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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즐거워지려면 헤드헌터의 표적이 되라
최정아 지음
굿모닝미디어/2000년/256면/7,500원
▣ 저자 최정아
1968년생. 이화여대에서 정치 외교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인력 컨설팅 회사인 IMS, Unico Search에서 인재를 기업체에 지원하는 컨설턴트로 명성을 날렸다. 현재 Adeco Korea 및 Inter Link Business Plaza, 리헥트 해리슨의 CEO. 94년 26세의 나이에 두 명의 직원과 인력컨설팅 회사 휴먼써치를 창업, 4년 만에 매출 30억 원의 회사로 성장시키며 업계를 긴장시켰다. 99년 세계 최대 인력 컨설팅 다국적기업인 아데코 그룹이 합병을 제의, 아데코 코리아 CEO로 취임하였다. 동시에 아데코 코리아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최고의 인재 서비스회사로 부상하였고 그녀는 386세대 여성 기업인의 리더로 떠올랐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새 천년을 여는 밀레니엄 키워드 중 ‘브레인 웨어’라는 말이 있다. 인적 자원 특히 고급 두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미래에 기술이나 기계문명이 아무리 진보하더라도 결국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서 내가 하고싶은 일, 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접고 생계를 위해 작업복에, 서류 더미에 가슴을 묻고 산다.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사람을 부리고 있는 격이다.
IMF라는 거대한 괴물은 우리 사회의 직업관이란 낡은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부분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대기업 엘리트 사원들은 우후죽순 실직과 정리해고의 아픔을 맛봐야 했고 거대한 공룡처럼 어떤 외부의 압력에도 끄떡없을 것 같던 대기업은 도미노게임처럼 넘어가거나 워크아웃으로 대대적인 내부정리에 들어가지 않았던가?
이제는 대기업이나 조직의 그늘 속에 자신을 맡기는 시대는 지났다. 스스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며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무한 경쟁으로 열린 사회엔 남녀의 차별도 없다. 기혼녀가 흠이 되지도 않는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평생직업만이 존재하는 때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앞질러 파악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으로서 자신을 준비할 때 유능한 경영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영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 차례
1. 모험 없는 곳에는 이익도 없다
2. 성공에 대한 심각한 고찰
3. 멈추면 쓰러진다
4. 헤드헌터의 표적이 되라
인생이 즐거워지려면 헤드헌터의 표적이 되라
최정아 지음
굿모닝미디어/2000년/256쪽/7,500원
1. 모험 없는 곳에는 이익도 없다
‘세계 최대 인력 서비스그룹 아데코의 한국 지사장, 재취업 전문 리헥트 해리슨 대표, 인터링크 비즈니스 플라자 대표, 연봉 3억의 여성 CEO.’ ‘알토란같은 아들과 전문직 남편까지 둔 서른 셋에 모든 것을 이룬 여자.’ 사람들은 내 이름 뒤에서 성공이란 수식어를 읽는다. 하지만 내게서 보여지는 성공은 스스로 행복하고자 노력한 결과이다. 내게 있어 성공은 나로 인해 남도 행복하고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그 행복의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일이다.
“사장님, 오늘 여섯 시에 레이먼드씨와의 약속 알고 계시죠?” 레이먼드라면 세계 1위의 다국적 인력 서비스 그룹인 Adeco의 아․태 지역 사장이다. 나는 따스함이 녹아 있는 녹차를 한 모금 들이키며 “오늘 미팅에 필요한 서류 좀 챙겨줘요.”라고 말했다. 그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놓은 우리회사 매출 상황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료를 다시 한번 점검할 생각이었다.
지금이야 헤드헌터라는 신종 직업이 널리 알려진 주목받는 직업이지만, 94년 ‘휴먼서치’를 설립할 때만해도 전문 인력을 기업과 연결해주는 서치펌 (헤드헌팅) 분야는 국내에서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전세금에서 빼낸 3,500만원으로 시작한 창업이 4년 만에 벌써 매출 30억을 바라보게 되었고, 전문인력 컨설팅업체인 휴먼서치로 시작하여, 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에 사무실과 집기, 비서 등 total service를 제공하는 인터링크, 양질의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는 휴먼스텝을 벌여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세계적 그룹인 ADECO사의 아․태 지역 사장이 서구에 비하면 아직도 인력 서비스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게다가 이제 겨우 업계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신생회사의, 그것도 서른을 갓 넘긴 새파랗게 젊은 여사장을 만나러 오는 것이다.
