹쌀떡은 어땠어?"
경수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물었다. 물어보는 의도가 뭐야? 따져 묻고 싶지도 않았다.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아 숙제있었지."
백현이 기억났다는 듯 유쾌하게 웃었다.
"다 먹었어?"
경수가 다시 묻는다. 바늘을 삼키지 않았냐고 물어보기라도 하는 거야? 그런 의도인거냐고. 그랬다면 여기서 야구배트를 휘두르지도 못했겠지. 아직도 혀 끝에 따끔거림이 남아있는 것 같아 입 안을 혀로 한 번 쓸고는 휙 휙. 다시 배트를 휘둘렀다. '야 김민석.' 백현이 무겁게 날 불렀다. 휙 휙 휙휙휙휙. 두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다. 날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 지 궁금하지 않다. '민석아.' 경수다. 부르지마. 부르지 말아줘. 그냥 좀 냅둬줘. '마음대로 해라.' 백현이 걸음을 돌리는 게 소리로 들렸다. 점점 멀어지는 백현의 소리에 가만 서 있던 경수도 그 뒤를 따랐다. '시우민...' 또 그 이름이다. 또. 또. 또. 그 이름을 중얼거린 경수의 발소리도 백현만큼 멀어졌다. 깡. 깡. 깡! 야구배트로 땅바닥을 부실 듯 내려쳤다. 나를. 가만. 냅둬.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부활동 시간!"
백현의 외침을 무시한 채 가방을 챙겼다.
"야."
나에게 다가오려는 백현을 경수가 막았다.
"오늘은 쉬고싶어."
"...우리랑 노는 거 불편해?"
경수가 물었다.
그런 게 아니야.
그런게.
"아니야. 그런 거."
서둘러 교실 밖을 나왔다. 아이들의 표정이. 궁금하지. 않았다.
.
.
.
"왜 따라오는 거야?"
홱 뒤돌아 날 쫓아온 사람에게 말했다.
"..."
경수였다.
"부활동 안해?"
"민석이 니가 걱정되서."
"...혼자 가고 싶어."
"우리 집도 이쪽 방향이야."
"그러면 먼저 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켰다. 들고 있는 야구배트를 보다 꽉. 쥐고서.
"그것 좀 내려 놓으면 안돼?"
"그냥 가."
경수가 앞으로 향했다. 내 옆을 스쳐 걸었다. 터억. 다시 멈춘다. 왜. 또...
"뭐 좀 물어봐도 돼?"
"...뭘?"
"어째서 똑같아?"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어째서 똑같냐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왜 항상 내가 모르는 이야기들만 하는 거냐고. 대체 또 뭐가. 뭐가 똑같다는 건데?
"어째서 들고 있는 배트까지."
경수의 동그란 뒷통수가 아래를 향했다. 시선을 땅으로 내린 것 같았다.
"시우민이랑 똑같냐고."
뭐? 본능적으로 들고 있던 야구배트의 손잡이 바닥 부분을 확인했다. '시우민'
"...학교에 있던 거 빌린거야."
"그런 말이 아니야."
다시 열이 오르는 지 머리가 아팠다.
"시우민이랑 어째서 그렇게 똑같은 거야."
"뭐가 계속 똑같다는거야. 자꾸 알 수 없는 말 하지마."
"야구 같은 건 하지도 않았어."
"좀 제대로..."
"시우민도 언젠가 갑자기 혼자서 학교에 가기 시작했어. 그리고 어느 날부터는 배팅 연습을 시작했어. 그리고 늘 야구배트도 들고 다니게 됐어."
"..."
"사실 행동뿐 아니야. 얼굴도 말투도 표정도 다 똑같아. 그냥 시우민이 다시 나타난 것처럼 똑같아. 다들 그랬어. 다들 시우민이 돌아왔다고 했어. 변백현만 빼고. 걔는 시우민 얘기만 나오면 개발작을 해. 미친 새끼. 정도껏 해야지. 니가 나타나고 나선 변백현도 잠잠해졌어. 일상으로 돌아 왔어. 오세훈도 김종인도 다시 웃었어. 변백현은 절대 시우민 이야기를 꺼내지말라 그랬어. 니 앞에서. 그럼 씨발 곳곳에 남겨진 흔적이라도 처지우던가. 온통 시우민 흔적인데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오세훈이 니 앞에서 시우민을 언급했을 때 바로 족치지 않은 것도 다행이야. 이미 사라진 애를. 어떻게 찾아. 씨발."
