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들은 아파도 병원 가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하기에 벅차기도 하고, 병원에 가려면 회사에 결근을 하거나 조퇴를 해야 하는데 그것도 힘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회사 기계를 주로 한 사람이 도맡아 보기에 본인이 빠지게 되면 기계가 서게 되어 회사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입니다. 아픈것도 서러운데...
작년에는 적십자병원에서 전공의 협의회가 주최하는 무료진료를 이용하였습니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진료를 보는데 한번씩 방문해 보면 긴 줄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대구 근교에 아픈 사람들은 다 찾아오니 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돌아가는 사람들도 생깁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같은 손길이 우리를 돕게 된 것입니다. 우리 센터(대구평화교회)에서 매 월 셋째주에 외국인친구들의 건강을 진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칠곡 중앙의원 박준형 원장님께서 외국인들의 딱한 사정을 아시고, 기꺼이 이 사역을 도맡아주시기로 하신 것입니다. 외국인친구들도 한 달에 한번은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고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왕진가방을 든 원장님과 예쁜 간호사 두 분의 등장에 어리둥절 하면서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줄을 서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의사선생님이 찾아와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가 되어 아픈 사람이 참고 병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박준형 원장님과 두분 간호사님. 외국인들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삶에 아픈것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참고 사는 이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