정확히 오후 6시 30분에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레이먼드 씨가 나타났다. 그의 옷은 군데군데 빗물로 얼룩져 있었다. "I‘m sorry too late." 그는 약속시간에 늦은 것을 사과했다. “서울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비오는 날은 이런 일이 흔히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하지요.“ 우리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는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놓은 18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나는 우선 완벽하게 준비해 놓은 영문 회사소개서부터 건넸다. 다음으로 삼차원 그래픽까지 써 가며 휴먼서치와 휴먼스텝의 그간 성과를 설명하고 나자, 그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최사장!” 레이먼드씨는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면서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ADECO와 휴먼스텝의 합병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나는 뭔가 한 대 얻어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다.
‘최정아,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돼, 그리고 당당해야 돼.’ 또 하나의 나가 그렇게 나를 추슬렀다. 레이먼드에게 한 수 배우기라도 하듯, 나도 커피를 천천히 한 모금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미소를 띠며 침착하게 말했다. “글쎄요, 너무 뜻밖이라서요. 사실 지금 우리 사회현실을 볼 때 저의 사업이 상당히 전망이 밝다는 점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휴 정도의 가능성은 생각하고 있었지요. 좀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의외의 반응에 그는 더 눈을 빛내며 적극성을 보였다. “얼마의 시간이면 되겠습니까?” “하루면 충분하겠지요. 내일 이 시간에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만납시다.” 약속대로 레이먼드씨와 나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다시 만났다. 자리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최사장, 당신이 경영자로 있는다는 조건으로, 휴먼서치와 휴먼스텝 그리고 아웃 플레이스먼트까지 사업체 4개를 모두 사려 하오, 얼마면 되겠소?”
나는 확답을 하지 않고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시간을 벌기로 한 것이다. 어떤 파격적인 조건을 떠올린다 하더라도 지난 4년간 내 몸처럼 키워온 회사가 자신의 분신같지 않겠는가? 나는 ADECO라는 회사에 대해 좀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들어가 자료를 검색했다. 세계적 기업답게 사이트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전세계 수십 개 언어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인재 파견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베이스, 그리고 교육과 모니터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홈페이지를 하나씩 클릭해 가면서 살펴본 ADECO는 인력 수급에 있어서 저인망 식의 획기적인 방법을 상용화하고 그들 인력에 대해 적성검사를 실시한 후, 따로 분류하고 교육시켜 각 기업에 배치하는 등 놀라운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어차피 ADECO는 국내에 상륙하기로 결정된 것. ‘이 기회에 세계적인 인력 서비스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흡수한다면 그 회사야말로 국내에서 이 분야 최고의 회사가 될 수 있다.‘ 나는 합병을 결심했다. 일주일 만에 내린 결론이었다.
2. 성공에 대한 심각한 고찰
나에게는 내가 전략적으로 고용한 ‘또 하나의 나’가 있다. 또 하나의 나는 본래의 나를 관리하는 탁월한 경영자이다. 내가 힘들 때 그것은 나를 위로하고 힘을 주기도 하지만 어려운 판단을 내릴 때에는 조언자이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자가 되기도 한다.
IMS에 입사했을 때의 일이다.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경력직원 네 사람의 일을 혼자 도맡아야 할 상황을 맞게 되었다. 주요 거래처를 뚫어 파견직을 확보하고, 파견나가 있는 직원 4백 명을 관리하면서 국제회의 이벤트를 유치하고 치러내는 일까지 도맡는 와중에 오리콤이 주관하는 독일 하이테크 박람회의 인력 파트를 따내야 하는 큰 과제까지 있었다.