또 내가 아는 경수가 아니다. 경수의 말투도 아니다. 진짜로. 무슨 소리야. 그게 설명이야? 할말을 끝낸 경수가 한 발짝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잠깐. 가지마. 이렇게 또 알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고.
"야. 도경수. 다시 설명..."
팔을 붙잡아 몸을 돌리자 경수의 까만 눈이 내 눈과 닿았다. 심해 끝 부분의 눈빛. 깊다못해 잠겨버린 눈빛.
"말했잖아. 민석아."
다가온다.
"시우민은 전학갔어."
전..학이라니. 말도 안되잖아. 방금까진...
"민석이는 안 갈거지?"
'전학.'
뒷걸음질 치던 발을 헛디뎌 뒤로 자빠졌다. 땅에 부딪힌 몸에 아픔이란 건 없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경수의 시선이 어떤 칼날보다도 날카로워서. 몸의 감각은. 느낄 수 없었다. 그 자리에 나만 남겨둔 채 경수가 걸음을 옮겼다. 내일 보자. 인사도 잊지 않고.
저녁
"아빠랑 엄마가 일이 생겨서 당장 서울에 가봐야 할 것 같거든."
"갑자기요?"
"응. 급한 일이라. 내일 아침쯤에야 올 것 같아. 있을 수 있지?"
"그거야 뭐..."
서둘러 가방을 챙기며 엄마가 몇 번이고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밖에서 아빠가 차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왜 하필 오늘... '네.' 잠자코 대답만 했다. 부모님이 나가자마자 집안 곳곳의 문이란 문은 다 잠갔다. 창문도 빠짐없이. 정적이 무서워 티비 소리도 크게 틀었다. 가요 무대. 이게 좋겠다. 집 안에 금방 소리가 채워졌다. 오늘따라 유독 집이 크게 느껴졌다. 밤새 티비보다가 거실에서 자자. 그런 생각으로 소파에 기댔다.
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코코바리서 서점의...
-형사님!
-아 민석아. 좀 어때?
-그게...일이 있었어요.
-일?
-믿고 싶진 않지만...
-말해줄 수 있어?
-우연일 가능성도 있는데요... 경수와 백현이 병문안 선물로 들고 온 떡 안에 바늘이 들어있었어요.
-바늘? 괜찮은거야?
-네 삼키기 전에 발견해서...
-그 바늘은 가지고 있어?
'증거잖아.'
잠시만요. 수화기를 내려놓고 바로 부엌 쪽으로 뛰었다. 싱크대와 바닥 휴지통 곳곳을 뒤져도 바늘이 보이지 않았다. 엄마가 치우기라도 한 거면 큰일이었다. 증거... 맞아 증거.
-못 찾겠어요... 부모님이 치웠을 지도 몰라요. 그땐 너무 놀라서.
-일단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네.
-아 그것뿐 아니에요. 오늘 아침에 봉고차가 절 치고 가려 했어요.
-봉고차? 혹시 번호판 기억나?
-죄송해요. 하얀 봉고차라는 것 말고는...
바보같이... 그런 증거들을 모아 둘 생각도 못했다.
-경수는 알고 있어요. 귀신 납치를 당한 시우민에 대해 말했어요. 저랑 똑같다느니... 아이들이 어쨌다느니. 이것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나도 시우민 같이. 띵동
띵
동
띵동
띵동띵동
띵동띵동띵동
-저...잠깐만요.
-응.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부모님? 설마.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그만 눌러... 귀가 찢어지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잠시 고민하던 내가 문 앞에 다가섰다. 우선 현관문 도어체인을 걸어놨으니 누구든 막무가내로 들어오진 못하겠지. 확인만 하자. 찰칵. 잠금장치를 돌림과 동시에 탕. 문이 열렸다. 체인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마저 열리지 못한 틈 사이로 얼굴이.
