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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달
시/낭송 이실태
어제 저녁 집에 갈 땐 마포나루 건너더니 새벽길 나서보니 지양산서 노닐고 있네.
한 밤을 밝혀 가는 거룩한 얼굴 길 잃은 취객 바래다 주셨나 애상 젖은 나그네와 함께 울었나.
아무도 그대 보고 시를 읊지 않는데 도심의 창골엘 그리 오래 머무는가.
언젠가 고향 갈 때 손잡고 같이 가자
참고: 지양산-신월7동 뒷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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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사랑의 계절
이 지수(신화중 3학년)
길 잃은 아기 새가 쉬러 왔더니, 두 팔 벌려 엄마나무
안아줍니다.
산에도 오월의 사랑이 피었나 봅니다.
지친 갈대가
몸을 기대니, 가슴 열어 아빠강이
안아 줍니다.
강에도 오월의 사랑이 피었나 봅니다.
삐진 지수가 시무룩이 있으니,
살포시 민철이가 안아줍니다.
우리 맘에도 오월의 사랑이 피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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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갈대
시/낭송 최원정
혼자 우는
고독한 슬픔만이 아니기에
그는,
바람 부는 날이면
솨- 솨-
아예, 목 놓아 소리 내어 울다가
그 바람마저
잦아든 날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으로
온몸을 허공에 맡기고
몸짓으로만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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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갈채喝采
시/낭송 장 병 민
막이 오르고
광대는 장단 따라 춤추는데
객석은 말갛게 텅 비었네
얼마나 긴
몸 바스러지는 세월이었는데
한바탕 꿈으로 끝나는가?
적막함 속에
눈감고 마음의 각角을 내리고
둥둥 뛰고, 뒹굴고, 읊조리니
그제야
한줄기 섬광이 번쩍이고
객석엔 미친 환호성이 터지네
눈 뜨이고
귀가 뚫리고 마음이 열리고
박수가 땀에 뒤범벅되어 흐르네
하늘을
우러러 두 팔 활짝 벌려
이 순간의 열광을 끼어 안으리
막이 내리면
불꺼진 고독이 몸서리치며
엄습해오는 공허감을 어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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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텃밭으로 오셔요
만은 김종원(신화중학교 교장)
어버이가 그리운 날은
쑥갓 상추 파 오이 생긋 웃는
어머니 가슴 같은
텃밭으로 오셔요
형제자매가 그리운 날은
완두콩처럼 매달려
어머니 젖을 함께 빨던
추억 어린 뜨락이 보이고요
고향이 그리운 날은
조롱박 울타리로 뻗어 올라
주렁주렁 향수가 열려
동심이 넘실거려요
아버지 헛기침소리 들리는 곳
장다리꽃 피워 벌 나비 불러들이고
우애의 새순 틔우면
넉넉한 바다에 행복의 파문 일어
천 년도 일 년처럼 출렁거려요
사랑의 고을 남원
춘향의 집 텃밭에 마음 심으면
장모님 사랑받은 자매들처럼
불혹도 지천명도 이순처럼
실개천은 강으로 흘러 바다가 되고
순간도 영원처럼 황홀하지요
누군가 못 견디게 그리운 날은
코스모스 굽어보고
봉숭아꽃 수줍은 꽃밭을 지나
무 배추처럼 듬성듬성 여유를 심어
은근한 눈빛 첫사랑처럼 물결치는
텃밭으로 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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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탈
수필/낭송 박영숙
딸애가 졸업 작품으로 탈을 만들었다 주먹만 한 크기로 셀 수도 없을 만큼 정교하게 손질을 하고 색칠을 한 후 대문짝만한 판자에다가 하나하나 달아 놓고 보니 그 얼굴들이 형형색색 울고 웃고 찡그리고 마귀같이 무서운 모습들로. 어찌 보면 광대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듯이 화려한 것 같기도 하고 퍽이나 다양한 솜씨였다. 삶의 천만가지 색채가 어우러져 숙연함도 있었지만 한편 걱정도 되었다. 후일 광대가 된다거나 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어쩌나 하고,,, 그래도 많이 자랑스럽기도 하였다.
그것을 그 귀한 작품들을 잦은 이사 덕으로 마치 내 젊음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듯이 하나씩 둘씩 없어지고 말았다. 까마득히 잊고 살았는데 오늘 관람한 영화 “왕의 남자”에서 눈에 익은 듯한 탈을 본 것 같았다.
탈을 쓰고 외줄을 타며 높이 높이 하늘로 치솟던 광대들의 한, 그 간절한 아픔이 느껴져서 등골마저 서늘해지고 입에 침이 말랐다. 감우성이 썼던 탈과 여장미남 이준기 공길이의 서른 삶에 어우러지는 탈. 풀 수 없는 한 생애의 고독이 탈로서 표현되고 폭군 연산과 장녹수를 붙잡고 한 시대를 주름잡던 탐관오리들을 잡으려는 풍자극 그 모든 것이 탈을 쓰고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갖가지 모습의 탈을 보는 순간 쾅쾅 떡메를 내려치듯이 내 가슴이 아프게 흔들렸다.
미안하다 딸아, 그 많던 작품들이 몽땅 없어지고 말았는데도 단 한번 어미에게 원망도 않던 달빛간이 맑은 딸애의 마음이 하얀 얼굴과 함께 가슴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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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하나
백토 조 일 규
밤하늘에 초롱초롱
해맑은 소녀들이
또래끼리 둘러앉고
더러는 엄마랑 아기랑
밤 깊도록 속살거린다.
구름 한 점
바람 한 눈금 없는 별밤
다리 끌며 미끄러지는
별똥별 하나
뉘 별이 저토록 아파할까?