며칠 동안 자료를 준비해서 나는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섰고,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해서 굵직한 국제행사를 따내면서 1인 4역을 무사히, 그것도 아주 성공적으로 해냈다. 그 진정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나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었다. 때로 자신감이 위축될 때는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격려한다. ‘정아, 너는 특별하다. 너는 해낼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잘..... ’
3. 멈추면 쓰러진다
나는 국가나 회사, 가정까지 어떤 질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사 일 아웃소싱도 회사 일처럼 어떤 원칙을 지키는 편이다. 내가 가사 일을 철저하게 아웃소싱 하는 이유는 나도 가끔은 고객이 되고 싶어서이다. 식당에서 전문 요리사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집안일에 대한 부담 없이 퇴근 후 남편과 영화를 관람하거나 음악회에 간다. 이처럼 일하는 것과, 쉬며 누리는 것의 구분이 확실해지는 것도 생동감 있게 삶을 영위하는 한 방법이다.
나는 결혼할 때 남편과 서약한 것이 몇 가지 있다. 한 달에 한번은 서울을 떠나야 한다. 일년에 한번은 한국을 떠나야 한다. 또 한 달에 한번은 음악회나 연극, 영화 관람을 가거나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는 우리 결혼생활의 규칙이다. 행복도 나의 권리이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찾고, 요구하고 누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정아 씨, 준비됐나? 가지.” “어딜요?” “어디라니? 우린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업이 아냐. 한 사람이라도 더 고객을 확보해야지.” 우리는 정보 통신 업체를 찾아가 인사부장을 기다렸다.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도 나의 사수는 그를 마치 10년 이상 알고 지낸 선배처럼 깍듯하면서도 친근한 태도를 취했다. 사수를 따라 나도 명함을 꺼내 인사부장에게 건네었는데 처음부터 실수를 하고 말았다. 명함을 거꾸로 내민 것이다. 인사부장은 나를 한번 흘깃 보곤 여유 있는 웃음을 지었지만 나로서는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끔찍한 순간이었다.
그날 나는 밤늦게까지 나의 사수 오 주임으로부터 명함 건네는 법에서부터 전화 걸고 받는 법 등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 철저하게 배웠다. “명함은 윗사람이 먼저 꺼내주면 받아놓고 내 것을 전달해야지, 자신이 먼저 명함을 내밀어선 안 된다구. 또 고객에게 받은 명함은 테이블 위에 둬서 이름을 익혀야 하지. 게다가 명함 건넬 때는 상대방이 알아보기 쉽게 이름 있는 방향으로 전달해야 하는 건 기본이야.”
“또 전화 만큼 편한 것 같으면서도 힘든 매개체도 없어. 대부분의 영업사원이 전화 마케팅에서 왜 실패하는 줄 알아?” “글쎄요.....” “‘내가 용건을 예기하면 금방 거절하고 끊겠지.’라고 지레 겁먹고 전화하니까 그래. 그런 자신감 없는 마음까지 전달되면 당연히 상대방을 짜증스럽게 하지. 그렇게 해서 한번 거절당하면 다신 전화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구.”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화를 들기 전에 ‘이 사람은 나의 전화를 받게 됨으로써 자신에게 도움도 되고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될 거다.’ 하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구.”
나는 다음 날부터 오 주임의 그림자가 되어 그가 고객을 대하는 일거수 일투족, 말 한마디와 자세 하나까지 면밀하게 관찰했고 집에 가선 몸에 밸 때까지 복습하곤 했다. 어떤 날은 오빠가 일하는 회사로 전화를 해서 실전 연습을 하기도 했고 오빠가 귀찮다고 짜증내고 거칠게 나올 때는 거기에 맞춰 화제를 이끌어갔다. 이렇게 반복된 연습으로 일주일을 맹훈련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경력자처럼 모든 만남과 일 처리가 자연스러웠다.