경수?
"민석아."
"뭐...뭐 하러 왔어?"
"저녁 먹었어?"
"...아니."
"다행이다. 반찬을 가져 왔거든."
이 시간에 반찬?
"부엌만 빌려주면 금방 데워줄게."
"고맙긴 한데.. 조금 있으면 저녁 준비가 다 될 것 같거든."
"그래?"
"우리 엄마가 반찬을 좀 많이 만들어서... 괜찮아."
"정말로 어머니가 저녁 만들어 주셨어?"
"지 지금 만들고 계시는데..."
"또."
어...?
"또 거짓말 하네."
"거짓말 아니..."
"거짓말!”
왜. 왜 그러는거야. 경수는. 내가 아는 경수는.
"오늘 저녁 메뉴 컵라면이잖아. 진라면 매운맛. 산 곳은 미니할인마트."
왜. 다...알고...
"그것만 먹으면 안 돼. 골고루 먹어야지. 그러니까 문 좀 열어. 응?"
철컥철컥
경수가 안전체인을 흔들었다.
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
"열어."
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
미친듯이. 흔들었다.
"민석아. 열어."
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
돌...아가.
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
돌아가!!!!!!!
탕! 문을 닫았다. 경수의 손이 있든 없든.
"아! 아파. 민석아."
돌아가돌아가돌아가
"아파."
돌아가돌아가돌아가돌아가돌아가돌아가돌아가돌아가!!!!!!!!!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경수의 손이 겨우 문 틈을 빠져나간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계속 이야기 한다. 뭐가. 뭐가 미안한거야. 바로 문을 잠가버리고 방으로 달렸다.
-형사님!
-응.
-방방...금 경...경수가 왔어요.
-괜찮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형사님. 경수에 대해 더 아시는 거 있으세요? 뭐든지. 숨기지 말고 말해주세요.
-...밖에 세어 나가지만 않게 해줘. 말 안 해도 알겠지만.
-네.
-일부 억측이 있을 지도 몰라. 정말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솔직히 의심하고 있거든.
-경수랑 백현이... 범인 이라는거요?
-아니 그런 것보다는.
숨을 한번 고른다.
-붉은 기운님을 의심하고 있는거지.
-아.
-붉은 기운님의 저주라는 게 정말로 있는 걸까?
콰광. 타이밍 좋게 천둥이 친다. 천둥을 쫓아오듯 곧바로 비도 쏟아졌다.
-전에 말한 전 학교에서 일어난 정학 처분 사건,
-경수가 돌아다니며 유리창을 깼다는...
-응. 실은 피해자가 있어.
피해자?
-그것도 굉장히 친했다는 세 명의 친구를 쇠파이프로 몇 번이고.
'내려쳤어.'
비 쏟아지는 소리가 형사님의 목소리와 섞인다.
-그런데 학교 측도 피해자 측도 고발하지 않아서 사건으로 다뤄지진 않았다고 해. 이 사건에 대해 어째서인지 관계자 모두가 입을 닫고 있어. 한 피해자는 한쪽 눈에 후유증이 남을 정도로 맞았는데도 고소는 커녕 입에 담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그러고 보니 내 방의 창문을 잠그지 않았다. 심지어는 열어두기까지 했다. 그 틈으로 비가 새어 들어와 바닥이 축축이 젖었다. 수화기를 귀에 댄 채 일어나 창문 쪽으로 다가섰다. 문을 닫으려는데 창문 밖에.
경수.
경수다.
-여보세요?
입 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민석아?
...해.
...안해.
미
안
해
?
