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참 빠르다. 적어도 필자에게 올해 2016년은 더욱 그렇게 와닿는 해 이다.
오랜만에 펜을 든다. 올시즌 참 정신없이 달려왔고, 바쁘게 살았다. 그리고 잠시 숨을 돌리니, 시즌도 거의 막바지에
와 있었다.
필자가 운영하는 클럽은 올해 창단 3년을 맞이했고, 한번의 아픔을 이겨내고, 많은 성장을 거둔 올해이기도 하다.
승리의 문턱에서 그 턱을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했던 시간을 아쉬워 하기 보다는 아직은 넘지 못할 위치에 있었다고,
그동안 인정하며, 팀을 운영해 왔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올해 클럽과 선수 운영에 있어서, 많은 배움을 얻어가는 올해이다.
클럽 창단의 취지와 영감은 자율성과 개별 관리를 통한, 훌륭한 선수 만들기에 있었다.
필자는 지금도 확신하는 마인드 중 하나는, 강압과 강요에 의한 축구는 그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다.
어떤 한 선수의 능력이 100% 라고 가정했을때, 유소년 시기부터 자율성과 창의성을 부여하여, 축구가 실수가 겁나는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공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트레이닝을 시킨다면, 그 능력치는 200%? 아니 300%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우리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가 만난지 1년이 채 안된 선수들이다.
작년 여름 전국대회가 치루어 지던 시기에 우리는 올해 리그 참가가 심각할 정도로 선수가 부족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오직 클럽의 마인드와 노력을 보고, 많은 선수들이 노원SKD FC 클럽에 입단하기 시작했다.
클럽을 믿어준 학부모님과 선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그리고 그들의 인생과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팀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고대하던 2016 시즌이 시작 되었다.
우리팀 불운의 시작이였을까? 아니면 전력이였을까?
리그 첫 게임 시작 얼마지나지 않아, 수비수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후 공방을 주고 받다가 패널티킥을 얻어냈다. 믿었던 선수가 실축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판세는 뒤집혀 상대팀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1대2로 패배의 문턱까지 왔고,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P.K를 놓친 선수가 극적인 중거리 슛팅으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승리에 대한 목마름, 전반기 주말리그는 한 경기를 남기고 종료시점에 와 있었다.
필자는 여기서 많은 딜레마에 빠졌다.
왜 실전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성과가 저조한 것 일까?
필자의 마인드는 분명 옳다고 생각했고,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는데...
수많은 고민끝에 가장 큰 원인과 해답을 찾았다.
문제는 앞서 필자가 중요하게 여기던 자율성에 일부 원인이 있었다.
(모든 경기의 결과는 지도자의 전술, 지도력, 훈련장에서의 훈련 시스템과 열정, 선수 개개인의 노력,
그외에도 수없이 많은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선수들 대다수는 어린시기부터 합숙생활과 단체훈련에 익숙해져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에게 자율성이 주어지자, 그 자유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고, 자기 관리에 익숙치 못했다.
우리는 사실 올시즌 야심차게 준비하여, 좋은 합숙소를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선수들에게 모두 들어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자신에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판단을 맡기는 것은 강요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필자의 마인드 때문이였다.
선수들에게 항상 스스로 자기 몸 관리, 체력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고, 베스트 멤버가 정해져 있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클럽의 마인드가 선수들에게 잘 적용될 것 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전에서 엄청난 체력과 피지컬로 잘 무장되어 있는 강팀들과의 승부에서는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마음같아서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많은 훈련을 시켜서라도, 승리를 얻고 싶었다.
그러나 평생을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에 대한 혹사는 클럽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기에, 인내를 갖고 기다리고,
준비했다.
결과로 인해 책임을 묻고, 제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항상 훈련장에서 즐겁게 운동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빼앗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분명 전환점이 필요했고, 하루하루가 고뇌의 연속이였다.
그리고 고등부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상대팀은 서울지역의 강팀이고,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는 명문팀 이였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우리 클럽 내에는 스스로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며, 기량을 발전시키는 선수들도 많았다.
각 학년에서 필자의 마인드에 적합하게 노력하는 선수들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당장의 성적보다도, 훗날 우리 클럽에서
좋은선수를 배출하는 그 날이 더욱 우리에게는 중요하기에 자율성이라는 부분을 절대 간과할 수 없었다.
단지 자율성을 조금 줄이고, 스테프들의 더욱 세심한 관리를 통해, 선수들을 발전시키려는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필자가 또하나 주말리그 마지막 시합전에 내린 결정은 그동안 출전시간을 채우기 위해 고학년 위주로 엔트리를 넣었던 것을
과감하게 깨고, 최선을 다하는 전 학년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선발 명단은 수시로 기록하는 체력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훈련하는 과정을 더욱 집중해서 지켜보고 작성 하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저학년의 일부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하게 되었다.
심지어 한 선수는 2016 전기리그 출전 기록이 전혀 없었던 1학년 선수 였다.
평소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선발로 들어가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선제골, 우리가 경기 막판까지 스코어에서 리드하는 일이 발생한 것 이다.