어서, 닭 울면 고향집에
전화를 드려야지
해가 다르게 날로
쇠약 해 지시던
어머니 모습
눈밖으로 떨어진
아기별 하나가
여짓여짓 울먹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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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시/낭송 이혜너
겨울비가 토닥토닥
걸어 나올 것 같은
찬바람 풍경 너머로
서걱거리는 을숙도
무겁게 저어 올리며
홰치는 철새들
내일을 시작하는 비상
끝 여름 태풍에 휘어진
선상의 아픔이
여린 가슴 부둥켜 안고
입영시키는 모정처럼
겨울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요동 치던 파도를 삼킨
먹빛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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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조 승희 (신화중 1학년)
손 뻗으면 닿는 푸른 하늘
손 뻗으면 오는 따슨 햇살,
우리가 자연을 향해 손을 뻗을 때마다
자연은 하나씩 또 하나씩 우리 안에 들어온다.
5월이다.
우리가 손을 뻗으면 뻗을수록
하나, 또 하나.......
채워지는 것이 있다.
연둣빛 조그만 나뭇잎들과
꽃들의 짙은 봄 향기가
마음속에 즐거운 노래가 되어 흘러갈 때-
우리들 마음은 5월이 된다.
5월처럼 맑고 고운 마음이 된다.
우리들은 어느 새 5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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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바다
시/낭송 임문혁
고향집 앞마당에, 어머니는
바다 한 자락을 끌어다 놓으셨다.
자식들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터에
푸르게 출렁이는 것들, 잡풀같은 것들
다 불러다 기르신다.
채송화, 분꽃, 봉숭아, 백일홍, 도라지, 구절초,
들국화 무더기 한켠엔 상추, 고추, 가지까지,
빨래줄 늘어진 곳 나팔꽃 기어가고,
담 밑엔 달맞이꽃, 해바라기 줄지어 섰다.
바람이 불 때마다 출렁이는 바다
푸른 이랑 사이사이 꽃 피는 바다
해 넘어가는 저녁이면
더욱 붉게 출렁이는 노을
어머니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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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희
시/낭송 김영선
36년 만의 연락을 받고
단걸음에 달려온 옥희는
마음씀이 깊은
말의 씨앗 담은 항아리
곱고 풍성한
말 빛이 빛나는 보석상자
초등학력이 전부라며
들숨과 날숨으로
고단을 이겼다는 친구
부름과 다가감의 동행을 아는
마음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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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발자국
시/낭송 조성민
뻘밭 헤집는
어부 손놀림
이미 고랑으로
땀 강물 흐르고
진흙 옷 담긴
낙지 잡고
웃는 어부 모습
옮겨 딛는 발자국마다
삶의 애환 엇갈린다.
어느새 다 찬 바구니
해풍에 메고
서리 짙은 머리
삽질에 찌른 몸으로
갯마을 가는
홀아비 발자국
긴 날의 외로움
오늘도 깊이 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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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록
오 지현 (신화중 2학년)
신록이 뭐예요?
신록이 뭐냐구?
오월은 신록의 계절이라는데......
신록이 뭐예요?
공원에 나가 봐.
뭐가 보이니?
이제 막 잎을 펼치는 나무와
살짝 살짝 수줍은 얼굴 내미는 꽃과
구름 팔레트에서 색을 만들어
지상에 칠해주는
따뜻한 햇빛이 보여요.
창문을 열어봐.
뭐가 들리니?
봄볕을 지저귀는 작은 새들의 흥얼거림과
번데기에서 깨어난 눈부신 나비의
날갯짓 소리와
겨울동안 저어 반대쪽을 여행하고 돌아온
봄바람의 노랫소리가 들려요.
풀잎에 손대봐.
뭐가 느껴지니?
막 움을 틔운 어린 새싹의 간질임과
장난스런 풀벌레의 웃음과
이제 피어나려는 새침떼기, 깍쟁이
꽃잎의 눈웃음이 느껴져요.
그것들이 신록이란다.
비취색 사파이어 하늘 아래
따뜻한 햇빛, 봄바람의 노래,
꽃잎의 눈웃음...
봄을 맞은 자연의 아름다운 그림 한 폭.
그것들이 오월의 신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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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김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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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시 윤동주 / 낭송 국혜숙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
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
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
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해
시 박두진/ 낭송 국혜숙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
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넘
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 이글 애뙨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
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
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
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뙤고 고운 날을 누려보리라.
첫댓글 최원정님 작품은 확인 ~통과~ (글 모두 다시 작성하느라 꼬리글이 삭제되어 미안합니다.)
네, 어제 제가 통과~ 를 외쳤었지요? 미안하긴요...이미 마무리 되었기에 깔끔하게 정리하시느라 비워 놓으신줄 알았어요. 제가 다시 통과~를 외칠걸 그랬네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하하하!!!
한 부회장님 ^ 저요 ... 시 조금 수정했습니다 ^*^ 마무리 된것으로 올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번거로움 드려서 죄송합니다 .
네 ^ 부회장님 ! 근데요 .. 2연의 마음씀이 ~ 에서 보석상자 ^ 까지의 네줄이 2연입니다 . 감사합니다 .^*^
저도 한군데 미진한곳 손봤습니다^^
김영선님, 박화선님 고쳤는데 여기로 옮기다 보면 연과 연이 붙는 경우도 있어 잘 확인 바랍니다.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시를 바꾸었으니 수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순서에는 '시의 몸짓'으로 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두 편의 시가 모두 연이 붙었습니다. 여기로 옮겨서 연과 연이 붙었나 보지요. 다시 한 번 수정 부탁드립니다.
아 그렇군요~ 원본을 다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