-민석아. 듣고 있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자세한 건 만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형사님과의 전화를 끊었다. 창문의 커튼을 틈 하나 봐주지 않고 끌어 가렸다. 생각을 해본다. 됴나미자와. 귀신 납치. 붉은 기운님. 친구들. 경수... 경수는 그렇다. 경수는 좋은 아이다. 귀찮을 법도 한데 등굣길에서 항상 나를 기다려준다. 지각을 할 것 같으면 집에 찾아와주기도 한다. 경수는 좋은. 아이다. 꽂히는 일이 있으면 금세 집중하고 웃을 때 표정도 귀엽다. 도시락을 만들어 준다. 요리도 잘한다. 가장 자신 있게 친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다. 친구들이다. 백현. 백현도 그렇다. 처음에 날 씹었던 건 나름의 텃세였겠지. 정말 괴롭힐 생각이었다면 다음 날 말을 걸지도 않았을 거다. 틱틱 대면서도 누구보다 아이들을. 나를 챙겨준다.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인상도 좋아서 인기도 많다. 게임도 잘하고 머리도 좋다. 나중엔 백현이가 내 공부를 봐줄지도 모른다. 바늘은 정말 정말로 우연한 사고일지도 모르잖아. 무언가의 오해로 일이 꼬였을지도 몰라. 내가 형사님과 만났다는 걸 알고 있는 것도 단지 때려 맞춘 걸지도 몰라. 경수의 행동은 짓궂은 장난일 거야. 미안하다고. 사과했잖아. 미안하다고 하는 건. 어떤 것에 대한 미안함이야? 시우민과 모든게 똑같다니. 그런 말 안하면 안될까? 내가 모르는 말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 좀. 그만 하면 안될까? 여기까지 했으면 됐잖아. 이제 끝내도 되잖아. 그만해그만해그만해. 웃기지마. 의심스러운 건 물론이고 이상한 것도 명백해. 그 눈빛은. 세상에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은. 절대. 없다. 없다. 없다. 아침 햇빛을 보고 꿈이 었구나 생각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것도 몰라야 하는 ...목이 또 간질거린다.
찢은 노트에 펜을 들어 글자를 써 내려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내가 잘못한 게 있어? 내가 혹시. 기분 상하게 한 게 있어? 말해줘. 그만해줘. 난. 사라지고 싶지 않아.
6월24일
휙. 휙. 휙. 오늘도 이른 시간부터 등교해 야구배트를 휘둘렀다. 경수는 그런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지나쳤다. 인사를 나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김민석."
백현이 나를 불렀다.
"배팅 연습 그만해."
백현의 표정은 화났다기 보단. 덤덤했다. 말에 따라 휘두르던 것을 멈췄다.
"그만하라고."
"그만했잖아."
"앞으로도 하지 마."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툭. 말이 또 뾰족하게 나온다.
"주고 있어."
"누구한테?"
"그거. 남의 야구배트잖아."
"전학 간 학생이 두고 간 거니까 상관없어."
이번엔 진짜. 화났을까. 속에서 삼켰던 것들이 또 기어 나온다.
"이상하지?"
나 같지 않은 투로 말했다.
"형은 전학 갔는데 남동생은 안 갔잖아."
이복형제든 뭐든.
"뭔 말이야."
"모르는 척 하지 마. 숨기고 있는 거 다 알아."
너만 다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시우민 말이야."
나만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야.
"세훈이네 형. 작년에 귀신 납치 당해서 사라졌지? 걔도 했다면서. 배팅 연습."
백현은 여전히 덤덤하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
"이거 혹시 붉은 기운님의 저주를 당할 징조야?"
"장난치지 마."
"장난은 니가 치는 거겠지."
"애들 다 무서워해. 너."
무서워? 너는? 너네들은? '캉!' 땅을 야구배트로 있는 힘껏 찍었다. 화가. 너무. 화가 났다.
"난 시우민 일은 아무것도 몰라. 니네가 숨겼으니까."
"야."
"무섭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거야? 몰라도 된다. 이런 거? 그 이유만으로 나만 제쳐놓고 감추고 숨기고 재밌었어?
"김민석."
"댐 현장에서 무슨 일 없었냐고 물었을 때 없다고 했잖아. 토막살인 사건이 있었는데도 없다고 했잖아."
거짓말쟁이.
"친구라면 비밀같은 거 없어야 하는 거 아니야?"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너희들은 친구도 아니야."
아직도 덤덤해? 아직도 아무 것도 안 느껴져?