귀중한 승점 1점을 갖는 멋진 경기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 경기를 치루고 많은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여름 전국대회는 스스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학년에 얽매이지 않는 엔트리를 구성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물론 모두가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하고, 체력관리를 하면, 고학년 위주로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과 함께..
결국 노원SKD FC U-18 선수들은 여름 대회에서 창단 3년만에 처음으로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 누구도 노원SKD FC U-18의 본선 진출은 예상할 수 없었던 조에서 이룬 결과물 이였다.
오직 마인드를 보고 클럽을 찾은 많은 사연있는 선수들과 함께 얻은 보람이였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에 치루어지는 단기 토너먼트 대회는 체력 싸움이였다. 결국 아쉽게 본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탈락할 때에는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핑계보다는 패배를 인정하고, 선수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계속해서 그려 나가야 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고, 부족한 부분을
더욱 보완해 나가야 바람직한 클럽 운영자로써의 자질이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2016 주말리그에서 최선을 다해 싸운 노원SKD FC U-18 선수들의 플레이 장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필자는 주변 지인들이 일 중독자라고 부를 만큼, 클럽 운영, 선수 육성에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
오전에는 진학문제, 해외진출에 관련한 여러가지 업무를 보고, 낮시간에는 직접 선수들 개인레슨을 통해 지도를 하고,
저녁에는 99%이상 팀 훈련에 참관하여, 선수들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함께 한다.
그래도 몇년전에는 매일 개인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마저도 일에 모두 빼앗겼다.
리그 준비, 진학 문제, 해외 진출 개척, 그외에도 여러가지 과제들을 안고, 일을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즐겁다.
왜냐하면 선수들이 점점 멘탈부터 기량까지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성장에 학부모님들의 감사 인사를 들을때 마다, 그리고 우리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재미있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지나가며 우연히 들을때 마다, 필자는 더욱 마음속에 알수없는 그 무언가가 끓어 오른다.
우리 선수들이 노원SKD FC에 와서 가장 큰 긍정적인 변화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다.
자존심 쎄고, 자긍심 강한, 운동선수들이 자기 자신의 능력과 플레이를 인정한다는 것 절대 쉽지 않은 것 이다.
경기 결과를 모두 선수탓으로 돌리지 않고, 먼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는 스테프들의 마인드를 선수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서 흐뭇하다.
우리의 마인드와 생각이 100% 맞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 필자가 선수 육성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것 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단 하나의 무기가 있다.
선수에 대한 열정, 반드시 프로선수를 배출시키겠다는 마음, 그리고 그 길을 찾기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
축구계의 어려운 취업의 문턱에서 한 선수라도 더 살아남게 하고 싶은 가슴 아픈 현실과 마주하지 않았다면, 이런 열정은
필자에게 생기지 않았을 것 이다.
노원SKD는 선수들끼리 1년이 채 안된 만남이지만, 후기리그에서는 더욱 성장된 모습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제는 한 팀의 총감독이라는 자리를 떠나서, 우리 선수들 경기 보면, 참 흥미롭다.
아직 갈길은 한참 멀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자만하지 않고,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내일부터는 냉철한 가슴과
현명한 머리로 선수들과 함께 해야 겠다.
필자는 아직 보잘것 없는 클럽의 대표지만, 항상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손흥민 선수 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배출 되는 것 이다.
스스로 자기관리에 철저해지는 모든 선수들이 되길 바란다.
아까부터 언급한 자기 관리라는 것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피지컬, 체력, 유연성, 인성, 멘탈, 지식, 기본기, 개인전술, 경기이해력 등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부족한 점들을
전략적인 계획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단지 단순한 팀 훈련을 통해, 경기를 뛰는 것만 가지고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뒤에서 목숨걸고 운동하는 모든 선수들이 되길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란다.
2016.10.3
http://cafe.daum.net/SKDFC
필자 : SKD 축구클럽 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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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정 잃지 마시고 좋은 결실 이루시길...
응원과 관심 감사합니다. ^^
감독님의 무던함의 노고와 고집이 고목나무에 꽃피듯...... 깊은 뿌리로 자라 예쁘고 아름다운 열매와 꽃이 피어날 것입니다. 그 지도 목표를 지지하며 그 열매의 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화이팅.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끝까지 초심 잃지 않고, 선수들 지도하고 관리하겠습니다. 태민이가 더욱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안녕하세요. 대윤이 아빠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대윤이의 훈련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는데 감독님의 열정을 보고 더욱 믿음이 갑니다.^^ 올해 12월부터 대윤이도 참여하겠습니다. 감독님의 생각과 열정을 이해하는 학부모님들이 저학년중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SKD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찾아올 생각을 못할 수 도 있습니다. 지난해 형들과 함께 훈련했던 경험이 대윤이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팀훈련 후 혼자서 형들과 함게 했던 몸풀기를 합니다.^^ 1년사이에 많이 성장한 대윤이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버님의 성원과 관심이 더욱 힘이되어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소년시기에 축구선수가 축구만 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 입니다. 운동선수도 머리에 지식이 있어야 하고, 자기계발에 힘써야 합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운동선수로 거듭나야 하는데, 성적위주의 우리나라 체육시스템이 안타깝습니다. 대윤이도 12월에 입단하면, 성인이 되었을때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