4. Head Hunter의 표적이 되라
이제 일편단심 민들레의 시대는 옛말이 되어갔다. 요즈음은 전화해서 ‘혹시 직장을 옮길 생각이 없냐?’고 물으면 누구나 반색을 한다. 오히려 자신을 알아주고 평가해 준다는 사실에 안심하며 고마워하기까지 한다. 최근 들어 헤드헌팅 업체에는 전직을 원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찾는 이의 성향도 바뀌었다. 예전처럼 명예퇴직자나 실업자가 아니라 현직에 있는 사람들과 일반 회사원들이 서치 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렇게 전직 붐이 조성되고 있는 이유는 국내기업 인수나 지사개설 등으로 외국 기업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들은 일반기업을 접수하면 우선 간부직부터 대폭 물갈이한다. 자신들에게 낯선 한국식 경영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이다. 또, 국내에 처음 진출하거나 영업을 확대하려는 기업은 유능한 인력확보를 영업의 기본으로 생각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파격적 연봉과 권한을 제시하면서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여기에다 국내 기업의 마인드 변화도 뒤따랐다. 전에는 조직이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유능한 인재가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을 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죽느냐 살아 남느냐의 살벌한 경제게임에서 프로 선수가 절실히 필요해진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시장 확장과 조직 관리 방식이 널리 전파되면서 이들 프로 선수의 수요는 더욱 급증했다. 이와 같이 능력이 있어 전직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직전 연봉의 30%를 더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직책이나 직급도 본인이 원하는 수준에 접근하게 되다. 그렇다면 전직을 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직장생활 5년차쯤 되는 사람들의 전직 성공률이 가장 높다. 이들은 업무도 익히고 조직의 생리도 터득했지만 경직된 조직이나 불합리한 관행을 부담스러워한다. 특히, 인정을 못 받는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전직을 결심한다. 기업이나 헤드헌터들도 이 연령층을 선호한다. 7~8년 차가 되면 업무 능력은 향상되지만 조직의 관행에 익숙해져 있어서 전직이 쉽지 않다. 이때부터는 자신의 보편적인 가치보다는 전문성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
나의 경험에 비쳐 본 헤드헌터 리스트에 오르는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자기 업무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2. 자기 업무와 이미지가 일치함을 보여야 한다
3. 3년 주기로 자기 평가를 냉혹하게 하라
4.어학 실력을 길러라
5.신의를 지켜라. 대인 관계가 중요하다
6. 잘 생길 필요는 없지만 인상도 중요하다
7. 직장을 자주 바꾸지 말라
8. 변화를 두려워 말라
9. 능력을 발휘할수록 기회는 많아진다
10. 무조건적인 예스맨은 곤란하다
전직자들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실 엄청난 스트레스가 뒤따른다. 새 직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새 직장의 분위기를 곧바로 이해하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전직의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자신의 첫인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고 자신의 전문 분야를 잘 관리하고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외국회사들은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어, 배울 점이 많고 개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러 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부 분위기는 항상 긴장감이 돈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소외될 수 있다.
외국회사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국내 회사에서도 인재를 영입할 때 레퍼런스 체크를 하기 때문에 평소에 상사와 동료간에 대인관계를 돈독히 하고 업무 수행 능력을 쌓아나가는 것이 본인의 경력 관리에 필요하다. 업무능력 배양 못지않게 원만한 성격을 갖추는 것이 관리자로 올라갈수록 중요해진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런 징조가 보이면 직장을 옮겨라>
1. 일을 기막히게 잘 했는데도 마땅히 인센티브를 받지 못할 때
2. 회사가 연구 개발보다 임원수련회 등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때
3. 재교육 프로그램의 성의가 부족하고 내용이 형편없을 때
4. 자신의 사무실 PC가 박물관에나 있음직한 해묵은 기종일 때
5. 상사보다 헤드헌터 등 외부 사람이 자신을 더 인정해 줄 때
6. 승진했지만 그것이 퇴직한 동료의 자리를 메우는 것에 불과할 때
7. 리더가 너무 젊고 견문이 좁을 때 등
취업 최일선에서 수많은 구인업체와 구직자를 만나야 하는 나는, 우리 나라 구직자들과 대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벤처기업이냐를 택하기 전에 스스로 기업에 들어갈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지 한번 체크해보라는 것이다. 외국의 대학생들의 경우 대학 4년 동안 본인이 장래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취업할 회사가 정해지면, 그 회사의 기업 문화와 해당업무 전망 등을 꼼꼼히 알아보고 도전한다.