"그리고 문병선물로 가져다 준 찹쌀떡 맛있더라."
"..."
"누가 한거야? 너? 도경수?"
바늘이 있던 건 우연이라고 말해.
"시우민을 없앤 것처럼 나도 쉽게 없앨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숨겨서 미안했다고. 앞으론 안 그러겠다고 말해.
"니가 살해 당한 댐 공사 현장감독이랑 몇 번이나 다퉜다는 것도 알아."
이제껏 바보 취급이나 하고.
"언제까지고 숨길 수 있을 줄 알았어?"
'갈게. 수업 늦겠어.' 쏘아붙였다. 오랜 응어리를 토해 내듯 뱉어 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자각하기도 전에. 상처. 받았을까. 몰아붙인 건 나면서 걱정하는 것도 나다. 입도 벙긋하지 않는 백현을 지나쳐 걸었다. 백현의 표정은. 모르겠다. 무슨 감정인지 모를. 작은 동요조차 없는 얼굴.
"그렇구나."
차분한 목소리로 백현이 말했다.
"너한테 전부 떠벌린 사람."
'그때 죽여버릴 걸.' 너무도 차분해서. 어떤 것을 말해도 놀랍지 않을 것 같은 목소리. 그 목소리로. 말했다.
.
마지막 수업 종이 치자마자 달려 나왔다. 가방을 멨는지 안 멨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도 않았다. 얼른 집에 가야 했다. 집에 가서 모든 문을 잠구고 있어야 했다. 야구배트를 절대 놓으면 안 돼. 등 뒤에서 또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누군가가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내 뒤에 누군가 있었다. 뒤돌아봐도 보이지 않는 누군가. 붉은 기운님? 붉은 기운님이 진짜로 있는 거면. 난 정말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벗어나려 해도 어느 날 없어질지도 모른다. 허공에 대고 야구배트를 휘둘렀다. 잡히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반복했다. 반복하고 반복했다. 슥. 진짜로 인기척이다. 이번엔 진짜다. 나무에 몸을 숨긴 채 고개만 내밀었다. 길가에 사람이 보였다. 사람. 경수. 도경수다. 손에. 도끼. 도끼? 도망치자 도망쳐야 돼. 그 순간 경수가 사라졌다. 어디로 어디로 갔어?
"찾았다."
내 바로 뒤로 소리가 들렸다. 최대한. 티 내지 말자. 겁낸다는 거. 도경수 넌 붉은 기운님도 아니잖아. 아니. 잖아.
"뭐하는 거야."
"너처럼 나도 집 가는 길인데?"
"그럼 손에 든 도...끼는 뭔데."
대답해.
"뭐냐고!"
하.
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 왜 웃는거야?
"민석아. 고민 같은 거 있어?"
"그런 거 없어."
"무섭지. 민석아."
"..하나도..안..무서워."
"시우민이 전학 갔을 때는 정말로 후회했어. 내가 고민을 들어줬어야 했는데 못 들어줘서 정말로. 후회했어."
"...전학이란 거 귀신 납치를 말하는 거지?"
용기내 뱉었다. 제 정신이 아닌 것 처럼.
"시우민을 없앤 건 누구야? 너야? 변백현이야?"
손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야구배트를 꽉 쥐었다.
"아니면 다른 마을 사람이야? 대답해!"
"민석아. 무슨 말이야."
"연속 괴사 사건의 범인이 누구냐고."
"뭔가 착각하고 있네."
"뭐?"
'범인은 인간이 아니야.'
경수가 웃는다.
"모든 건 붉은 기운님이 정하는거야."
그만. 그만 좀 해.
"저주 따위는 안 믿어."
"붉은 기운님. 안 믿어?"
"그딴 걸 믿을 리가 없잖아."
"붉은 기운님은 있어."
민석아. 너 말이야. 누구한테 사과 받아본 적 있어? 그것도 계속. 계속. 나한테도 왔어. 붉은 기운님은. 그래서 여기 됴나미자와로 다시 돌아왔어.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건 나뿐이야. 너를 전학 보낼 순 없어. 그러니까 시우민이 어디갔냐고. 사라진 애를. 왜. 왜 사라졌어? 왜 없어졌어? 붉은 기운님이시우민을데려간거야. 그러니까.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우민아. 그랬으면사라지지않았을지도모르잖아그냥얌전히있었으면괜찮을지도몰랐잖아. 괜찮아. 민석아. 다시 왔으니까. 민석이. 니가 왔으니까. 괜찮아.
"뭐...뭔..."
경수가 얼굴을 아주 가까이 맞대왔다. 금방이라도 한 부분이 닿아버릴 듯. 심해. 심해로 떨어진다. 아. 윽. 아. 숨이 막히는 것 같아서 주저 앉았다. 경수가 또 웃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눈이 감겼다. 뜨려고 해도 자꾸만. 감겼다.
붉은 기운님의 발소리가 들렸다. 내 위에서 날 내려다 보는 것도. 보였다.
허
어
억
헉.
...했잖아.
목소리다.
'씨발. 그게 내 탓이야?'
'조심히 다뤘어야지.'
또 알 수 없는 말.
"더 누워 있는 게 좋을텐데."
옆을 돌아봤다. 경수.
"잘 잤어?"
백현이 상냥히 말했다. 여긴. 우리 집이다. 우리집으로 왜.
"갑자기 쓰러졌잖아. 걱정되게."
경수 또한 부드럽게 말한다. 아까보았던 표정과 말투는 지워버린듯. 뭐야. 뭐하는거야. 이제 와서.
"민석이 요즘 야구에 빠졌었지. 감독님이 들으면 기뻐하실거야."
감독님이. 누군데.
"보물 찾기 또 하자."
보물 찾기 같은 거 한적 없어.
'아. 맞다.' 백현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표정은. 웃고 있었다. 분명히 즐겁게 웃는 표정이었다.
"누가 오기 전에 할까? 벌칙 게임."
"아 찹쌀떡 숙제. 잊고 있었지?"
웃고 있는 백현과 다르게 경수는 표정이 없었다. 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정말로.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표정으로 내 뒤로 다가와 내 양팔 사이로 자신의 팔을 끼워 넣었다. 움직이지 못하게. 결박이었다.
"놔. 무슨 짓이야!"
발버둥 쳐도 꽉 붙든 내 몸을 경수가 더 세게 조였다.
"움직이지마. 벌칙 게임이니까."
백현이 내 앞에 앉았다. 손에 들고 있는 건. 주사기. 주사기다.
"그게... 뭐야."
'약물 반응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몸 여러 군데에서 외상 발견.' 언젠가 읽었던 글. 형사님의 수첩 안에서 읽었던 것이다. 설마. 진짜야? 도경수와 변백현이. 연속 괴사 사건의 범인이야?
"그러고보니."
백현이 행동을 멈춘다.
"카드 게임 벌칙도 안 받았네. 나 1등이었는데."
'벌칙은 1위가 꼴찌에게 명령 하나.' 기억 났다. 또렷히. 모든 것들이 또렷히 기억난다. 같이 마을을 구경하고 경수가 싸온 도시락을 먹었던 거. 양 엄청 많았지. 세훈이랑 종인이가 오지 않았다면 분명 남겼을거야. 어린 애들도 아니고 계란말이 하나로 싸우다니. 아니 어린 애들인가. 한 살 차이밖에 안 나지만 엄청 동생들같네. 처음으로 했던 부활동. 카드 게임은 변백현의 사기 게임이었고. 머리가 타고나야 게임도 그렇게 하는 건지. 그래도 웃겼는데. 같이 갔던 축제도. 엄청 재밌었고. 종인이가 사온 솜사탕도. 백현이의 사격 실력도. 세훈이의 뽑기운도. 경수와 같이 솜 흘리기를 했던 것도. 그냥. 그대로 지냈으면 좋았잖아. 평범하게. 지내면 됐잖아.
"싫어!"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비틀었다. 도망가야 한다. 살아야 한다. 팍. 풀린 결박에 다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비틀 대며 걸었다. 아니 뛰었. 퍽. 백현이 그대로 내 복부를 찼다. '뭐해?' 짜증섞인 투로 말했다.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닌. 경수에게. 똑바로 붙들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신경질이었다.