외국인 회사면 어디든, 무슨 일이든 좋다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외국계 회사에선 신입사원이 들어올 때 하루에 몇 군데, 일주일엔 몇 군데의 오더를 따내겠다고 각자의 업무량을 설정하여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책임량을 채우기 위해 점심시간도 샌드위치로 때워야 하며, 오버타임도 불사하면서 무섭게 일해야 한다. 합리성에 치중하는 반면 철저하게 결과 중심적인 기업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환상만 갖고 취업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디지털 시대에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능력을 끊임없이 찾고 섭취해야 한다. 세계적 컴퓨터 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30억 달러를 웃도는 초대형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뤄냄으로써 미국 기업 상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성장을 이뤄냈다. 이 성공의 주역인 칼리 피오리나는 미국 3대 기업의 하나인 휴랫 팩커드의 여성 CEO로 영입됨으로써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가운데 1위에 오른 여성이다.
반면 미국 최대 장난감 회사인 마텔의 질 바라드는 칼리 피오리나와 에이본 화장품의 안드레아 정과 더불어 미국 500대 기업을 이끄는 여성 3인방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질 바라드의 경우, 마텔은 작년부터 경영 부진을 겪어왔고 주주들은 회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회사를 키운 장본인이라도 변화에 대처하면서 과감하게 변신하지 않고 한 발자국 뒤쳐지면, 여지없이 퇴출의 위기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 전문 경영인의 운명이다. 그녀를 통해 새겨야 할 교훈은 전문 경영인이라면 끊임없이 안테나를 세우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부사장으로 잘나가던 H씨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끄떡없을 대기업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였는데도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제로 베이스로 되돌아가는 용기를 냈다. Internet network 장비업체인 C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명실상부한 대기업과 이제 막 한국에 상륙해서 교두보를 마련하고, 출발하는 외국기업 중 누가 선뜻 위험 부담을 택하겠는가? 그러나 그의 판단은 옳았다. 곧, 사회 전체에 인터넷 열풍이 불었고 C사는 단시일에 급성장을 했다. IMF가 터지고 다른 동료들이 대부분 명예퇴직으로 자리를 내놓고 나온 반면, H사장은 사세를 확장해가며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처하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재취업 전문 컨설팅 회사에서는 퇴직한 직원들을 위한 아웃 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과, 현직 직원들을 위한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인 변화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아웃 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은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재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단계로, 이들에게 사기를 북돋우고 상실한 자신감을 세워주는 게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또한 이들에게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창업과 재취업 어디에 자신의 적성이 맞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주는 절차가 따른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금 경영 계획으로 이때는 은행이나 재테크 팀 같은 외부 금융가를 초빙해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적성검사이다. 서치 팀의 컨설턴트가 주치의처럼 고객에 대해 처방전을 내리면 서치 팀은 그 고객의 성향과 능력에 맞는 분야의 일자리 정보를 모두 구해서 마음에 드는 회사에 자신의 적성과 숨겨진 능력을 토대로 최상의 이력서를 작성해 비서를 통해 제출하게 한다.
면접 연락이 오면 컨설턴트는 먼저 면접 담당자를 만나 파악한 다음, 인터뷰할 때의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며 예행연습을 시킨다. 비디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인터뷰할 내용을 보면서 고칠 부분을 계속 수정해 나간다. 영어 인터뷰의 경우는 특히 집중 훈련을 해서 면접을 보게 한다.
변화의 시대에 자신을 경쟁력 있는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력 관리 프로그램을 자신에게 적용시켜야 한다. 경력관리 프로그램은 현재 본인이 잘 걸어가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올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돌아보면서, 경쟁력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인생을 바꿀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나마도 준비되지 않은 이에겐 옷깃조차도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낡은 시선을 버리고 스스로 냉정하게 바라보라. 그래야 기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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