"내가 먼저 할래."
경수가 말한다.
"미친놈."
싸늘하다. 구석에 놓인 야구배트가 보였다. 저것만이라도. 경수가 날 놓아준 것이 틀림없었다. 도망치라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지랄 말고 잡아.' 백현이 골치 아픈 듯 경수를 타일렀다. 타이른다? 타이르는 게 맞을까. '내가 먼저야.' 도경수 닥쳐. 화나 보였다. 백현이.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기운이 흘렀다. 덜덜 걷어 차인 자세 그대로 떨고만 있는데 백현이 다시 발로 내 등을 밟았다. 할 일은 해야겠는지 몸을 숙여 주사기를 든 손을 내 팔 가까이 가져댔다. 그 순간 팍. 예상치 못한 내 행동과 함께 주사기가 날아갔다. 반격할 줄은 몰랐는지 맞은 손을 보며 백현이 웃었다. 미친 듯 달려 야구배트를 들었다. 들고 휘둘렀다. 다가오지 못하게 휘둘렀다. 경수가 굴러떨어진 주사기를 주워들었다. 민석아. 빤히 나를 보는 눈이 빨갛다. 분명 빨갛지 않은데 빨갛다. ‘민석아. 민석아.’ 부르며 다가온다. 백현이 머리를 쓸었다. '아. 씨발.' 화났다. 정말로 화가 나 보였다. 뭐야. 얘네. 왜. 날. 죽이는.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해. 살아가야 한다. 도망쳐야 한다. 으아아아아아악! 제멋대로 휘둘렀다. 휙휙 소리가 아닌 더 빠른 소리로 휘둘렀다. 누구든 맞아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휘둘렀다.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다가오지 못하게 정신 없이 휘두르며 방문을 열었다. 도망쳐. 도망치자. 쿠당탕당. 계단을 걷지 못하고 굴러떨어지며 내려갔다. 아픔은 모른다. 몰랐다.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 목이 따끔했다. 간질거려 참을 수 없었다. 목 쪽을 박박 긁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도망치자. 형사님한테 가는거야. 어떻게든. 뛰었다. 차라리 쉬지 않고 뛰다 숨이 막혀 죽는 편이 나았다. 저곳에서 죽는 것보다야 나았다. 눈물이 났다. 눈물이 흘러서 앞이 안 보이는데도 뛰었다. 왜 이렇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되버린거야. 형사님. 범인을 알았어요. 아니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허나 붉은 기운님은 있습니다. 지금도 제 뒤를 그들과 함께 쫓고 있습니다. 전 죽을 것입니다. 붉은 기운님에게 죽을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죽을 것 입니다.
코코바리서 형사과 김준면입니다.
형...사...님
민석이야? 무슨 일 있어?
그...게...
무슨 일이야! 말 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저,저기....제...제가...
[됴나미자와 공중전화 즉시 현장출동 바람]
무리하지마. 지금 그 근처로 갈게.
늦...을거..에,요...
침착해. 민석아.
[확인. 즉시 출동 하겠음]
어떤 상황인지 말해줄 수 있어?
아,악,아...아,그,그게...
지금 거기로 경찰이 가고 있어. 몇 분내로 도착할거야.
범인 알고 있어? 민석아. 말할 수 있니?
저,도 처..음에..는...인,간..이 버엄인..이라고 생 생각 했,어요...
그근...데 아.아악. 불..부을근..기우운니믄, 존..재하는 것. 같.아..요.
민석아.
컥.아.헉.허억.
계속 따.라와요. 악.아 다알려도 달려도 드응에. 붙.어서.
ㅈㅔ 등 뒤이로 커억.컥. 우.윽.
민석아!
뒤이에, 뒤..에. 제 뒤에.
누가 있단 거야. 민석아.
돌,아 보..면 저,저는.. 아.아아악 아! 아아아아악.
너..너지금.
목을 잡아 뜯고 있는...
민석아? 대답해. 민석아!
미, 안, ㅎㅏ....
뚝
코코바리서 X8년 6월
경자시 알모경 됴나미자와에서 동급생 살인 사건 발생.
용의자는 김민석. 만 17세.
자택에서 같은 반 남학생 두 명을 불러들여 금속 배트로 내려치며 살인.
용의자는 범행 현장으로부터 도주 후
공중전화박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
후송된 병원에서 24시간 후에 사망.
검시 결과 사인은 출혈성 쇼크사.
자신의 손톱으로 목을 잡아 뜯어 그 결과 다량 출혈으로 인한 사망 추정.
약물 사용은 발견되지 않음.
그 후에 용의자의 방에서 직접 쓴 메모가 발견됨.
메모는 B5 크기의 노트를 반으로 나눈 상태로 발견.
방의 벽시계 뒤에 붙어 있었음.
원래 B5 크기의 종이에 쓰여 있던 것을 누군가가 가운데의 몇 줄을 삭제하기 위해 찢은 것으로 추정됨.
또한 벽 시계에 붙어 있던 많은 접착테이프 흔적으로 보아
메모 이외에도 무언가가 붙어 있었던 것으로 보임.
이하 메모의 내용.
저 김민석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어째서 누가 제 생명을 노리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단 한 가지 아는 것은 붉은 기운님의 저주와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변백현 도경수는 유력 용의자들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사람이 개입되었을 확률도 있습니다.
하얀 봉고차 소유.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걸 당신이 읽었다면 저는 이미 죽어있겠죠.
시체가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을 읽은 당신, 부디 진상을 밝혀주세요.
그것만이 저의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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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귀신납치편 끝!
됴나미자와는계속댑니닷
아무래도 원작내용이 있다보니 내용이길어짐ㄷ
플롯은 원작을 그대로 따왔지만
세부 디테일은 캐릭에 따라 꽤 바꿨씀
그에 따라 내용도 묘하게 달라졌다
워낙 원작이 재밌어서 사실 재미없ㄴ을수가없는내용이긴함
(근데재미없을수도ㅠ)
개그호러물인 호러열차는 너무 진지해지면 않대는데... 이번에 너무 정상적인 문체여서....(‘대’체와 ,,,<-가 없는이번편,,, 호러열차는정성들여쓰면않대는게내신념) 문체를 최대한 가볍게 쓰려 했다...만
살짝 몰입되어버린 거 같기두ㄷ;?
플롯이짜여있으니쓰는데어려움은없으나작품조사가마니필요하긴하다
그럼!
해산!
이 시리즈 지속 가능한거냐 나 자신 - ! <-어이 제대로 된 키미노 ㄴ작품ㄱ을 쓰라고 - ?
첫댓글 아악 시발 너무 재밋음 시발 이름 하나 바꿧다고 이렇게 재밋을일일가요? 아닙니다 정답은 작.가.님이란거죠-하아 너무 재밋고 사실 저 마지막에 민석이 강.간하는 줄알고 쫌 설렛답니다?((;;;; 하아 미치겟네 백현이가 발로 민석이 까는 거 왜캐 멋잇고 솔직히 너무 재밋어욘 ㅋ 경수 존나 무서웡~~~~~~~ 어 덕 해 어 떡 해 어 떡 해 작가님빨리 달려죠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0.30 03:09
바로너
@메로나 개뻔뻔하시네?
그리고 민석이 첫 아다는 준면형사님이 가져가실듯? 뭔가 됴나미자와 백현이는 바로 안따먹을 상이야요 ㅡ ㅅ ㅡ 하지만 됴나미자와의 모두에게 박힐 민석을 위하여!
바나샷 (바밤바나이스샷이란뜻)
이거 글고 해답편두 나오갯죠! ㅇㅁㅇ 히히 너무 재밋다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0.30 02:18
변백현개멋잇어요 파워 백현느낌!글고 붉은기운님 찾는 도경수 머에요 ㄷ ㄷ ㄷ ㄷ ㄷ ㄷ ㄷ ㄷ경수가 붉은기운쪽으로 넘어간다면... 찐엑소.. 소멸되버릴지도
ㄷ ㄷ 그 래 서 경 수 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